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일명 ‘뇌 먹는 아메바’로 불리는 파울러자유아메바에 감염돼 사망한 사례가 또 발생했다. 이번 피해자는 수돗물로 코를 헹구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돼 방역당국이 주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3일(현지시각) 여러 외신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샬럿카운티에 거주하는 남성 A씨가 지난달 20일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으로 숨졌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감염 시 치명적인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병원성 높은 원충이다. 코를 통해 후각 신경을 따라 뇌로 이동하는데, 감염되면 증상 진행이 빠르고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애초 잘 알려진 특성은 주로 호수나 강 등지의 따뜻한 담수에서 발견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수영 등 레저 활동을 할 때 감염된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A씨의 경우 감염 매체가 수돗물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수돗물을 통한 첫 감염 사례라고 밝혔고, 지역 보건당국은 A씨가 수돗물로 코를 헹구다 물속에 있던 아메바에 감염됐다고 보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는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경보가 내려졌다. 보건당국은 코안 쪽 부비강을 세척할 때 소독된 물이나 증류수를 사용하도록 안내했다. 이어 “수돗물을 마시는 것으로는 감염되지 않고 감염된 물이 코로 들어갈 경우 발생한다”며 “수영이나 샤워 시에도 코로 물을 흡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파울러자유아메바의 잠복기는 짧게는 2~3일, 길게는 7~15일까지다. 감염 초기에는 두통, 정신 혼미, 후각 상실 등이 나타나며 기도 상부에서 증상이 관찰된다. 감염이 진행될수록 점차 두통이 심해지고 발열, 구토 등이 나타난다. 다만 사람 간 전파는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감염 사례는 드물지만 치사율은 97%에 달한다. 미국에서는 1962년에서 2021년 사이 총 154명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고 이중 단 4명만 생존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2월 태국에서 4개월간 머물다 귀국한 50대 남성이 뇌수막염 증상을 보이다 사망했고, 이후 검체 검사를 통해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이 확인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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