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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탓에 착륙 못해” 美항공업계 불만··· 통신업계 “95조원 썼다” 발끈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2-01-03 11:25

“C 밴드 5G 런칭 미뤄달라” 교통장관 요청에 대형통신사들 거절

C밴드 5G(5세대 이동통신)의 서비스 개시를 둘러싸고 미국 통신업계와 항공업계가 연초부터 충돌하고 있다. 미국 대형통신사 버라이즌과 AT&T가 오는 5일(현지 시각)부터 3.7~4.2㎓의 주파수 대역을 일컫는 C밴드 5G 와이어리스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항공업계가 “항공기 고도계에 오류를 일으켜 안전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반대하고 있어서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과 스티븐 딕슨 연방항공청장(FAA)이 작년 말 버라이즌과 AT&T 측에 새로운 5G 서비스 시작을 2주 미뤄달라고 부탁했지만, 버라이즌과 AT&T는 2일 거절의 뜻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보도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5G 경쟁력 제고 등을 위해 2020년 12월부터 작년 1월까지 통신사들을 대상으로 C밴드 입찰을 진행했다. 버라이즌, AT&T, T모바일 등 미국 내 통신사들은 새 주파수 대역을 낙찰 받기 위해 총 800억 달러(약 95조원) 이상을 썼다. 버라이즌 등은 2일 부티지지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도 “(C밴드 주파수 입찰은) 미국 재무부에 800억 달러(약 95조원) 이상을 벌어줬다”며 사업상 더 이상 새로운 5G 서비스를 미룰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연방항공청과 미 항공업계는 C밴드 5G 통신이 항공기 안전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항공기 레이더 고도계가 통신사들이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3.7~4.2㎓)과 인접한 4.2–4.4㎓ 대역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신호 간섭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고도계의 안전성을 믿을 수 없게 되면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 등에서 많은 항공기의 착륙이 어려워진다고 항공업계는 주장한다.

미 통신업계는 항공업계가 사실을 왜곡해 과도한 우려를 한다는 입장이다. 다년간의 연구를 통해 안전 문제가 해소됐고 연방통신위가 C밴드 입찰 전에 이 문제를 인식하고 일정한 완충지대를 감안해 입찰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버라이즌과 AT&T 등은 프랑스처럼 일부 공항 활주로 주변에 C밴드 통신 금지 구역을 만드는 방안을 타협안으로 제시했다. 이들은 부티지지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프랑스는 5G와 항공안전이 이미 공존하고 있는 실제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미국 항공사들이 매일 프랑스에서 운항을 할 수 있다면 미국에서도 같은 조건으로 운항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신업계는 또 앞으로 6개월 간은 C밴드 5G 통신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면서 항공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하자고 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만약 C밴드 5G 통신이 시작되면 고도계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악천후나 시야가 잘 확보되지 않는 경우에는 항공 안전을 위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수많은 항공편의 취소나 연기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연방통신위가 직권으로 통신업계에 압력을 가해주기를 바랐지만, 민주당과 공화당 위원이 동수로 섞여있는 연방통신위는 바이든 행정부의 직접적 통제 밖에 있다. 이런 가운데 양측이 5일까지 타협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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