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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죽어요” 애원했는데··· 美경찰 47분간 아무것도 안 했다

문지연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2-05-28 11:04

미국 텍사스주 소도시 유밸디에서 발생한 ‘롭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당시 경찰 대응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친구가 죽어간다는 아이들의 신고에도 경찰이 현장에 진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사건 타임라인을 통해 드러났고, 결국 당국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27일(현지 시각)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총격범 샐버도어 라모스(18)가 롭 초등학교 교실에서 총을 쏘던 시각, 출동한 경찰 19명은 교실 밖 복도에서 대기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교실 안에서 공포에 떨던 아이들이 911에 전화해 “친구들이 죽고 있다” “당장 경찰을 보내달라”고 8차례나 애원했으나 즉각적인 경찰 대응은 없었다.

그 배경에는 현장 지휘관이었던 피드로 아리돈노 유밸디 교육구 경찰서장의 잘못된 판단이 있었다. 그는 라모스의 대량 살상극을 단순 인질 대치극 상황으로 보고 제압 명령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요청에도… 경찰은 ‘복도 대기’만

텍사스주 공공안전부가 이날 공식 발표한 사건 타임라인을 보면 라모스는 지난 24일 오전 11시32분 롭 초등학교에 도착했다. 학교를 지켰어야 할 학교 경찰관은 제자리에 없었다. 라모스는 1분 만에 4학년 교실 112호로 들어섰고 준비해 온 AR-15 반자동 소총으로 무려 100여발을 난사했다.

경찰이 처음 현장에 도착한 건 11시 35분이었다. 이때 라모스는 이미 교실 문을 걸어 잠근 상태였다. 이후 11시 44분까지 교실 안에서는 16발의 총성이 더 울렸다. 그리고 낮 12시 3분쯤 추가 인원을 포함해 교실 밖에는 총 19명의 경찰관이 배치됐다.

같은 시각 첫 911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라모스와 같은 공간에 있던 한 여자아이였다. 아이는 다급히 구조를 요청했고 7분 뒤 많은 친구가 숨졌다는 내용의 전화를 한 차례 더 했다. 그 뒤로 산발적인 총격이 계속됐고 “제발 지금 경찰을 보내달라” “아이 8~9명만 생존했다” 등의 신고가 연이어 접수됐다.

그러나 복도에서 대기 중이던 경찰 19명은 끝까지 교실로 진입하지 않았다. 대신 지원 요청을 받고 출동한 국경순찰대 소속 전술팀 요원들이 문을 열고 들어가 라모스를 사살했다. 낮 12시50분. 라모스가 교실에 난입한 지 1시간 14분, 첫 구조 요청이 들어온 지 47분이 흐른 뒤였다.

◇당국 “현장 지휘자가 상황 오판해 잘못된 결정”

국경순찰대 요원들이 현장에 도착한 직후 경찰들이 요원들의 교실 진입을 막아섰다는 보도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타임라인을 보면 요원들이 낮 12시15분 학교에 도착했으나 경찰의 불허로 35분 뒤에야 교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사법당국 관계자는 “무장 요원들은 왜 자신들이 기다려야 하는지 납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정황이 확인되자 당국은 고개를 숙였다. 스티브 매크르 공공안전부 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잘못된 결정이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사과했다. 이어 당시 현장 지휘관이 상황을 잘못 판단했다며 “아이들이 더 이상 위험하지 않고 대응할 시간이 있다고 확신한 것 같다. 뒤늦게 깨달은 것이지만 그것은 옳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장을 책임졌던 아리돈노 서장은 라모스가 교실 안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아이들을 인질로 잡아 대치하는 상황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다만 그가 당시 현장에서 경찰을 직접 지휘했는지, 911 신고 전화 내용을 복도 경찰들에게 제대로 전달했는지 여부는 전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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