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40% 올리겠소” 뉴욕도 베를린도 서러운 월세살이

안상현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2-05-14 16:14

“집세는커녕 음식도 살 수 없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시청 앞 공원에 이런 외침이 울려 퍼졌다. 2주 전 뉴욕시 렌트가이드라인위원회(RGB)가 올해 임대료 인상률 상한선을 1년 임대 4.5%, 2년 임대 9%로 정한 것에 반발하는 목소리다.

RGB는 뉴욕 시내 약 100만 가구에 적용되는 임대 아파트 임대료 인상률을 정하는 기관으로,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임대료 인상을 최소한으로 억제해왔다. 지난 5년간 가장 많이 올렸던 게 각각 1.5%(1년 임대)와 2.5%(2년 임대)에 불과했고, 2020년에는 아예 임대료를 동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난방비와 전기요금, 보험료, 건물 관리비, 인건비 같은 운영비가 전년 대비 크게 올라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RGB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세입자들은 이미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충격과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어 임대료를 더 낼 여력이 없다고 항의하고 있다. 브래드 랜더 뉴욕시 감사원장 역시 “RGB는 물가상승률이 높은 시기 주택시장에서 세입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성명을 냈다.

임대료 인상 대란이 세계를 휩쓸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미국 전역의 아파트 임대료는 전년 동기 대비 14.9% 상승했다. 1년 사이에 임대료가 20% 이상 오른 주가 플로리다(29%), 애리조나(25.1%) 등 일곱 개나 된다.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의 월세 인상률은 살벌할 정도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레드핀 등에 따르면, 올 초 기준 뉴욕과 오스틴, 마이애미 같은 도시들의 임대료는 1년 전보다 30~40% 올랐다. 임대료가 가장 비싸다는 뉴욕 시내 방 1개짜리 아파트의 4월 기준 평균 월세는 무려 4761달러(약 607만원)에 달한다.

유럽도 사정이 비슷하다. 부동산 임대 중개회사 하우징애니웨어가 집계한 유럽 전역의 평균 주택 임대료는 올 1분기 기준 연 14.5% 상승했다. 베를린 같은 도시는 인상률이 40%에 육박한다. KB부동산이 집계하는 서울의 월세지수도 지난달 기준 111.8(2019년 1월=100)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찍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전 세계적인 월세 대란이 팬데믹 규제에서 막 벗어난 도시들을 다시 사로잡았다”고 했다.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월세 대란의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폭넓은 수요와 제한된 공급”이라고 설명한다. 팬데믹으로 침체됐던 경기가 회복기에 들어서면서 수요가 늘어났지만, 임대 주택 공급은 제한적인 탓에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는 것이다. 팬데믹 초기 미국 주요 도시는 인구가 교외로 빠져나가며 임대료가 하락했지만, 작년 하반기 이후 유입 인구가 늘자 임대료가 급반등하기 시작했다. 하버드대 주택연구센터는 “팬데믹 시작 이후 부모 집에 가 있던 젊은 인구가 다시 돌아오면서 임대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고 했다. 미국은 작년 4분기 임대용 주택 공실률이 5.6%로 3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임대 주택 공급은 제한적이다. 코로나로 상당 기간 건설 공사가 중단된 데다 최근엔 글로벌 공급망 대란으로 건설 자재가 부족해지면서 주택 건설 속도가 더 느려졌기 때문이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는 최근 “원자재 값 급등으로 비용이 급등하고 있어 저렴한 주택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건축 승인을 받았지만, 아직 착공되지 않은 주택 수는 지난 3월 29만채로 1974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건축업계 심리를 대변하는 경기선행지수인 NAHB·웰스파고 주택시장지수 역시 지난달 기준 77로 전월 대비 2포인트 감소하는 등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러시아군이 퇴각 과정에서 버리고 간 군견이 우크라이나군 도움으로 건강을 되찾고 지뢰 탐지견으로 활동하게 됐다.22일(현지 시각)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미콜라이우...
방일(訪日)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23일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할 경우, 군사적으로 개입해 타이완을 방어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사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할 경우...
미국 주요 제약회사에서 과학자로 일하던 중국계 미국인 부부가 백신 기밀 정보를 빼돌리고 미국으로 위험물질을 반입하는 등 미국을 분노하게 한 사건이 벌어졌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은 19일(현지 시각) 남편 우첸얀(58)에게 밀수 혐의를...
지난주(이하 현지시각·4일~11일) 미국 성장주를 대표하는 테슬라와 애플 주가는 각각 22.9%와 11.8% 하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이미 고점 대비 30% 꺾이며 약세장(bear market)에 접어든 상태....
뉴욕 버펄로시 식료품점서 무차별 총격
미국 뉴욕주 북부 버펄로의 흑인 밀집 지역에서 백인우월주의에 경도된 10대 백인 남성이 총기를 난사, 10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상을 입는 참사가 일어났다. 올들어 미국에서 일어난 단일 총격 살인 사건 중 사망자가 가장 많다.버펄로 뉴스 등 현지 매체와...
13~14일 발열자 47만명 발생
북한 내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15일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2일 1만8000여 명이던 하루 발생 ‘유열자’(발열 환자)는 13일 17만4440여 명, 14일 29만6180여 명으로 폭증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곧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건국 이래 대동란”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북한에서 코로나 확산에 따른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김정은은 지난 12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최중대 비상사건”이라며 최대비상 방역체계로 전환한다고 밝혔지만 코로나 확산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흉내로 화제가 된 중국계 호주인 ‘하워드X’가 호주의 한 선거 유세장에 나타났다.13일(현지 시각) AP통신, 가디언 등에 따르면 하워드X는 이날 빅토리아주 치스홀름의 한 제조공장에 등장했다. 당시 이곳에선 스콧 모리슨 총리가 오는 21일...
프랑스 파리 동쪽에 있는 뤼 다브론 거리. 큰 도로들이 겹치는 분기점으로 교통 소음이 유난히 커 지역 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한 곳이다. 지난 2월 이 거리 가로등 기둥에 독특한 형태의 장비가 설치됐다. 길게 뻗어 있는 직육면체 몸통에 카메라 세 대와 마이크 여덟...
“집세는커녕 음식도 살 수 없다!”지난달 28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시청 앞 공원에 이런 외침이 울려 퍼졌다. 2주 전 뉴욕시 렌트가이드라인위원회(RGB)가 올해 임대료 인상률 상한선을 1년 임대 4.5%, 2년 임대 9%로 정한 것에 반발하는 목소리다.RGB는 뉴욕 시내 약...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코리아타운의 한 미용실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한인 여성 3명이 다쳤다.12일(현지 시각) AP통신과 폭스4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쯤 코리아타운...
영국에서 남성 직장 동료에게 ‘대머리’라고 부르는 것은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12일(현지시각) 블룸버그,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영국 고용 법원은 이날 “대머리라는...
우리은하 중심부에 있는 초거대 블랙홀을 촬영한 사진이 공개됐다.사건지평선망원경(EHT) 국제 공동 연구진은 12일 “우리은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Sgr A*) 영상을...
부르카 착용 의무화 포고령
지난해 8월 친서방 정부를 축출하고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 단체 탈레반이 두 눈만 빼놓고 온몸을 가리는 이슬람 여성 복장인 ‘부르카’ 착용 방침을 7일(현지 시각)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아프간 여성들은 탈레반 1차...
부상 당한 민간인을 태운 차를 몰고 대피한 15세 우크라이나 소녀 리사 체르니셴코 / 데일리메일우크라이나의 15세 소녀가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부상당한 주민들을 차에 태우고 대피한 사연이 전해졌다.7일(현지 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세르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8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했다고 AP통신과 CNN 등 외신이 보도했다.매체에 따르면, 바이든 여사는 이날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 지역 우즈호로드를 방문했다. 그는 임시 피난처인 공립학교에서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으로 흑해 러시아군 함정을 격침했다고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7일(현지시각) 밝혔다.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의 바이라크타르 TB2가 러시아 선박을 파괴했다. 이번에는 ‘세르나’급 상륙정”이라며 영상을 공개했다.영상에는...
크로포드 부부의 6살짜리 막내 아들. /크로포드 가족 인스타그램미국의 한 다둥이 가족이 6살짜리 막내아들을 데리고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가 아동학대 논란에 휘말렸다. 힘들어하는 아이를 강제로 뛰게 한 부모의 행동이 정서적·신체적 학대라는 비난이...
수도관 공사장 인근서 놀던 6~11세 어린이들 매몰돼
▲브라질 중동부 도시 포르모사-두히우-프레투의 마을 풍경. /트위터 캡처브라질 중동부 도시 포르모사 두 히우 프레투의 공사장 인근에서 한국인 어린이 5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임신 6개월까지 낙태 허용하는 로 對 웨이드 판결 전면 무효화”
보수대법관 의견서 초안 공개돼
미국 여성들이 임신 6개월이 되기 전까지는 자유롭게 낙태할 수 있도록 한 연방 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이 49년 만에 뒤집힐 전망이다. 미국 사회의 치열한 정치·이념...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