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봉자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나 아주 어렸을 적에 한 번
수수밭 가에서 놀다가
수숫대 위에 쉬는 잠자리 한 마리 잡아서
발버둥질 치는 가녀린 꽁지에
강아지풀* 한 줄기 꽂아주고는
휙ㅡ 먼 하늘로 날려 보낸 적 있었네.
오랜 세월 흘러가고
이따금 찾아와 내 가슴을 콕콕 찌르는
시간 저 너머의 기억 하나ㅡ
그날
그 필사의 발버둥질
아, 나 정말로
옛날의 그 수수밭 가에 돌아갈 수만 있다면!
*강아지풀: foxtail: 볏과의 한해살이 풀
Remorseful
Bong-Ja Ahn©
Once when I was a little girl
Played by the sorghum field, I caught
A dragonfly resting on a sorghum stalk
I put a stem of foxtail*
Into the thin, struggling tail
And whoosh— let it fly to the distant sky.
Many and many years passed by
A memory from across the time yonder
Comes now and then and stabs my heart:
That day
That desperate struggle.
Oh really, if I only could
Go back to the sorghum field of long ago!
* foxtail: 강아지풀: 볏과의 한해살이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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