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 북부 버펄로의 흑인 밀집 지역에서 백인우월주의에 경도된 10대 백인 남성이 총기를 난사, 10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상을 입는 참사가 일어났다. 올들어 미국에서 일어난 단일 총격 살인 사건 중 사망자가 가장 많다.
버펄로 뉴스 등 현지 매체와 뉴욕타임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토요일인 지난 14일 오후 2시30분(현지시각) 버펄로시(市) 식료품 체인 ‘탑스 프렌들리 슈퍼마켓’에 군복 스타일의 옷에 헬멧, 방탄복 등으로 무장한 괴한이 돌격 소총을 들고 난입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괴한은 먼저 야외 주차장에 자신의 차를 댄 뒤, 주차장에서 식료품을 나르던 시민 등 4명에게 총격을 가해 3명을 살해했다. 이어 매장 내로 들어가 그를 제지하려는 보안요원을 먼저 쏴 숨지게 한 뒤 70여발을 더 난사했다. 총격을 입은 피해자 13명 중 11명은 흑인이고 2명은 백인이었다. 직원은 4명, 손님은 9명이었다. 현지 매체는 목격자를 인용해 “주말이라 쇼핑객이 많았다. 총격에 혼비백산한 사람들이 비상구로 도망치거나 냉장실에 숨었다. 곳곳에 유혈이 낭자하고 비명으로 아비규환이었다”고 전했다.
용의자는 즉시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앞에서 총구를 자신의 목에 대고 자살하겠다고 했으나 실패했다. 페이톤 젠드론(18)이란 이름의 용의자는 버펄로에서 남쪽으로 320㎞ 떨어진 뉴욕 콘클린시 주민으로, 이날 3시간 운전해 범행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재학 중이던 고등학교에서 ‘졸업식날 총기를 난사하겠다’고 위협해 경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으며, 이후 커뮤니티 칼리지에 입학했지만 중퇴한 뒤 무직으로 지내왔다고 한다.
젠드론의 범행은 명백한 인종 증오 범죄로 파악되고 있다. 그는 이날 범행 전 극우 음모론 사이트 ‘4chan’과 소셜미디어에 범행 동기와 준비 과정 등을 자세히 기술한 180쪽 분량의 선언문(manifesto)을 올렸다. 여기에서 그는 “백인의 출산율이 낮아지고 유색인종의 이민과 출산율 급증으로 유럽계 백인이 밀려나고 있다”는 내용의 이른바 ‘인종 대교체 이론(Great Replacement Theory)’을 들어 범죄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인종 교체 이론은 10여년 전 프랑스에서 태동, 유럽과 미국 등의 극우 인종주의자들 사이에 급속히 퍼진 혐오 음모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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