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 /조선일보DB](https://images.chosun.com/resizer/1OIlbjjTc8l09V0lrJTrXqqlGIs=/366x249/smart/cloudfront-ap-northeast-1.images.arcpublishing.com/chosun/WEONN4CH3JHP5CI7EEQ26IVFAY.jpg)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북한이 과거 미국 대통령 선거에 집착했던 것처럼 다가오는 한국 대통령 선거에 집착(fixated)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과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계은행’을 모르고 있었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16일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비건 전 부장관은 15일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한국학연구소(GWIKS)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대학교가 공동으로 주최한 ‘북한의 사상과 경제정책’ 포럼 화상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비건 전 부장관은 “한국과 통신연락선을 복원하는 등 북한이 최근 보인 행동들은 사실상 내년 한국의 대선 결과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고 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4일 오전 9시 일방적으로 차단했던 남북 통신연락선을 사과나 유감 표현 없이 55일만에 복원했다.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복원 의사를 밝힌 지 닷새 만이었다. 미 국무부는 이에 호응하며 지속적인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비건 전 부장관은 “지속적인 외교를 통해 미국과 북한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면서도 “‘조건 없이 어디서든 만나자’는 바이든 정부 제안에 북한이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 북한은 그런 제한 없는 제안을 싫어한다”고 지적했다.
비건 전 부장관은 “미국이 해야 할 일은 북한과 함께 양측이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을 조용히 추진하는 것”이라며 “추동력을 만들기 위해 협력 과정의 일부로 종전선언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비핵화 협상에 대해서는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시작하기 전에는 경제 제재를 완화할 수 없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회의에서 비건 전 부장관은 지난 2018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평양을 방문했을 당시 김 위원장이 ‘세계은행’을 모르고 있었다는 일화를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세계은행에 가입할 것을 고려해봤느냐”라고 물었는데, 김 위원장이 “세계은행이 무엇이냐”라고 반문했다는 것이다. 비건 전 부장관은 “당시 김정은의 대답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며 “아직 풀어나가야 할 일이 많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했다.
비건 전 부장관은 “북한 주민들의 고통은 미국의 외교 이익에 부합하지 않다”면서 “코로나 백신 제공과 이산가족 문제 등 인도적 지원을 통해 북한과 미국이 다시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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