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박소영(31)씨는 올해 크리스마스는 케이크 없이 보내기로 했다. 박씨의 선택은 독일 빵 ‘슈톨렌(stollen)’이다. 박씨는 “독일에서 교환학생을 할 때 이 빵을 먹었는데,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면서 먹는단 의미가 너무 좋더라”며 “요즘 최소 5만원은 줘야 괜찮은 케이크를 살 수 있는데, 슈톨렌은 1만원 후반대면 살 수 있어 가격적인 면에서도 훨씬 합리적이라고 느껴졌다”고 했다.
‘크리스마스엔 무조건 케이크’란 아성이 무너지고 있다. 케이크 가격이 너무 높아진 데다, 해외 경험이 많고 색다른 의미를 찾는 MZ세대가 새로운 빵을 찾으면서다. 유럽에서 전통적으로 크리스마스 때 먹는 빵, 독일 슈톨렌과 이탈리아 파네토네(panettone)가 대표적이다. 파네토네가 카스텔라처럼 부드럽고 가벼운 맛이라면, 슈톨렌은 단맛과 향신료 향이 진하고 묵직하다.
◇유럽인들이 X-마스에 먹는 빵
지난 13일 서울 성북구 나폴레옹과자점 본점에는 ‘슈톨렌’ 팻말이 붙은 선반이 텅 비어 있었다. 조금 전까지 있던 6개 물량을 끝으로 슈톨렌이 모두 판매됐다. 나폴레옹 강경원 제조팀장은 “총 600개를 만들어서 지난달 중순부터 주문을 받기 시작했는데, 본점에선 오늘 마지막 슈톨렌이 판매됐다”며 “지난해보다 1.5배 판매량이 늘었다. 나머지 지점에서도 이번 주말이 지나면 대부분 판매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강 팀장은 “과거엔 포장지에 리본을 두 개씩 묶고, 별도의 설명서를 따로 넣어도, 낯선 빵에 소비자들이 선뜻 손을 내밀지 못했다”며 “인근 대사관 사람들만 알음알음 사 가는 경우가 많았다. 아예 못 파는 해도 있었다”고 했다. 몇 년 전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해외 경험이 많고, 색다른 문화를 좇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슈톨렌 인지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먼저 “슈톨렌 있어요?”라고 묻고 매장에 들어오는 젊은층이 많아졌다.
경기 성남에 있는 김영모 과자점(파네트리 제과 명장 김영모)도 비슷한 상황.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이 매장에서만 슈톨렌과 파네토네 등이 1000개 가까이 팔렸다. 이탈리아에서 100년 이상 된 천연 발효종을 직접 공수해 파네토네를 만드는 김영모 명장은 “이전에는 크리스마스 하면 케이크와 쿠키 정도였는데, 이제 슈톨렌과 파네토네를 먹는 게 하나의 크리스마스 문화로 자리 잡는 것 같다”고 했다.
◇강보에 싸인 아기 예수를 닮았네
슈톨렌과 파네토네는 ‘이야기를 담은 빵’이란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대학생 최모(23)씨는 “작년에 인스타그램에서 슈톨렌의 유래에 대해 쓴 글을 보고 이 빵을 알게 됐다”며 “그냥 보면 투박한 타원형 덩어리인데, 여기에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고, 먹는 방법도 다르다는 점이 재밌게 느껴졌다”고 했다.
슈톨렌은 독일인들이 크리스마스 4주 전부터 성탄을 기다리며 조금씩 잘라 먹는 빵이다. 오래 두고 먹어야 하기에, 만드는 법도 독특하다. 길게는 1년 전부터 럼에 건과일과 견과류를 넣어 재운다. 이 재료들을 넣고 구운 빵에 정제 버터를 입히고, 다시 설탕으로 코팅한다. 겉면엔 슈거파우더를 뿌린다. 강보에 싸인 아기 예수를 형상화했다고 전해진다. 먹을 때는 가운데부터 잘라 양쪽을 맞붙여 비닐랩으로 싸두면 마르지 않고 오래 먹을 수 있다.
파네토네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탈리아 사람들이 먹는 빵이다. 발효만 3~4일을 하는 파네토네는 슈톨렌보다 만들기가 더 까다롭다. 높이 12~15㎝인 둥근 돔 모양을 만들기 위해, 구워진 빵을 거꾸로 걸어 식힌다. 파네토네 종(種)이라 부르는 산도가 높은 천연 효모를 사용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연휴가 지나고 남은 파네토네는 얇게 슬라이스해 프렌치토스트를 만들거나, 커스터드 크림 혹은 젤라토를 얹어도 별미다. 직장인 박지환(35)씨는 “이번 연말 모임에는 파네토네를 들고 갈 계획”이라며 “케이크만큼 큰 빵이라 이목을 끌면서도 나눠 먹기도 편해서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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