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우 시의원 후보 “한인 사회 목소리 키워야죠”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오는 10월 15일에 열리는 BC주 지방선거에서 랭리타운십 시의원에 출마한 장민우(영어명 Michael Chang) 후보를 지난 21일 랭리타운십 시청 건물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났다. 선거운동에 한창이라는 장 후보는 “최대한 많은 랭리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범한 이민자에서 주의원 보좌관으로

밴쿠버 교민신문을 자주 접하는 독자라면 장민우 후보의 얼굴은 그 누구보다 익숙하다. 그만큼 한인 사회를 비롯한 지역 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고, 그가 맡은 직함만 해도 서울시의회와 가평군 홍보대사부터 BC주 다문화 자문위원, 6.25 참전유공자회 간사, 뉴비스타 소사이티 이사 등 열 개가 넘는다.

지난 2006년 가족과 함께 랭리에 이민 온 장 후보는 처음부터 지역 사회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 미국 오클라호마의 털사 대학(The University of Tulsa)을 졸업해 영어가 유창했던 그는 학원을 운영하고 현지 회사에서 일하는 등, 평범한 이민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지난 2014년, 신재경 당시 BC 주의원으로부터 받은 전화가 그의 운명을 바꿨다.

“사실 저는 캐나다 정치에 대해 문외한이었어요. 신 전 의원은 저희 학원에서 교사로 일해 알게 됐는데, 주의원이 됐다고 해서 신기하면서도 잘됐다 싶었죠. 그런데 어느 날 덜컥 전화가 와서는, 한인 사회와 연결해줄 수 있는 일을 도와줄 수 있겠냐고 부탁하더라고요. 일주일에 한 번만 도우면 된다니까, 제 본업에 지장이 가는 것도 아니니 수락하게 됐죠.”

그렇게 그는 신재경 전 의원의 보좌관이라는 직함으로 한인 사회와 연을 맺게 됐다. 주로 그는 나이가 많거나 영어가 서툰 교민들을 도와주는 일을 많이 하게 됐고, 신 전 의원이 정계 은퇴를 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갔다.

“한인 정치인 더 많이 나와야”

장 후보는 오랫동안 밴쿠버 한인 사회에서 다양한 활동과 봉사를 하면서, 여러 아쉬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한국어 사용자 수는 영어를 제외하고 BC에서 5번째로 많을 정도로 한인의 수가 절대 적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 사회 내 한인들의 목소리가 크지 않고, 다른 커뮤니티에 비해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하려는 움직임도 적다는 느낌이 들어 참 아쉬워요. 그래서 한인 행사가 있을 때마다 현지 정치인을 많이 초청하려는 이유도, ‘한인사회도 이렇게 잘 운영되고 있답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에요.”

지난해 연방 총선에서 장 후보는 NDP 소속으로 보수당의 전통적인 텃밭인 랭리-앨더그로브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결과는 비록 3위였지만 연방 NDP 후보로서는 랭리에서 처음으로 20%에 가까운 지지율을 기록하는 등 의미 있는 결과를 냈고, 당시 선거 기간 동안 보여주었던 긍정적인 모습이 이번 선거 운동에서 좋게 작용하고 있다.

“사실 지난 총선에서 승리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도 출마한 이유는 영어보다 한국어가 편한 이민 1세대인 저 같은 사람도 캐나다 사회에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었어요. 한인 사회에 능력이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에 비해 대우받지 못하는 게 억울해요. 저뿐만 아니라 더 많은 한인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인 사회가 더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도 당선 여부를 떠나, 저의 출마로 인해 한인 목소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현지 사회에 똑똑히 알려주고 싶습니다.”

행정 서비스 시간 반드시 단축돼야

한인 입장에서 캐나다 생활을 하다 보면 한국에 비해 행정 시스템과 서비스가 느려 답답함을 느끼지만, “캐나다는 원래 그래”라고 하면서 인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BC 한인실업인협회 고문을 맡고 있는 장 후보도 한인 비즈니스 업주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불만은 현지 기관의 느린 민원 처리 기간이라고 한다.

“10분도 걸리지 않는 소화 시설 점검을 기약 없이 기다리느라 가게를 몇 달째 열지 못해, 금전적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업주분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럴 때 마냥 기다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내는 세금으로 시장, 시의원, 시청 공무원들이 월급을 받고 있는 건데 침묵해선 안 되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변화가 찾아옵니다. 그리고 제가 시의원이 된다면 한인 분들은 저를 통해 더 수월하게 건의 사항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될 겁니다.”

마지막으로 장 후보는 “한인사회의 적극적 참여를 통해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만들어 내야한다”며, 이번 BC주 지방 선거에서 한인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한 표 행사를 독려했다.

본 투표일은 10월 15일이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 사전 투표가 가능하다. 랭리타운십의 경우에도 5일부터 13일까지(9, 10일 제외) 매일 다른 장소에서 미리 투표를 할 수 있다. (사전 투표 날짜 및 장소는 www.tol.ca에서 확인 가능.)    

장민우 랭리타운십 시의원 후보 웹사이트: www.michaelchangcampaign.ca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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