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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서 대학생활 즐기겠다”… 한국, 교환학생 신청 급증

김다은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2-02-06 13:56

코로나로 잃어버린 대학생활 2년… 국내 확진 폭증하자 엑소더스

코로나 유행이 시작된 2020년 고려대에 입학한 곽유안(21)씨는 올 여름 캐나다 캘거리대 교환학생으로 출국한다. 그는 지난 2년간 대부분 학교 수업을 집이나 카페에서 비대면으로 들었다. 학교 행사나 동아리에서 하는 각종 모임도 거의 열리지 않아 참여하지 못했다. 곽씨는 “작년에는 한국보다 해외에서 확진자가 압도적으로 많아 출국이 꺼려졌는데, 이제는 한국에서 확진자가 하루 3만명이 넘게 나오는 등 방역으로 인한 제약이 훨씬 더 많다”며 “통제가 덜한 캐나다에서 캠퍼스 생활을 즐기고 싶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외국에 있는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가겠다는 대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른바 ‘코로나 학번’으로 불리는 2020년, 2021년 입학생들을 중심으로 대학마다 지원자가 몰리는 중이다. 한국에서는 올해도 코로나 여파로 3년 연속 온전한 대학 생활을 누리기 어려워 보이는 반면, 해외는 이미 유행이 정점을 지나 ‘위드 코로나’로 접어들고 있다는 인식이 커진 탓이다.

고려대의 경우 코로나 사태 후인 2020년 6월 교환학생 지원자가 153명에 그쳤다. 코로나 발생 전 연 300~400명이던 것이 절반가량 줄었다. 하지만 지난 1월 실시한 올여름 교환학생 선발에는 지원자가 577명 몰렸다. 불과 1년 반 새 분위기가 확 바뀐 것이다. 서울대도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 1월 선발자가 240명으로 1년 반 전의 2배가 됐다. 중앙대도 비슷하다. 대학 관계자는 “작년 1학기엔 1~2차 모집을 합해도 지원자가 250명에 그쳤는데 올해는 1차 지원자만 270명”이라고 했다.

중앙대 2학년 김하연(20)씨는 미국 또는 호주로 교환학생을 가려고 지원서를 냈다. 그는 “2년간 교양 연극 수업 발표 때문에 딱 한 번 학교를 가봐서 아직도 내가 고등학생 같다”고 했다. 올해 2학기 미국 버펄로대로 교환학생을 가게 된 백채원(21)씨는 “미국은 마스크를 굳이 안 써도 되는 자유로운 분위기라고 하고, 한국처럼 갑자기 거리 두기를 하는 등 방역을 강화하는 일도 적다고 들었다”고 했다. 작년 출국해 현재 미국 한 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내는 박소영(20)씨는 “전공 수업이나 테니스⋅요가 등 스포츠 수업까지 모두 오프라인에서 경험하고 있어 정말 만족한다”고 했다.

코로나 여파로 취업난이 심해지자, 경험을 쌓거나 이 시기를 넘겨보자는 차원에서 고학년인 3~4학년이 교환학생에 지원하는 사례도 있다. 하반기 중국으로 출국 준비를 하는 강모(23)씨는 “교환학생을 다녀오면 코로나 사태가 좀 잠잠해지고 지금보다 기업들이 공채를 더 많이 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한국에서 지원서만 쓰는 것보다 중국어라도 공부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했다.

해외로 교환학생을 가도 한국 생활을 온라인으로 함께 누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 대학에서 방학 중에 진행되는 계절학기 수업을 온라인으로 듣거나 줌(Zoom·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비대면으로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년 2학기 미국에 교환학생을 다녀온 장모(24)씨는 당시 주말마다 오전 6시에 일어나 줌으로 동아리 회의에도 참여했다. 그는 “미국 생활을 누리면서도 한국 활동이 가능해 일석이조였다”고 했다.

교환학생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원자는 늘었지만 교환학생을 받아주는 해외 대학 숫자는 코로나 이전에 비해 여전히 적기 때문이다. 코로나 전에는 외국 대학 250여 곳에 교환학생을 보냈던 중앙대는 현재 180곳에만 교환학생을 파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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