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 달째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를 무자비하게 탄압해온 이란 정부가 성탄절 연휴를 틈타 40여 명의 반정부 시위 관련 구속자들의 사형을 집행하려 한다고 미국 CNN이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CNN은 이날 이란의 반정부 감시단체 ‘1500 타스비르’를 인용해 “서방 세계가 성탄절로 들떠 있는 사이 유명 축구 선수 아미르 나스르-아자다니(26) 등을 비롯해 반정부 시위에 나섰다가 체포돼 사형선고를 받은 43명의 형 집행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테헤란 남쪽의 이스파한에 사형 집행대가 설치됐고, 아자다니의 지지자들이 매일 찾아와 사형 집행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또 다른 사형수인 쿠르드계 이란 래퍼 사만 야신은 형 집행을 기다리다 감옥 안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사형수들은 대부분 ‘모하레베(알라의 적)’라는 죄명으로 기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죄는 1979년 호메이니의 이슬람 혁명 이후 도입돼 반정부 활동을 한 이들에게 주로 적용되어 왔다. 혐의가 인정되면 즉시 사형이 선고된다. CNN과 AFP통신 등은 “이란 수사 당국은 수감자들을 고문해 알라를 부정하고 외국의 사주를 받았다는 억지 자백을 받아내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무차별적으로 사형선고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에선 지난 9월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여성의 머리를 가리는 천)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사망한 이후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란 인권단체 이란휴먼라이츠(IHR)에 따르면 이란 정부의 시위 진압 과정에서 사망한 사람은 청소년과 어린이 63명, 여성 32명을 포함해 최소 469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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