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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태기·공태기···당신만 괴로운 게 아닙니다

이기문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1-12-12 14:13

[issue+] ‘코로나 권태’를 아십니까

무기력 호소하는 사람들 많아지며 권태기 앞글자 바꾼 신조어 등장 

운동용 이어폰 등 광고에도 활용 “부정적 감정과 거리두기 해야”

“매일 달리기 274일 차, 런태기가 왔습니다.” 달리기 동호인 커뮤니티엔 “마스크를 쓰고 혼자 뛰는 달리기 운동이 지겹다”는 고민을 이렇게 줄여 말했다. 사적 집합 금지가 일상이 된 코로나 시기에 주중 저녁 시간이나 주말에 삼삼오오 모여 도심을 뛰는 동호회도 자취를 감췄다. 달리기는 철저히 혼자서만 해야 하는 취미가 됐다. 도심 달리기 동호회에서 활동하던 박주영(35·서울 마포구)씨는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착용형) 전자시계로 달리기 시간과 거리를 친절히 안내받을 수 있지만, 혼자 하는 운동은 아무래도 지루하다”며 “백신을 맞은 뒤로 일어나는 것도 힘들고 뛰기 싫어졌다는 주변 회원들도 많다”고 말했다.

‘0태기’를 아십니까
‘0태기’를 아십니까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각종 ‘권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무기력함과 무료함에 백기를 들고, 변화 없이 따분한 일상에 염증을 호소한다. 이 호소는 신조어를 통해 세력을 규합하고 있다. ‘런(run·달리기)태기’를 필두로, ‘공(공부)태기’ ‘집(집에만 머무르는)태기’ ‘회(회사)태기’ 등이다. 지루함을 느끼는 대상에 단어 ‘권태기’를 합친 것이다.

혼자 해야 할수록 외로움은 커진다. 공부가 대표적인 예. “인터넷 강의 듣는데 집중이 너무 힘들어요. 공태기 온 건가요?” 공무원·자격증 시험부터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까지 ‘공태기’를 호소한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오프라인 대면 수업은 대부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됐고, 학원·독서실은 집합 금지 조치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옆자리에서 ‘열공’하는 친구이자 경쟁자를 눈으로 확인할 수 없게 되면서 동기부여는 급격히 약화된다.

‘집태기’와 ‘회태기’는 재택 근무의 지겨움을 대변하는 단어다.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만 머무르다 보면 마음까지 집에 갇힌 답답한 기분이 든다. 회사를 나가지 않고 동료를 만나지 않을수록 직장인들의 소속감은 추락한다. 코로나로 이직과 퇴사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퇴사율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최근 538개 회사를 대상으로 ‘상반기 퇴사율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퇴사율은 평균 15.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포인트 증가했다. 재택 근무 장기화로 코로나 블루(코로나 우울증)와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 직원들을 위해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늘리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태기’라는 신조어는 민첩한 기업들의 마케팅 용어로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운동에 최적화된 이어폰으로 런태기 극복’ ‘소파쿠션 커버로 집태기 탈출’처럼 권태를 느끼는 마음을 바꿀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권하는 식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소비를 통한 기분 전환이란 측면은 있겠지만, 소비만 계속할 수는 없으니 효과는 한정적”이라고 말했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 시대에 ‘감정과 거리 두기’를 제안했다. 윤 교수는 “코로나로 인한 스트레스와 지겨움은 당연한 감정이란 걸 인정하는 마음 연습이 필요하다”며 “부정적인 마음에 몰입하지 말고, 나머지 시간이라도 소중하게 쓰겠다며 스스로를 다독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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