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옥양목 숫 눈 길에
걸쭉한 이야기 포개 진다
맨발을 가지런히 부려 놓은
비둘기의 시린 이야기와
꽃무늬 천방지축 흩어 놓은
강아지의 속 없는 이야기
그 옆을 따라나선 또 하나
시름에 눌린 신발의 문양만 찍어 놓고
내 것이라 우기는 헛헛한 얘기들
직립하지 못한 나의 비틀거림이
으레 흔적에 배어 있어 매무새를 들키고
무엇을 남기느냐 보다
어떻게 걸을 것인가에 대한 공허한 외침
눈 위에 찍어내는 행간에 마음을 내 거니
또 다른 내가 하얗게 따라온다
발자국에 귀 기울이면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한부연의 다른 기사
(더보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