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춘 / 캐나다 한국문협 고문
벽속에 갇힌 벌레 한 마리, 간헐적으로 숨 멎는다 어둠이 벽을 타고 내려온다 어디로부터 오는
어둠의 굴레인가
어둠이 소리를 난타한다 난타 된 소리들이 모서리마다 걸린다 실오리같이 갈갈이 찢겨지는
소리의 발광체,
발광체 속에서 벌레 한 마리 간헐적으로 팔닥인다 숨 멎을 듯 곤두박질치는
저만치 고개 숙이고 가는 이 누구인가
저 강 언덕을 내려간 한 사람을 지우듯
어둠은 나를 지우며 간다
물안개 피는 저녁 무렵이다
한 사람의 등 뒤에서 그림자 지듯
내 그림자 물 위에서 산화된다
*아트만(산 ātman):인도의 성전(聖典) 베다에서, ‘호흡·영(靈)·아(我)’의 뜻을 나타내는 말《심신 활동의
기초 원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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