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첫 코로나 백신, 담배 회사 투자 문제에 발목
WHO 거부에 수출길 안갯속··· 加 “해결방안 찾을 것”
WHO 거부에 수출길 안갯속··· 加 “해결방안 찾을 것”
캐나다 제약사 ‘메디카고’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국제 시장 진출에 먹구름이 끼었다.
메디카고의 타카시 나가오(Nagao) 최고경영자(CEO)는 금요일 성명을 통해 WHO가 자사의 코로나19 백신인 ‘코비펜즈(Covifenz)’의 긴급 사용 승인을 거부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결정은 코비펜즈 백신의 안정성이나 효능에 관한 문제 때문이 아니라, 메디카고의 주요 주주로 있는 담배회사 ‘필립모리스’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 담배 회사인 필립모리스는 퀘벡에 본사를 둔 메디카고의 지분 3분의 1을 소유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WHO의 담배와 무기 산업에 대한 엄격한 정책에 따라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메디카고는 앞서 지난달 24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사 백신의 공식적인 사용 승인을 받았다. 이후 국제시장 공급 활로를 개척하려 했으나 WHO의 승인 거부로 수출 자체가 어렵게 됐다.
국제백신공급기구인 코백스(COVAX)에 자사 백신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WHO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아야 한다. WHO의 허가 없이 코비펜즈 백신을 다른 나라에 기부하는 것 조차 불가능하다.
캐나다는 올해 말까지 코백스에 백신 2억 회분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전달된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존슨앤존슨 등 3700만 회분이 전부다. 메디카고 백신의 수출길이 열리지 않으면 추후의 기부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캐나다 정부는 이미 메디카고에 1억7300만 달러를 투자한 상태다. 또, 자국민을 위해 코비펜즈 백신 7600만 회분도 미리 확보해 둔 상황이다.
앞으로 캐나다 정부가 이번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시선이 모아진다. 이와 관련해 프랑수아-필립 샹파뉴 혁신부 장관은 “메디카고 백신의 시장 진출을 위해 회사 측과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전했다.
한편, 캐나다의 첫 코로나19 백신인 ‘코비펜즈’는 세계 최초의 식물 유래 성분으로, 담배속 식물인 '니코티아나 벤타미아나'라는 식물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코비펜즈는 지난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전반적인 예방효율이 71%에 달했으며, 코로나19로 인한 중증 질환에는 100%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작용 또한 일반적으로 경미하거나 중간 정도로 일시적이었으며, 증상은 평균 1일에서 3일 정도 지속되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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