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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병 고혈압 방치했다간··· 질병 도미노 못 막는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05-15 08:42

혈압 높으면 혈관벽에 지속적인 압력·손상
손상 부위에 콜레스테롤·노폐물 쉽게 쌓여



우리 몸 구석구석에 피를 보내기 위해서는 심장에서 적절한 압력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것이 혈압이다. 혈압이 140/90㎜Hg 이상으로 상승하는 고혈압이 되면 혈관의 약한 부분이 손상되거나 터진다. 혈관 손상은 조용히 이뤄지기 때문에 고혈압을 '소리 없는 살인자'라고 부른다. 혈관 손상은 어느 장기에서 이뤄지느냐에 따라 협심증·심근경색 같은 관상동맥질환, 뇌혈관질환, 치매, 심부전 같은 합병증이 발생한다. 합병증은 하나같이 치명적이다. 평소 혈압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고혈압 합병증 1위는 관상동맥질환

고혈압은 워낙 유병 인구가 많아 '국민병'으로 불린다.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수는 1374만명(2021년 기준)에 달하고, 이는 30세 이상 인구의 약 30%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고혈압 유병률은 더욱 늘어나 60대에는 48%, 70대 이상은 66%가 고혈압을 갖고 있다.

고혈압은 흔한 질환이지만 가볍게 보면 안 된다. 한국인의 주요 사망원인이 되는 심혈관질환(사망원인 2위)과 뇌혈관질환(사망원인 4위)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고혈압으로 인해 한 해에 새롭게 발생하는 합병증 규모는 38만명에 달하며, 그 중 관상동맥질환 17만1000명, 뇌혈관질환 11만7000명, 심부전 7만7000명에 이른다.

혈압이 높아지면 혈관은 지속적으로 손상을 입게 되는데 손상 부위에 콜레스테롤과 칼슘·노폐물 등이 더 쉽게 쌓여 혈관이 좁아지고 막히게 된다. 혈관 중에서도 심장근육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해주는 관상동맥이 좁아져 혈류장애가 일어나면 협심증이, 완전히 막히게 되면 심근경색이 발생한다. 관상동맥이 막히면 심장 근육에 괴사가 일어나고 돌이킬 수 없게 된다. 한국인 29만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수축기 혈압이 20㎜Hg 높아질 때 관상동맥질환을 포함한 심혈관질환 위험이 약 2배씩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혈압, 뇌졸중 원인의 절반

뇌에는 고혈압이 더 치명적이다. 실제 뇌졸중 원인의 절반이 고혈압이라는 대규모 연구도 나온 바 있다. 캐나다 맥마스터대학 인구보건연구소에서 유럽·아시아·아메리카·아프리카·호주 등 세계 32국의 뇌졸중 환자(1만3447명)와 대조군(1만3472명)을 대상으로 뇌졸중 발생 때 기여하는 위험 정도(PAR)를 분석했다. 그 결과, 뇌졸중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고혈압으로 나타났다. 고혈압은 뇌졸중 발생에 47.9%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압이 높으면 지속적으로 혈관벽에 높은 압력을 가하게 되면서 혈관이 손상되고 염증이 발생, 동맥경화증을 유발한다. 특히 뇌는 우리 몸에서 가장 혈류가 많이 가는 장기이므로 혈압의 영향에 민감하다. 실제 뇌의 무게는 몸무게의 2~2.5%에 불과하지만, 뇌로 가는 혈류의 양은 전체의 20%에 달한다. 또 심장에서 대동맥을 통해 혈액이 뿜어져 나올 때 가장 먼저 도달하는 장기도 뇌이기 때문에 그만큼 혈압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고혈압은 치매 발병률도 높인다. 미국 연구팀에서 1만4000여 명을 대상으로 약 32년 동안의 진료 기록을 관찰·분석한 결과, 중년(45~64세), 초기 노년기(65~74세)에 높은 혈압(수축기 혈압 120㎜Hg 이상)을 갖고 있을 경우 80세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정상 혈압인 사람에 비해 약 30% 더 높았다.

짜게 먹는 습관은 꼭 고쳐야

치명적인 질병의 도미노를 막으려면 고혈압 조절이 필수다. 먼저 자신의 혈압 수치를 알자. 혈압이 140/90㎜Hg 이상인 경우 고혈압에 해당하며, 수축기 혈압 120~139㎜Hg이거나, 확장기 혈압 80~89㎜Hg인 경우는 고혈압 전단계라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젊은 고혈압 환자가 늘었는데, 진단이 잘 되지 않아 대한고혈압학회는 일반인들도 2년마다 혈압을 측정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고위험군이라면 1년마다 혈압을 측정하라고 권고한다.

고혈압 원인으로 손꼽히는 것이 '짜게 먹는 식습관'이다. 소금을 다량으로 섭취하면 소금 속 나트륨이 혈액 속에 많아지고 삼투압으로 인해 혈액량이 증가하는데, 이것이 곧 혈관 내벽을 눌러 혈압이 올라간다. 한국인은 나트륨 섭취가 과거에 비해 줄어들긴 했지만(2021년 기준 3038㎎), 여전히 권고량인 2000㎎을 훌쩍 넘어선다. 특히 국에 말아먹는 습관은 고쳐야 한다. 소금 섭취가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민대 식품영양학과 연구에 따르면 국물 음식의 건더기만 먹고 국물을 마시지 않으면 나트륨 섭취를 3분의 2가량 줄일 수 있다. 고혈압이 걱정된다면 국에 밥을 말아 먹지 않는 것이 좋고, 국을 먹어도 가급적 건더기 위주로 먹는 것이 좋다. 그밖에 충분한 채소 섭취, 체중 감량, 운동 등 생활요법을 실천해야 한다. 고혈압은 초기에 조절해야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과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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