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소 / 캐나다 한국문협 자문위원
한나절 눈이 왔다
시나브로 흩날리던 눈 발
이제 진눈깨비로 내린다
내려앉은 하늘 아래
홀로 발걸음 서성이던
작은 울새 한 마리
호랑가시나무 가지에 앉는데
겨울 하루 시간이 기울수록
푸르게 돋아나는 나뭇잎
그 잎을 타고 흐르는 방울
물은 가시가 되어 콕콕
여린 등을 찌른다
한순간 뜨거운 마음
사그라질 한낱 불티 되겠지
외면했던 시간을 돌아와
너의 가슴에 꺼지지 않고
매달려 있는 불씨를 본다
깊고 긴 기다림을 태우며
붉게 살아 있는 너를 만나
온몸 훨훨 사른다 한들
얼마만큼 가벼워질 수 있을까
한없이 무거운 겨울 저녁
슬프고 쓰라린 전설처럼
젖은 사랑을 애써 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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