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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중 쓰러진 아산병원 간호사, 수술의사 없어 타병원 갔지만 숨져

박선민 조선NS 인턴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2-08-01 11:16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일하던 중 뇌출혈로 쓰러졌지만, 준비된 의사가 없어 다른 병원으로 옮겨진 뒤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이를 두고 의료계에선 “어쩔 수 없는 일”이란 의견과 “병원 고위 인사라면 달랐을 것”이란 의견이 맞서고 있다.

아산병원 직원이 올린 글. /블라인드
아산병원 직원이 올린 글. /블라인드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과 아산병원 직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24일 새벽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A씨는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졌다. A씨는 본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그러나 수술 인력이 없어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고, 결국 숨졌다. 블라인드는 회사 이메일로 본인 인증을 해야만 글과 댓글을 작성할 수 있다.

뇌출혈은 뇌조직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파열돼 혈액이 뇌조직으로 새어 나가는 질병으로, 골든타임 3시간을 놓치면 치료가 어렵다. A씨가 서울대병원에 옮겨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 아산병원에선 대부분의 의사들이 학회에 참석한 상태여서 당직자를 제외하고는 수술 인력이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을 아산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밝힌 직원은 지난달 31일 올린 글에서 “세계 50위 안에 든다고 자랑하는 병원이 응급수술 하나 못해서 환자를 사망하게 했다”며 “인증평가 항목 중 하나인 직원 사고 발생 시 대처 방법에 대해 아무리 달달 외우고 있으면 뭐 하나”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날 병원 응급실에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날 당직자는 어떻게 했는지, 응급실 입원 후 전원까지 얼마나 걸렸는지 꼭 사실을 밝혀 달라”고 했다. 해당 글에 서울대병원 직원은 “환자 받은 저희로서 처음 있는 일이어서 당황스러웠다”며 “아산에서 대체 뭘 어떻게 한 거냐”는 댓글을 남겼다.

직원들 불만글도 많이 올랐다. “의사였으면 어떻게든 수술을 강행했을 것” “피땀 노력으로 일해봤자 간호사는 병원에서 소모품 취급일 뿐, 다들 건강 챙겨가며 일하라” “회사가 병원이라 아파도 출근해서 아프라고 하더라. 말이 안 나온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어쩔 수 없는 상황이란 의견이 많았다. 서울시내 한 응급의학과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인해 학회가 한동안 열리지 않다가 최근 활성화된 관계로, 필수 인력을 제외한 많은 의료진이 학회에 참석했다”며 “게다가 당직자가 있었더라도, 뇌 혈관을 수술할 수 있는 의사는 따로 있기 때문에 본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대형병원 관계자도 “불가피하게 발생한 의료공백인데 쓰러진 사람이 누구였든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아산병원 측은 “사건을 인지하고 있지만, 사망한 직원의 유가족이 상처 받을까 염려된다”며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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