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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찰 5명 무차별 폭행에 흑인 사망··· 가해자들도 흑인이었다

정채빈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01-28 10:29

교통 단속 중이던 흑인 경찰 5명이 흑인 운전자를 집단폭행해 숨지게 한 상황이 포착된 영상이 공개됐다.

28일(현지 시각) CNN,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경찰은 지난 7일 흑인 청년 타이어 니컬스(29)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당시 상황이 담긴 보디캠 영상을 공개했다.

약 67분 분량의 해당 영상을 보면 경찰들은 오후 8시 25분쯤 니컬스의 차량을 난폭 운전을 이유로 멈춰 세운다. “차에서 내려!”라는 말소리가 들리는 와중에 한 경찰이 운전석에 앉아있던 니컬스의 멱살을 잡고 그를 끌어낸다. 니컬스는 “나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어 경찰들은 “바닥에 엎드려”라고 소리치며 니컬스를 제압하려 한다. 다른 경찰은 니컬스의 다리에 테이저건으로 추정되는 것을 대고 있다.

그러던 중 니컬스가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진다. 경찰 2명은 니컬스에게 “손을 내밀라”고 말하며 제압하려다가 그를 에워싼 채 주먹을 휘두르고 발길질을 하기 시작한다. 옆에 있던 다른 경찰은 ‘페퍼 스프레이’를 니컬스 얼굴에 뿌리기도 했다. 이에 니컬스는 고통스러워하며 “엄마”라고 외친다. 또 다른 경찰은 니컬스가 저항을 하지 않는데도 진압봉을 꺼내 니컬스를 때린다. 이들은 축 늘어진 니컬스를 붙들어 일으킨 상태에서도 폭행을 이어갔다.

공개된 또 다른 영상에서는 경찰들이 별다른 도발을 하지 않는 니콜스를 4분 동안 최소 9번 때리는 모습이 찍혔다. 전봇대에 설치된 카메라에 촬영된 이 영상 속 경찰들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니컬스를 둘러싸고 폭행했다.

니컬스는 체포된 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지난 10일 신부전과 심장마비로 숨졌다. 그는 희귀 질환인 크론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니컬스를 집단폭행한 경찰 5명은 모두 흑인이었다. 이들은 모두 해고된 상태로, 대배심은 전날 이들을 2급 살인과 가중 폭행 등 혐의로 기소할 것을 결정했다.

세를린 데이비스 멤피스 경찰서장은 “경찰들의 행동은 악랄하고 난폭했으며 비인도적이었다”며 체포 당시 니컬스가 난폭 운전을 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멤피스와 워싱턴DC, 보스턴 등 도시에서는 경찰의 과잉 진압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멤피스의 21세 시위 참여자는 “어린 시절 경찰이 되는 것이 꿈이었으나 지금은 그 꿈이 산산이 부서졌다”며 “지금으로서는 경찰이 나를 보호해줄 것이라고 믿을 수 없어서 거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니컬스의 죽음을 불러온 구타가 담긴 끔찍한 영상을 보고 격분했고 깊은 고통을 느꼈다”며 “검은색이나 갈색 피부를 가진 미국인들이 매일같이 겪는 공포와 고통, 상처와 피로감을 되새기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영상에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은 정당하다”면서도 “정의를 추구하는 이들은 폭력이나 파괴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폭력은 불법적이며 파괴적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니컬스의 유족과 마찬가지로 시위가 평화롭게 진행되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이날 니컬스의 모친, 계부와 통화하고 고인의 사망에 애도를 표했다.

니컬스의 어머니 로번 웰스는 “내 아들은 단지 집에 가고 있었을 뿐이었다”며 “그들이 아들을 구타한 위치는 집에서 불과 2분 거리”라고 말했다. 웰스는 “그들은 아들을 가혹하게 구타했다”며 “온몸이 멍투성이였고, 머리는 수박만큼 부어올랐으며, 목은 부러져 있었고, 코는 ‘S’자로 휘었다. 살아남았더라도 식물인간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웰스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도시를 불태우고 거리를 파괴하는 것은 원치 않으며, 내 아들도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나와 니컬스를 위해 함께한다면, 평화적으로 시위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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