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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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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21-09-13 09:14

박병호 (사)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


네스라는 섬에 카를로라는 청년이 살고 있었어요. 와인 상인의 아들이었지요. 그의 가문은 옛날부터 더 나은 땅들을 찾아 바다 건너 포도밭을 일구어 왔어요. 그의 할아버지는 잉글랜드에서 시칠리아 섬으로, 아버지는 시칠리아 섬에서 네스 섬으로 왔지요.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도,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도 아니었어요. 오로지 황금색 오로 와인이라 불리는 꿈의 포도주를 만들어내기 위한 포도를 키우기 위해서였지요. 


그 결과 그들이 이주해 간 곳마다 그 지역 최고 향기의 와인을 만들어냈지요. 그러나 아직 호박색 오로 와인 밖에는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 가문의 도전 목표는 잉글랜드에서 카를로의 증조할아버지가 한 번 우연히 만들어냈던 황금색 오로 와인이었어요. 두 번 다시 똑같은 향기의 포도주를 만들어 내지 못한 것이 가문의 불꽃 같은 도전정신을 만들어 냈지요.


카를로는 어려서부터 각종 항해일지를 읽어오면서 포도가 자랄 수 있는 기후 중 가장 시원한 지역이 어디일까를 생각해왔어요. 그러다 어느날 네스 섬에서 지구 반대편에 있는 태즈매니아 섬을 알게 되었지요. 그 섬은 남극에서 올라오는 차가운 해류가 본토에서 내려오는 뜨거운 공기를 만나면서 포도의 향기를 짙게 만드는 곳이었어요. 


도전을 기다리던 카를로가 혼자서 배를 탈 수 있는 나이가 되었어요. 할아버지와 아버지처럼 바다를 넘게 되었지요. 이미 도전은 삶의 필수라는 생각이 뇌를 차지해와서 바다를 넘는다는 것은 두려움이 아니었어요. 떠나야 할 때가 왔어요. 아버지는 여행경비로 쓰라고 호박색 오로 와인 한 배낭을 가득 담아 주셨어요. 


그를 실은 동인도 회사의 배는 희망봉을 돌아 마다가스카르 섬을 거쳐 자바 섬으로 향하고 있었어요. 몇 달간 배 위에서의 삶에 익숙해지고 있을 무렵 어느 날 섬광 같은 번개와 함께 큰 천둥소리가 들렸어요. 곧이어 폭풍우와 함께 산더미 같은 파도가 덮쳐왔지요. 커다란 배도 자연의 힘 앞에서는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전복되고 말았어요. 


선원들이 침몰 직전에 노 젓는 배를 띄웠어요. 잠시 후 타고 있던 그 작은 배마저도 속절없이 바닷속으로 사라져 버렸어요. 승객들과 선원들 모두가 바다 위에서 뿔뿔이 흩어지고 비닐포장으로 둘러싼 호박색 오로 와인이 가득 든 배낭을 구명조끼 삼은 카를로는 혼자서 몇 시간 동안 물 위에서 버티고 있었어요. 


다행히도 파도의 물살 때문에 해안가로 떠내려올 수 있었던 그는 그곳이 어딘지도 모른 채 해변에서 기절해 버렸어요. 그가 깨어났을 때는 손가락 반 마디 크기의 붉고 작은 홍게 무리가 붉은 이불처럼 그의 온몸을 감싸고 있었어요. 그가 눈을 뜨며 몸을 뒤척이자 홍게들은 마치 파도 앞에서 배에 붙은 알을 털어내듯이 군무를 추며 한쪽 방향으로 물러갔어요. 


놀란 카를로는 움츠렸으나 그들을 빤히 쳐다보았어요. 그리고 이 자그마한 홍게들도 똑같이 그를 쳐다봤지요. 홍게들은 카를로를 향해 또다시 집게 발을 들어 군무를 춰 댔어요. 그러면서 선두 대열은 자기들을 따라오라는 듯 벌써 해변을 벗어나 그들의 크기 기준으로는 상당히 높은 돌산을 넘고 있었어요. 


카를로는 물에 젖은 배낭 속에서 축축해진 건빵 한 봉지와 와인 한 병을 꺼냈어요. 허기를 채웠지요. 홍게들은 땅에 떨어진 건빵 부스러기에는 관심도 없었어요. 그들이 사는 곳이 바다인지 숲속인지 몰랐지만 카를로는 홍게 무리를 따라갔어요. 힘겹게 바위를 오르고 웅덩이를 가로질러 숲으로 들어섰어요. 


숲에는 건물이 하나 있었고 홍게들이 그 건물을 바닥에서 외벽과 유리창, 처마 밑까지 에워싸서 건물이 빨갛게 물들어 있었어요. 건물 내에서 사람이 나오고 그가 카를로를 안내해 들어가자 그때야 홍게들은 긴 두 집게발을 하늘 높이 들어 올리고 군무를 추더니 건물에서 내려왔어요. 그들은 숲으로 사라졌어요.


그 건물은 홍게와 바닷새들 보호소와 보호인의 집이었어요. 보호인은 카를로에게 파파야도 주고 물도 주면서 그 섬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줬어요. 섬은 원래 홍게들과 바닷새들이 주인이었는데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터전을 잃고 많이 죽어가고 있었어요. 그는 며칠 후 군용선이 오니까 그 배를 타고 본토 항구로 갈 수 있다고 했어요. 멜번항에서 또 한 번 군용선을 타면 태즈매니아 데본포트항까지 갈 수 있을 거라고도 알려줬어요. 


젊은 홍게 보호인은 자기의 직업이 사라지더라도 모든 사람들이 이 섬에서 물러나는 것이 최고 좋은 보호 방법이라고 했어요. 그는 홍게들과 바닷새들의 발이 더는 부러지거나 다치지 않게 되기를 바라고 있었어요. 며칠 동안 카를로는 홍게들을 관찰했어요. 그들의 이동경로를 따라다니면서요. 그들은 바닷물에 몸을 씻기 위해 숲에서 바다로 갔다가 다시 숲으로 돌아와 짝짓기를 했고, 며칠 후 알을 배에 잔뜩 매달고 다시 바다로 나가 파도에 알을 털어내고는 다시 숲으로 돌아오는 삶을 반복하며 살고 있었어요. 


홍게들은 이동하다 엎어져 죽거나 떨어져 죽고 바다에 도착해서 파도에 휩쓸려 들어가 죽었어요. 백사장에 빨갛게 널브러진 시체들을 보면 그들의 도전이 인간의 도전보다 더 위험한 것 같았어요. 하지만 카를로만큼이나 그들은 위험한 도전이 본능이었어요. 


며칠이 지나자 홍게들이 다시 카를로 주위에 몰려들었어요. 그러면서 한쪽 방향은 홍게가 하나도없이 길을 만들어 놓았어요. 그 길로 들어서자 홍게들이 그를 이끌고 뒤따랐어요. 카를로는 홍게의 임금님이 된 기분이었어요. 보폭이 큰 카를로가 작은 보폭에 맞추어 걷는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어요.  


한나절이 꼬빡 걸려서 목적지에 다다른 듯 행군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어요. 배가 고픈 홍게들은 가다가 죽은 다른 개들을 뜯어먹는 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웅덩이의 물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어요. 배고품을 못 참아 건빵을 뜯으며 걷는 카를로 보다 인내심이 더 깊은 것 같았어요. 


홍게들의 목적을 알 수 없었지만 카를로는 그들을 따라 걸었어요. 그러다 그들이 일제히 멈춰 섰어요. 그곳에는 홍게들이 사는 땅굴도 없고 태양 열기로부터 몸을 숨길 숲도 사라져 있었어요. 그들이 살아갈 수 없는 땅이 되어있었어요. 숲이 있던 자리는 운동장 만한 큰 마당이 있었고 그 마당 가운데 아래로 땅을 파내려 가는 굴삭기가 있었어요. 홍게들은 그 굴삭기 주위에 몰려 내려갔어요. 그리고 입에 흙들을 한 움큼씩 물고 올라왔어요. 물어온 흙을 내려놓은 홍게들은 연신 군무를 추며 카를로에게 뭔가를 주문하는 것 같았어요. 


그 흙들을 유심히 살피던 카를로가 그 흙들을 작은 봉지에 담자 그제야 그들은 추던 군무를 멈추었어요 그 흙을 보호소에 갖고 돌아온 카를로는 보호소의 그에게 그날 있었던 일을 설명했어요. 그는 자기가 처음 부임했을 때에게도 그들이 그렇게 했었는데 그는 그 흙을 담아올 생각을 못 했고 군무를 멈추지 않은 그들을 뒤로 두고 그냥 내려왔다고 했어요. 


그는 이제야 매일 하루 한차례 건물에 몰려와 그들이 건물을 붉은색으로 물들이는 이유를 알 것 같다고 했어요. “홍게들이 할 말이 있나 봐요.”  그가 카를로에게 말했어요. 카를로가 드디어 홍게 섬을 떠날 때가 왔어요. 며칠 전 기착한 군함들이 떠날 때가 된 것이지요. 군함에서 카를로는 생각했어요. 굴삭기가 파내는 흙이 무엇이고 어떤 사람들이 그곳에 들어와 흙을 파내는지 생각했어요. 보호소의 그도 누가 들어와 숲을 망가뜨리고 흙을 파내는지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았어요. 


하루 만에 군함은 다윈항이라는 호주 대륙에 도착했어요. 다윈항 관리소장은 매우 엄했어요. 카를로의 베낭 속 와인에 대해 문제를 삼았어요. 술은 외국에서 호주 땅으로 들여올 수 없다는 것이었지요. 홍게 섬은 외국 땅이 아니라고 해도 막무가내였어요. 카를로가 자초지종을 설명하려고 했으나 아예 들을 태도가 되어 있지 않았지요. 그는 배낭을 뒤져 와인 한 병만 카를로에게 건네고 모든 와인을 빼앗았어요. 카를로가 항의했어요. ”아버지와 할아버지와 증조할아버지의 모든 것입니다.” 

관리소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빼앗아 마약, 주류, 총포 보관창고에 가두었어요. 카를로는 큰 소리로 외쳤어요. ”나는 저 호박색 오로 와인과 떨어질 수 없어요. 함께 가두어 주세요.” 카를로는 황금색 오로 와인을 만들어낼 때까지 호박색 오로 와인과 떨어져 있기가 정말 싫었어요.


카를로의 끈질긴 비폭력적 저항에 늙은 관리소장은 카를로도 함께 그곳에 가두었지요. 와인 다툼에 빠져 다행히 홍게들의 흙은 그가 발견하지 못해 빼앗기지 않았어요. 창고는 습하고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추웠어요. 창틀 너머로 카를로를 삼켜버릴 큰 입의 커다란 아나콘다들이 왔다 갔다 했어요. 


한 번은 아침에 빵과 망고를 갖다주는 소녀에게 말을 부쳐봤어요. 그녀는 못 들은척 그냥 가버렸어요. 크게 낙담해 대낮 내내 잠을 청하고 일어난 늦은 오후에 그녀가 다시 와서 말을 시켰어요. “내 이름은 조세핀이에요,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뭐예요 카를로?” 카를로는 하늘이 내린 동아줄을 붙들기라도 한 듯이 침착하게 황금색 오로 와인에 대해 말을 했어요. 그녀가 물었어요. “저 보관함에 있는 것은 호박색 오로 와인이라는 거네요?” 그녀가 호주 대륙 남부에서 포도농장을 경영하고 계시는 할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해보겠다고 하고 돌아갔어요.


다윈의 고온다습한 기후는 갇혀있는 외지인에게 독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했어요. 오한이 났고 땀이 범벅이 되었어요. 조세핀에게 따뜻한 진저 티를 부탁하려고 했는데, 그날 아침에 그녀는 오지 않았어요. 카를로는 자신의 감기보다 그녀가 관리소 파트타임 일자리를 그만두었는지, 아프지는 않는지 걱정이 되었어요. 카를로는 독감에 아침까지 굶자 정신을 잃게 되었어요. 땀에 범벅이 된 채 정신이 들어 깨어났을 때 그 앞에는 조세핀과 그녀의 할아버지가 와 있었어요. 


조세핀의 할아버지가 호박색 오로 와인을 맛보더니 매우 들뜬 기분이었어요. 이것으로도 충분한데 더 좋은 품질의 와인을 왜 만들어내려고 하는지 궁금해했어요. 카를로는 “도전이 필요해서요.”라고 짧게 대답했어요. 황금색 오로 와인이 만들어질 때까지 우리 가문의 도전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홍게의 섬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해드렸어요. 할아버지는 그 흙을 보자고 했어요. 그러고는 다윈 대학 토양학 교수인 그의 아들을 불렀어요. 


흙의 색깔과 냄새, 그리고 홍게들의 섬에서 가져왔다는 것만으로도 조세핀의 아버지는 단박에 알아봤어요. 바로 플랜테이션 농장주들이 찾던 인산 흙이라고요. 이 흙이 포도밭에 뿌려지면 황금색 오로 와인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좋아했어요. 카를로는 하마터면 껑충 뛰어오를 정도로 기뻤어요. 하지만 그 순간뿐 이었어요. 홍게들이 흙을 물어다 준 이유가 카를로 자신을 위해서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지요.


조세핀의 아버지는 그 흙이 홍게들의 섬과 나우루 섬에서만 채취할 수 있었다고 했어요. 그런데 나우루는 너무 많이 파내 버려서 자연이 파괴되어 나라가 망해가고 있다고 했어요. 이제 지상 최고의 와인을 만들어내기 위한 길은 훤히 밝혀졌어요. 석회암 단층 위 오래된 토양으로 덮인 태즈매니아 코올 리버 강변에 포도밭을 만들고 홍게들의 섬에서 자주 흙을 파다 비료처럼 뿌려주면 되는 거였지요. 


그러나 홍게들을 사랑하면 그럴 수는 없었어요. 홍게들이 흙을 물어다 준 것은 인간의 기계 손들이 흙을 파가지 말게 해달라는 부탁임이 분명했어요. 카를로는 깊은 고민에 빠졌어요. 쉬운 목표달성이냐 계속되는 도전이냐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했어요. 고심이 깊어질수록 홍게들은 카를로의 친구가 되어갔어요. 홍게들의 흙이 없어도 할아버지는 단 한 번이지만 황금색 오로 와인을 만들어낸 적이 있다는 것을 상기했어요. 


카를로는 조세핀의 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했어요. 홍게들의 섬에서 굴삭기를 치우고 땅을 파는 기계 기구들의 반입을 금지해달라는 청원 운동을 함께 하자고 했어요. 홍게들이 터전을 읽고 죽어가는 모습을 알리면 환경보호단체들이 인간과 기계의 침입을 막아줄 운동을 함께 벌여 줄 것 같았어요. 


그러나 그녀의 아버지는 조심스럽게 카를로에게 충고를 했어요. 그것은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성역이 되어버렸다고요. 수요자와 관리자, 그리고 보호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자, 진실이라는 이름을 가로채고 있는자, 동물권리라는 구호를 선점한자, 심지어는 나라 땅을 지킨다는 군인들까지 쇠사슬보다 강력한 관계로 울타리를 쳐 놓았다고 했어요. 그 울타리 안에 있는 땅은 건드릴 수가 없게 만들어져 있으며 그것을 건드렸다가는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고 했어요. 


조세핀과 아버지는 카를로에게 빨리 태즈매니아로 가서 조용히 포도밭을 일구며 홍게들의 섬에서 흙을 조달 받아 황금색 오로 와인을 만들어낼 궁리나 하라고 했어요. 도전하다 사라진다는 것이 두렵지는 않았지만 조세핀을 존중해서 일단 카를로는 넓은 호주 대륙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버스에 몸을 실었어요. 멜번항에 도착할 때까지 카를로의 뇌에는 홍게의 빨간색과 오로 와인의 황금색이 교차하며 아른거렸어요. 


그럴수록 상상력은 날개를 달았어요. 황금색 오로 와인의 코르크 마게를 따자 바닐라 향과 아몬드의 향이 코를 통해 뇌를 자극했어요. 오묘한 황금 색상이 풍미를 깊게 하고, 오묘하고 신비로운 피톤치트의 싱그러운 향기가 기쁨을 안겨주었어요.  

그러나 칼를로에게는 황금색 보다 더 강한 색상으로 그의 뇌를 장악해 버린 홍게들의 붉은색이 있었어요. 멜번의 방송사와 신문사를 찾아다녔어요. 어느 나팔수도 홍게들을 보호해달라는 그의 말에 귀 기울여주지 않았어요. 주민들은 방송과 신문에 나오지 않는 것은 관심조차 주지 않았어요. 


네스 섬으로 돌아가 그곳에서 국제적 이슈로 만들어 홍게들을 돕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했지만 그것보다는 홍게 섬 흙의 최대 수요자인 팜유 농장주들을 찾아다니며 팜유를 위해 홍게들을 죽일 수 없지 않으냐고 설득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어요.


카를로는 멜번 도서관을 찾아갔어요. 팜유 농장주들의 소재와 이메일을 알아냈어요. “일단 농장주들이 홍게들을 사랑하게 만들어야 해!” 홍게들의 여정을 담은 동영상을 모아 그들에게 보냈어요.


커다란 여객선을 타고 하루가 걸려 데본포트 항에 도착한 카를로는 론세스톤으로 가서 단박에 버스를 잡아타고 호바트에 도착했어요. 그곳에서도 맨 처음 도서관을 찾았어요. 코얼리버와 농장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어요. 또한 팜유 농장주들에게 홍게들의 사진을 중심으로 2차 이메일을 보냈어요. 농장주들이 홍게를 사랑하게만 만들면 설득은 쉬울 것 같았어요. 


코얼리버에 도착한 카를로는 그 짙푸른 강물을 바라보며 인생의 강에서는 더 많은 모험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황금색 오로 와인 보다 더 예쁘고 진한 향기로 도전하는 자가 되어 세상의 주인이 되자고 가슴에 새겼어요. 도전정신이 없는 자신의 모습은 상상할 수도 없었어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니 겁도 없었어요. 실패 후 재도전을 거듭한다면 실패 또한 삶을 완성하는 훌륭한 과정 중의 하나일 것 같았어요. 


다만, 조세핀도 코얼리버에 와준다면 도전의 향기는 단박에 호박색에서 황금색으로 변할 같았어요. 카를로의 배낭에는 조세핀 아버지의 도움으로 다윈에서 되찾은, 아버지가 주신 호박색 오로 와인이 배낭에 아직도 가득 있었어요. (coreits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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