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살 껍질 비집고
수천 마리 두더지가 소풍을 한다
열 손가락 써래질로 밤은 꺾이고
들쑤신 탑세기*에 벌건 꽈리 꽃 피었다
아프면 퍽퍽 울고나 말지
삶 속에 얼기 설기 열 꽃 물집
타인과 나 사이 시소를 타고
허공만 빠꼼대는 물고기
하늘로 오르려만 말고
두 발 땅에 있을 때 사뿐 내리면 될 걸
허공에 한숨 물고 삿대질 만 하고 있나
상념 헤집고 두더지
시소 타고 온 밤을 하작인다
* 탑세기 : 솜먼지의 충남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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