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충혈된 눈, 순간 폭력성, 짙은 향수··· 혹시 내 아이도 마약?

김승현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04-23 15:08

10대 마약 5년새 4배… 초기 체크리스트와 예방법
지난 21일 오후 2시 경기 시흥시 서해고등학교에서 대한약사회 의약품안전사용 강사인 김이항 약사가 마약 예방 교육을 하고 있다. /이태경 기자
지난 21일 오후 2시 경기 시흥시 서해고등학교에서 대한약사회 의약품안전사용 강사인 김이항 약사가 마약 예방 교육을 하고 있다. /이태경 기자

최근 10대들의 마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대처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23일 기본적으로 마약 자체를 접하지 않는 게 중요하지만, 그동안 수동적이었던 마약 문제 대처를 능동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전에는 경찰 등이 범죄 차원에서 접근했지만 이제는 일상 속에 스며든 마약을 인정하고, 가정과 교육기관에서부터 적극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윤흥희 한성대 마약알코올학과 교수는 “냄새나 신경과민 등을 잘 살펴야 한다”며 “학생들은 신체가 미성숙해 마약류 1~2회 투약만으로 증상을 나타낼 수 있어서 잘 살피는 게 도움이 된다”고 했다. 10대들은 약물의 냄새를 숨기기 위해 껌을 자주 씹거나 향수를 과도하게 뿌리곤 하는데 이런 변화를 가정에서 잘 포착해야 한다고 윤 교수는 전했다. 대마 등을 했을 때 눈이 충혈되고 졸려 보이는 부작용도 있다. 호르몬 변화로 예민함이 심각해질 수도 있다. 폭력성이 높아졌다가 급격히 떨어진다거나 행동이 지나치게 느려지는 경우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지난달 서울 동대문에서 필로폰을 투약했던 여중생도 어머니의 신고로 경찰에 입건됐다. 당시 여중생은 마약을 두 번 투약했지만 몸이 간지러운 등의 금단 증상을 보였다.

‘나비약’ 등으로 불리며 청소년 사이에 남용되는 식욕 억제제나, 집중력 향상을 이유로 복용하는 마약류는 끊어야 한다고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나비약에는 펜터민이라는 마약 성분이 있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의사의 정당한 처방전 없는 복용은 곧 마약 복용”이라고 했다.

/그래픽=김성규
/그래픽=김성규

마약 자체를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도록 위험성을 알리고 거절하는 연습 또한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21일 오후 2시 경기 시흥시 서해고등학교 강당에서는 약사 김이항(59)씨가 재학생 70여 명 앞에서 마약 관련 강의를 했다. 대한약사회 의약품안전사용 강사인 그는 “단지 생각하는 것만이 아니라 입으로 외쳐보는 게 중요하다”며 마약 거절하기 연습을 제안했다. 김씨가 “마약은 단 한 번도!”라고 선창하자, 학생들은 팔로 머리 위에 엑스(X) 자 표시를 만들며 “안 돼요!”라고 외쳤다. 이날 수업을 들었던 서해고 이서인(16)군은 “평소 소셜미디어나 나무위키 같은 검색 사이트에서 마약 관련 팝업 광고가 뜨면서 의도치 않게 보게 될 때가 종종 있다”며 “스스로 마약이 범죄라는 인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학생들이 마약 관련 캠페인의 주체가 돼 마약을 적극 거부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성만 한동대 상담심리사회복지학부 교수는 “2020년부터 보건복지부에서 청소년 금연을 위해 ‘노담(NO 담배) 캠페인’을 진행 중인데 학생들은 노담 선언을 하는 것이 개인주의 세대의 쿨한 다짐으로 받아들인다”며 “마찬가지로 마약을 하지 않는 걸 ‘스스로 선택한 쿨한 결정’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업체에 마약 관련 신조어 등의 검색 차단을 요구해 젊은 층의 마약 정보 노출 자체를 줄여야 할 필요도 있다. 마약 떡볶이, 마약 김밥 등 일상에서 자주 사용되는 마약 관련 표현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었다.

최근 10대의 마약 투약이 증가한 건 코로나의 영향이 크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때문에 코로나 기간 취약해진 청소년들의 관계 회복도 중요하다고 했다. 김영호 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는 “교우 관계 불화나 부모님과의 소통 단절 등이 청소년 마약 중독의 주원인일 때가 많은 만큼 지식 전달 교육 못지않게 청소년들의 심리 건강을 살펴야 한다”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작년 10대 마약 사범은 481명으로 지난 2017년(119명)의 네 배 이상으로 늘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3년 전 한인 운영 버나비 두 식당에 불 질러
이후 같은 식당에 또 방화… 55만 달러 재산 피해
▲해당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 없음 (출처=Getty Images Bank) 한인이 운영하는 두 식당에 불을 지른 방화범이 징역 5년 형을 선고받았다.   1일 BC RCMP는 지난달 21일 BC주 대법원이 버나비...
아시아 문화유산의 달을 맞이하는 정무 차관의 성명
반인종 차별 이니셔티브 담당 메이블 엘모어 정무 차관은 아시아 문화유산의 달(Asian Heritage Month)을 기념하여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올해 아시아 문화유산의 달은 우리...
스트라타법 개정··· 거주 연령 제한 있어도 못 쫓아내
입주민의 곧 태어날 아이, 배우자, 성인 자녀 등 적용
BC주가 스트라타(strata) 법을 손봐, 젊은 가족들의 억울한 퇴거를 방지한다.   1일 라비 칼론 주택부 장관은 55세 미만의 거주 연령 제한 규정이 있는 스트라타에서 곧 출산하거나 새로운...
12일 만에 잠정합의안 도출··· 1일 업무 복귀
“3만5000명 국세청 노조는 파업 지속할 것”
캐나다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벌어진 연방 공무원 파업이 12일 만에 종료됐다.1일 캐나다 공공서비스연맹(PSAC)은 12만 명의 연방 공무원으로 구성된 재무부 산하 4개 그룹이 정부와...
“참전용사 희생에 감사, 발전된 한국 보여드릴 기회”
방미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미국을 방문한 HD현대 정기선 사장이 방미 기간 중 미국 앨라배마 현지법인 등을 방문해 직원 격려 행사를 가졌다. 정 사장은 6·25전쟁 참전용사의 가족이 미국...
[이주의 세계지식]
이번 주는 책상 앞에 앉아 기사를 쓰다가도, 초록으로 뒤덮인 창 밖 풍경에 시선을 빼앗기곤 했습니다. 아직 날씨는 쌀쌀하지만 새파란 나뭇잎을 보면 여름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집니다. 4월의 마지막주,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보내셨나요?다가올 5월을 준비하며,...
미 국방부는 최근 한미 양국의 핵 불능화(Disablement) 부대가 한반도에서 연합 훈련을 했다고 밝히며 훈련 사진을 공개했다. 이번 훈련 사진 공개는 한미 정상이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위협에 맞서 ‘핵협의그룹’을 창설하기로 합의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워싱턴...
BC 산재 사망 근로자, 전년 대비 20명 늘어
발암물질 노출·외상성 부상·충돌 사고가 주원인
지난해 BC주에서 업무상 사고와 질병으로 사망한 근로자 수가 작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BC주 노동안전청(WorkSafeBC)이 4월 28일 산재노동자의 날(National Day of Mourning for workers)을...
“SPS 전환” BC주 권고에, 써리 “RCMP 유지할 것”
협상 가능성 있지만, 논란 장기화 가능성 커
써리시가 주정부의 권고를 거부하고 RCMP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자치경찰 논란이 좀처럼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있다.   브렌다 로크 써리 시장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우리...
5월 15일부터 온라인 주차 패스 미리 받아야
올해부터 사용자 계정 도입 “노쇼 방지할 것”
포트무디 북쪽에 위치한 번츤 레이크(Buntzen Lake)를 방문할 예정인 주민들은 올여름에도 사전 주차 예약이 필요하다. 27일 번츤 레이크 저수지를 관리하는 BC하이드로는 지난해...
2월 GDP 0.1% 증가에 그쳐··· 3월 마이너스 성장
연방 공무원 파업에 2분기 경제 전망도 어두워
캐나다의 경제 성장 속도가 더뎌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28일 연방 통계청은 지난 2월 캐나다의 국내총생산(GDP)은 전달 대비 0.1%가 증가하며,...
사기 일당, 친분 쌓은 후 앱 통해 거액 투자 유도
알고 보니 앱도 잔고도 가짜··· 버나비 노인 ‘눈물’
한 버나비 노인이 최근 750만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사기를 당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7일 RCMP에 따르면 버나비에 거주하는 한 여성 노인이 지난 12월 거액의 스캠 피해를...
낯선 밴쿠버 생활 도와주는 웹사이트 6곳
▲사진출처= Getty Images Bank코로나19 규제도 풀리면서 관광, 유학, 이민을 위해 캐나다를 찾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캐나다는 다문화주의 국가로 다양한 인종들이 어우러져 생활하는 만큼,...
▲세인트 본 콜루치(22)가 성형수술을 받기 전 모습(왼쪽)과 후의 모습./데일리메일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지민을 닮고 싶어 했던 캐나다 배우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승객에 폭행당해 다쳤지만 보상은 전무
BC 정부 “긱워커 보호 방안 검토 중”
한 우버(uber) 기사가 승객에게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긱워커(gig worker)에 대한 보호장치가 하루빨리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풀타임 우버 기사인...
공공 서비스 피해 ‘눈덩이’··· 국세청 청원도 쇄도
정부, ‘업무복귀명령’ 마지막 초강수 쓸까 주목
공공 근로자 15만5000명이 참여하는 연방 공무원 파업이 2주째 이어지고 있지만 협상 타결 기미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 캐나다 공공서비스연맹(PSAC)은 수요일 공개 서한을 통해...
‘메디케어 보호법 위반 의혹’ 텔러스 헬스와 합의
“의료 서비스는 부가 아닌 필요에 따라 제공되어야”
▲애드리언 딕스 보건부 장관 (출처= BC Government Flickr) BC주가 유료 진료 서비스로 메디케어 보호법(Medicare Protection Act) 위반 논란을 빚었던 텔러스 헬스(Telus Health)와 합의를 맺으며, BC...
스카이트레인역의 노선이 밴쿠버가 마블 스튜디오의 세계관에 들어온 것처럼 재해석돼 마블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트랜스링크는 현재 ‘어메이징 브렌트우드’에서 진행 중인...
BC페리, 의료 여행 예약금 18달러 면제키로
BC 페리가 일부 의료 여행(medical travel)에 대한 예약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26일 BC 페리는 전문의의 진료 예약을 받기 위해 페리를 타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예약금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찰스 3세 호감도 28%, 커밀라 호감도 18%
대관식 관심도 떨어져··· 군주제 폐지 여론 상승
▲지난 2017년 여름 캐나다 방문 당시의 찰스 3세와 카밀라 (출처= Canada.ca) 다음 달 찰스 3세의 영국 국왕 대관식이 열릴 예정이지만, 캐나다인의 절반 이상은 그를 국가의 군주로 인정하지...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