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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들딸 5명 죽인 엄마··· 16년 후 같은 날 안락사됐다

문지연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03-04 16:06

정신장애를 앓다 5명의 자녀를 살해한 벨기에 여성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안락사됐다. 그가 죽음을 선택한 이날은 16년 전 자신이 아이들을 떠나보낸 바로 그날이다.

3일(현지시각)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안락사로 세상을 등진 제네비브 레미테(56)는 2007년 2월 28일 딸 넷과 아들 하나를 자신의 손으로 살해했다. 당시 아이들의 나이는 고작 3~14세에 불과했다. 레미테는 범행 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이듬해 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2019년부터 정신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아왔다.

그런 그는 16년이 흐른 뒤 안락사를 요청했다. 벨기에에서는 치유될 수 없는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견딜 수 없는 심리적 고통을 겪는 이도 안락사를 결정할 수 있다. 레미테가 선택한 날짜는 과거 아이들이 세상을 떠났던 2월 28일. 심리학자 에밀 마로아는 “안락사 날짜는 숨진 아이들에 대한 존중을 상징하는 제스처로 보인다”며 “레미테가 아이들을 죽였을 때 자기 삶도 끝내려 했기 때문에, 안락사는 그가 시작한 것을 마무리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레미테 사건은 당시 벨기에 전역을 충격에 빠지게 했다. 그의 변호인 측은 레미테가 정신장애를 앓고 있었기 때문에 징역형에 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배심원단은 레미테가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유죄를 인정하고 종신형을 선고했다.

이후로도 레미테는 종종 논란의 대상이 됐다. 2010년에는 자신을 치료하던 정신과 의사가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대 300만 유로(약 41억5000만원)를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10년간 법정싸움을 이어오다 2020년 소송을 돌연 취하해 의아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편 벨기에에서는 지난해 2966명이 안락사로 세상을 떠났다. 전년에 비해 10% 증가한 수치다. 암이 가장 많은 사례로 집계됐으나 4건 중 3건가량은 ‘신체·심리적으로 겪는 여러 유형의 고통’을 이유로 들었다. 2014년부터는 부모 동의 하에 불치병에 걸린 아이들을 대상으로도 안락사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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