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가을 지나간 숲 길에
못다 핀 들국화 하얗게 바래져
쓸 쓸 하 다
벗은 가지에 한 두 잎 남아
깃발처럼 펄럭이던 낙엽
수북이 쌓인 갈 잎 위로
미끄러지듯 떨어져 내린다
고운 빛에 다가가 보니
검버섯 번진 몸이 온통
찢기고 상처가 나 안 쓰 럽 다
바람이 분다
갈 잎들이 공중을 휘 돌아 흩어진다
속절없이 지워지는 계절 앞에서
무서리에 시들어 가는 꽃대를
가던 길 멈추고 뒤 돌 아 본 다
떨어진 갈 잎을 밟으며 밟지 않으며
시나브로 걷고 있자니
못다 남긴 그들의 이야기 들 린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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