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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끝나가자··· 쓴맛 나는 美 밀키트 시장

신수지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2-04-09 11:27

지난 2012년 미국 최초로 ‘밀키트(meal kit)’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스타트업 블루에이프런은 싱글족의 인기를 끌면서 창업 5년 만에 화려하게 IPO(기업공개)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 대형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밀키트 시장에 진출하고, 성장이 정체되면서 한때 시가총액 90%가 날아가는 등 존폐 위기에 몰렸다.

사업 매각까지 검토할 만큼 사정이 좋지 않았던 블루에이프런에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은 새로운 날개를 달아줬다. 대규모 봉쇄로 외식이 불가능해지면서 밀키트를 찾는 고객들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팬데믹이 본격화한 2020년 2분기 블루에이프런은 3개월 만에 주문 고객이 2만명 늘면서 사상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 매각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런데 지난 2월 하루 만에 블루에이프런 주가가 25% 폭락하는 일이 일어났다. 이날 발표된 작년 4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던 탓이다. 작년 4분기 블루에이프런은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7%)을 기록했다. 35만명에 달하던 고객 수는 33만명으로 줄었고, 주문량 역시 188만건에서 170만건으로 감소했다.

손질된 식재료와 양념, 조리법을 세트로 구성해 제공하는 밀키트 산업은 팬데믹으로 가장 특수를 누린 산업 중 하나다. 코어사이트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미국 밀키트 시장 규모는 58억달러(약 7조777억원)로 전년(34억달러)보다 69%나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위드 코로나(With corona)’ 기조로 방역 제한이 완화되면서 밀키트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미국 밀키트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독일 업체 헬로프레시의 지난해 매출 성장률은 61.5%를 기록했지만, 전년(102.3%)에 비하면 큰 폭으로 줄었다. 게다가 매출보다 비용 지출이 더 크게 늘면서 흑자 폭은 전년 대비 25% 감소한 1억4550만달러(약 1776억원)에 그쳤다. 한때 96유로까지 치솟았던 헬로프레시 주가는 현재 46유로로 반 토막이 났다.

업계 경쟁 심화도 밀키트 산업을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미국에서만 150개 이상의 밀키트 업체가 운영되고 있고, 크로거·월마트·홀푸드 등 대형 유통업체 역시 자체 밀키트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밀키트 업체마다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해 첫 주문 무료 또는 할인 서비스를 앞다퉈 제공하면서 출혈이 심화됐다. 국제외식산업제조협회(IFMA) 필 카파라키스 회장은 워싱턴포스트에 “코로나로 수요는 늘었으나 출혈 경쟁으로 많은 밀키트 업체가 수익을 거두지 못했고, 이제 인플레이션까지 겹쳐 손실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밀키트 시장 역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019년만 해도 1000억원 정도였던 밀키트 시장 규모가 지난해 3000억원 규모로 커지자 한국야쿠르트·이마트·롯데마트·CJ제일제당 같은 대기업은 물론 신세계 조선호텔, 호텔신라, 롯데호텔 등 특급 호텔들까지 밀키트를 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항해 밀키트 전문 스타트업들은 전략적 M&A(인수⋅합병)를 통해 몸집을 불리는 중이다. 국내 밀키트 업계 1위 기업 프레시지는 올해 초 2위 기업 테이스티나인을 인수한 데 이어 닭고기 간편식 전문기업 허닭, 건강식 기업 닥터키친 등을 인수해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는 미국처럼 성장세 둔화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으나, 사회적 거리 두기가 본격적으로 완화되는 올해가 밀키트 업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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