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도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동참하나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미국 정부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정치적 보이콧을 선언한 가운데, 캐나다도 이에 동참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6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의 신장 위구르 대량 학살을 비롯한 인권 탄압을 감안해, 바이든 행정부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어떠한 외교 및 공무 대표단을 보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사키 대변인은 미국이 내년 2월에 있을 베이징 올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하고 이들을 100% 지원하겠지만, 개회식을 비롯한 공식 행사에는 사절단을 일절 보내지 않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미국에 이어 뉴질랜드도 7일(현지시간)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을 공식 선언했다. 뉴질랜드 정부 측은 이번 결정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선택이고 미국과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지만, ‘파이브 아이즈’에 속한 두 국가가 잇따라 보이콧을 결정하면서 캐나다도 이를 따라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에린 오툴 보수당 대표는 미국의 이번 결정에 대해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중국 정부에 압박을 가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평했고, 외교 전문가 출신이기도 한 NDP 소속의 헤더 맥퍼슨 의원도 “온 세계가 중국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캐나다 역시 보이콧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캐나다에서도 베이징 올림픽에 불참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올 초부터 있었다. 지난 2월 캐나다 의회는 인권 탄압을 자행하는 국가는 세계적인 행사를 개최할 자격이 없다면서 베이징 올림픽 개최지 변경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바 있고,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지난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올림픽 불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캐나다의 베이징 올림픽 불참 여론에 대해 파스칼 세인트-온지(St-Onge) 연방 스포츠부 장관은 “우리는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권 탄압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올림픽 불참 결정은 쉽게 내릴 결정이 아니다”라면서 아직 확실히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뉴질랜드에 이어 다른 ‘파이브 아이즈’ 국가인 영국과 호주도 이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힌 만큼,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이 확산될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다수의 캐나다인도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에 대해 찬성 의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기관 앵거스 리드(Angus Reid)가 7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78%의 캐나다인이 캐나다의 올림픽 보이콧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국처럼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방법으로 보이콧을 해야 한다는 의견은 53%가 있었으며, 선수단을 올림픽에 보내지 않거나(40%) 올림픽 관람을 하지 말아야 한다(37%)는 의견도 많았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사진출처=IOC Media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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