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월숙
당신이 떠난 빈 자리
낯설어 허공 향해
온몸으로 허우적 대 보지만
얼마나 큰지 아직은 가늠할 수 없습니다
당신이 감당했던 그 시간들
돌아보니
우리의 작은 꿈밭이었습니다
당신이 놓아버린 후에야
당신의 따뜻한 사랑으로 일구어 놓은
오묘한 우주임을 알았습니다
함께한 날들 헤집으며
온종일
눈물 같은 비 내리고
가슴 저리는 슬픔이
큰 산 되어 파도로 밀려옵니다
등 돌려 당신은 가고
우두커니 앉아
그래도 밥 먹어야 하는 현실은
인간임을 거부하고 싶은 절망이었습니다
말없이 일하던 당신 모습은
이젠 내게 미안함이 되어, 자책이 되어
후회가 되어, 고마움이 되어
마침내는 가슴 파고드는 그리움이 되었습니다
내 밖에서
날마다 눈으로 보이던 당신은
이제 내 안으로 이사 와 마음에 가득합니다
아직 당신 온기 그대로인
정원 의자에 앉아
당신 향기에 젖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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