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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물가, 예상보다 낮게 상승··· ‘금리 속도조절’ 힘 받는다

손진석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2-12-13 09:54

5개월 연속 둔화... 연준, 금리 ‘빅스텝’ 전망
美 나스닥, 개장 직후 3.6% 급등
옐런 美재무 “내년 말 물가 훨씬 낮아질 것”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 World Bank Photo Collection Flickr

미국의 11월 소비자 물가가 1년 전보다 7.1% 올랐다고 미국 노동통계국이 13일 발표했다. 7.7% 올랐던 10월과 비교해 한달 사이 0.6%포인트나 낮아졌고, 월가 전망치(7.3%)보다도 낮았다. 7.1% 상승률은 작년 12월(7.1%) 이후 최저치로, 올 들어서는 가장 낮다.

이로써 미국 물가 상승세가 추세적으로 꺾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9.1%가 올라 올해 정점이었던 6월 이후 5개월 연속 하락했고, 10월부터는 두달 연속 7%대로 내려왔다.

11월 소비자 물가는 전월 대비로도 0.1%만 올라 월가 전망치(0.3%)보다 낮았고, 10월(0.4%)보다는 상승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뺀 근원 소비자 물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6%로 10월(6.3%)보다 낮아졌고, 역시 월가 전망치(6.1%)를 밑돌았다.

물가가 5개월 연속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오는 14일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결정할 때 시장의 예상대로 ‘빅 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인상 속도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게 됐다. 지난 6월부터 이어진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더 이상 이어가지는 않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것이다. 또한 내년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

11월 소비자 물가를 발표한 지 한 시간 후 개장한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개장 직후 3.6% 급등해 출발했다. 다우평균도 1.9% 올랐다.

11월 물가가 예상보다 낮았던 것은 에너지 공급난이 해소되는 국면으로 전환돼 에너지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휘발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0.1% 올랐는데, 17.5% 상승한 10월에 비해 크게 꺾였다. 휘발유 값은 전월 대비로는 2%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11월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값은 갤런당 3.26달러로서 올해 최고점이었던 지난 6월 중순(갤런당 5.02달러) 대비 35% 하락했다. 도시가스 가격도 10월과 비교해 3.5% 하락했다.

이외에 식품 가격지수도 전월과 비교해 0.5% 올라 10월(0.6%)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올해 초 물가 폭등의 주범이었던 중고차는 전년 동기 대비(-3.3%)로나 전월 대비(-2.9%)로나 모두 가격이 떨어졌다. 반도체 공급난이 다소 해소되면서 신차 출고 지연으로 중고차를 사려던 수요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날 11월 소비자 물가 발표에 앞서 ‘물가 정점 통과론’을 뒷받침하는 여러 지표들이 발표됐다. 전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욕연방준비은행이 11월 조사한 1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율(소비자가 전망하는 향후 1년간 물가 상승률)이 5.2%로 집계돼 10월(5.9%)보다 큰 폭으로 낮아졌다. 작년 8월 이후 1년 3개월 만의 최저치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서서히 낮아지고 있는 데다 금리 상승의 여파로 주택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는 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 연은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1년 후 집값 상승률을 1%로 예상했는데, 이는 코로나 사태 초기인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다. 향후 1년간 임금 인상률도 2.8%로 집계돼 10월(3%)보다 낮아졌다. 앞서 지난 9일 발표된 미시간대 조사에서도 1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4.6%로 최근 1년 3개월 사이 가장 낮았다. 온라인 거래 가격 추이를 보여주는 어도비 디지털 물가지수도 11월에 작년 같은 달보다 1.9% 낮아져 최근 31개월 사이 가장 하락 폭이 컸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휘발유값 하락과 운송 비용 감소로 예상치 못한 큰 충격만 없다면 내년 말에 물가 상승률이 훨씬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준이 물가 목표를 현재의 2%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재설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에너지·식품보다 임금·서비스 부문 가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구조적으로 2% 물가 달성이 어렵게 됐기 때문에 목표를 올려 잡는 쪽으로 바꿀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달 초 글로벌 금융사 스톤엑스도 “(미국에서) 향후 10년은 5% 물가 시대가 되고 2% 물가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며 “저렴한 노동, 상품, 자본의 시대가 끝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연준이 물가 목표를 높이면 고금리로 타격을 입고 있는 금융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다. 물가를 2%까지 낮추려고 무리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떨어뜨릴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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