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퇴각 과정에서 버리고 간 군견이 우크라이나군 도움으로 건강을 되찾고 지뢰 탐지견으로 활동하게 됐다.
22일(현지 시각)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미콜라이우 지역에서 발견된 러시아 방위군 소속 군견 맥스(3)는 최근 우크라이나군 훈련을 마치고 지뢰 탐지견으로 배치됐다. 맥스는 셰퍼드 계통인 벨지안말리노이즈로 보통 군견, 경찰견, 목축견 등으로 많이 쓰이는 품종이다.
러시아군 소속으로 이번 전쟁에 투입됐던 맥스가 우크라이나 편에 서게 된 사연은 지난 6일 은퇴한 군견을 돕는 자선단체 히어로포즈(Hero Paws)를 통해 알려졌다. 맥스는 러시아가 미콜라이우 한 마을을 점령하는 동안 함께 했다가, 퇴각과 동시에 버려졌다. 그렇게 며칠을 떠돌았고 썩은 음식을 먹으며 굶주림을 달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저곳을 헤매던 맥스를 한 현지 주민이 발견한 건 지난달 말이었다. 주민은 맥스의 허기를 급히 달래주고 얼마간 보호하다 우크라이나군에 맡겼다고 한다. 맥스는 미콜라이우 주방위군 19연대에서 정성스런 보살핌을 받아 건강을 되찾았고, 이후 우크라이나 명령어를 익히는 훈련을 받았다.
맥스를 가르친 훈련사는 “맥스는 매우 친절하고 똑똑하다”며 “신체 조건이 뛰어나고 모든 기본 명령을 이해한다”고 전했다. 이어 “맥스를 발견해 보호하고 우리에게 보내준 분들께 감사하다. 그들은 맥스를 팔아버릴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한 부대원은 “맥스는 병사들이 가장 좋아하는 강아지가 됐다. 러시아군이 이토록 사랑스러운 아이를 왜 두고 떠났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우리는 개를 사랑하고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최근 우크라이나에서는 전장을 누비는 군견의 활약상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파트론이라는 이름의 두 살배기 탐지견은 지난 8일 정부로부터 공로 훈장을 수여받았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북동부 체르니우에서 200개 이상의 폭발물을 찾아낸 덕분이다. 파트론은 우크라이나군 표식이 달린 전투복을 입고 수여식에 참석했으며, 기쁨을 드러내듯 행사 내내 꼬리를 흔들어 보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 영토에서 많은 지뢰를 제거한 영웅에게 상을 주려 한다”며 “파트론은 지뢰 폭발을 막았고 지뢰 위협이 도사리는 지역의 어린이들에게 안전 규칙을 알려준 작고 훌륭한 전투 공병”이라고 치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