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남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떨어진 꽃잎에 하고 싶은 말
화려한 꽃 시절이 가고 나면
부호 같은 꽃잎만 땅 위에 뒹굴고
죽비에 떨어져 땅에 누운 꽃잎은
뒤 늦은 깨달음처럼 말이 없네
추적거리는 찬 비라도 내리면
더 할 나위 없는 적요. 막막한 탄식
그래도 비껴가는 뉘엿한 석양이 있어
한 무더기 노을 이라도 뿌려 준다면...
부끄러움 모르던 한창 시절
걷어 제낀 앞섶마저 거침 없었고
화려한 속살, 원색으로 뽐내던 그대
땅속에 내린 뿌리가 있음으로
하늘 향해 꽃 피울 수 있음을 잊은 그대
선잠에서 깨어난 두리번 거림 처럼
오고야 만 차가운 가을 빗줄기 속
너를 찌르는 계절의 가시 가 되돌아 나를 찌르는
이 쓸쓸함을 덜어줄 오직 하나의 헌사
"너, 절정의 화려함" 만을 기억 해 주마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조규남의 다른 기사
(더보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