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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좀 보내주세요” 시내까지 화마 덮친 동해시, 전쟁터 방불

정성원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2-03-05 11:36

“지금 동해시 상황이 위험합니다. 동해시는 산불이 시내 야산 및 주택, 민가까지 내려왔습니다. 헬기 지원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지원이 안 되는 상황입니다.”

5일 오후 이정후 강원 동해시청 홍보담당은 기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다. “도시가 연기와 메케한 냄새로 뒤덮였다”면서 “다른 지역보다 더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리고 신속한 지원을 받기 위해 메시지를 보내게 됐다”고 했다.

이날 찾은 동해시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도시는 메케한 연기로 가득했고. 하늘은 잿빛으로 물들어 햇빛을 완전히 가렸다. 소방차는 사이렌을 울리며 쉴 새 없이 도로를 누볐다. 화마가 덮친 주택은 마치 폭격을 맞은 듯 힘없이 주저앉았다.

시민 최모(54)씨는 “산불이 도시까지 내려와 주택으로 불이 옮겨붙고 있다”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할까 두렵기만 하다”고 했다.

동해시는 5일 오전 1시 20분 강원 강릉시 옥계면 한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의 직격탄을 맞았다. 불이 시작된 강릉 옥계면에서 동해시까진 직선거리로 10km가량 떨어져 있지만, 순간 최대 풍속 초속 14.6m의 강풍이 몰아치며 불은 4시간 10분 만에 도시를 집어삼켰다. 불이 도심으로 번지자 일부 시민들은 고무 호스와 양동이 등을 이용해 지붕에 물을 뿌리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었다.

시민 김모(43)씨는 “어림없을 것 같지만, 불이 옮겨붙는 것을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고 했다.

동해로 이어지는 도로와 열차도 통제됐다.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동해고속도로 옥계IC 부터 동해IC까지 14.9km 구간의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됐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동해역을 오가는 KTX의 출발·도착역도 동해역에서 강릉역으로 변경됐다.

이번 불로 현재까지 산림 373ha가 소실됐으며, 주택 등 48채의 건물이 전소됐다. 또 518명의 시민이 불을 피해 망상컨벤션센터 등으로 대피했다.

산림 당국 관계자는 “동해시 도심으로 불이 번지고 있어 헬기 등의 지원을 확대한 상태”라며 “시민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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