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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윗집·미운 직장 동료··· ‘저주 인형’ 뜨는 사회

김승현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2-12-18 14:19

전문가 “폭력성 우려스러워”

서울 강남구에서 사는 직장인 최모(28)씨는 지난주 지인들과 가진 송년회에서 일명 ‘저주 인형’을 선물로 받았다. 상자에는 천으로 만든 손바닥만 한 인형과 쇠못이 담겨 있었다. 최씨는 “싸면서도 재미있는 선물을 교환하자는 취지여서 당시에는 웃고 넘겼는데 집에 돌아와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요즘 유행이라고 해 깜짝 놀랐다”면서 “누군가에게 화난 사람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연말을 맞아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저주 인형’을 온라인에서 구매하거나 선물하는 일이 늘고 있다. 저주 인형은 천·볏짚 등으로 만든 작은 인형인데, 인형 몸통에 못을 꽂거나 사연을 적은 부적과 인형을 함께 태우면, 자기를 괴롭히는 사람에게 비슷한 재액(災厄)이 내린다는 미신이 반영돼 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에서는 1만원 안팎에 살 수 있는 저주 인형 제품 수십여 점이 한창 팔리고 있다. 인형과 함께 특정인 정보를 적는 부적과 주술 주머니, 쇠못 등을 포함한 세트도 있다. 판매자 일부는 “저희 인형은 △△ 지역에서 유명한 선녀님의 조언과 도움을 받아 만들었다” “용하다는 무당을 찾아뵙고 기원이나 주술 원리 등에 대해 충분한 사전 조사를 마쳤다” 같은 문구를 적은 곳도 있다.

젊은 층이 취업이나 인간관계 문제 등 직장이나 일상생활에서 쌓인 각종 스트레스를 풀어보자는 취지에서 저주 인형을 주고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구매자는 “직장에서 텃세 부리고 하는 일마다 훼방 놓는 사람이 있어 샀다”며 “매일 일하고 와서 또는 출근 전에 마음껏 저주 인형으로 괴롭히면서 마음을 달랜다”고 했다. “층간 소음 때문에 힘들게 하는 윗집 때문에 샀다”는 사람도 있었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그러나 “이런 형태는 갈등을 소통으로 푸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폭력성을 드러내는 것이라 우려스럽다“며 “일시적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는 있겠지만 계속 의존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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