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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하늘 수놓은 보랏빛 불꽃··· BTS 10년 대규모 인파

신지인 기자 고유찬 기자 안준현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06-17 13:50

안전 위해 경찰 700명 배치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방탄소년단(BTS)의 데뷔 10주년 페스타가 열린 가운데, 한낮 더위에도 전세계에서 찾아온 팬클럽 ‘아미’들로 한강공원이 북적였다. 주최측은 이날 한강공원과 인근까지 40만명이 방문했고, 이중 외국인은 12만명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가장 인파가 많이 모였던 오후 8시 기준 5만명의 인파가 운집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오후 4시가 되자 BTS의 리더 RM이 직접 ‘오후 5시, 김남준입니다’라는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행사장 메인 무대에 시민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메인무대 대형 전광판에서는 ‘피 땀 눈물’ ‘버터’ 등 BTS 뮤직비디오가 계속 흘러나왔고, 노래를 따라 부르고 춤을 추기도 했다. 일부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멤버가 화면에 나올 때마다 환호하고, 미리 준비한 플래카드나 손팻말 등을 들고 환호하고, 근처 팬들은 이에 화답해 환호성을 질렀다.

17일 오후 한낮 기온 30도에 달하는 더운 날씨에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은 방탄소년단(BTS)의 데뷔 10주년 페스타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찾아온 팬클럽 ‘아미’들로 북적이고 있다./고운호 기자
17일 오후 한낮 기온 30도에 달하는 더운 날씨에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은 방탄소년단(BTS)의 데뷔 10주년 페스타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찾아온 팬클럽 ‘아미’들로 북적이고 있다./고운호 기자

이날 오후 여의도 일대는 한낮 기온이 30도까지 치솟는 등 뜨거운 날씨에도 한강공원은 BTS의 데뷔 10주년 페스타를 보기 위해 전국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팬클럽 ‘아미’들로 북적였다. 서울 지하철 여의나루역 3번 출구 등에선 지하철을 타고 온 BTS 팬들이 쉴새없이 밀려 나왔다. 일본인 관광객 사와구치 야스코(28)씨는 “BTS 10주년 페스타에 참가하기 위해 회사에 일주일 휴가를 내고 한국을 찾았다”며 “너무 설레고 들뜬다”고 했다.

원효대교 서편 바로 앞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앞에는 오후 2~3시부터 이미 수천 명의 사람들이 돗자리를 깔고 자리를 잡고 있었다. 뜨거운 햇볕을 피하기 위해 대부분 양산을 쓰거나 얼음물을 안고 있었다. 부산에서 친구들과 함께 올라온 최은미(31)씨는 “앞쪽 자리를 잡기 위해 새벽부터 ktx를 타고 올라와 아침 9시에 자리를 잡았다”고 했다. 나무 아래 그늘에는 이미 사람들이 자리를 잡아 앉을 자리가 없었고, 아예 이동식 텐트를 가져와 쳐놓은 사람들도 보였다. 본 행사에 앞서 전시존에 마련된 주요 전시 부스들마다 입장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줄이 20m 넘게 늘어섰다. BTS가 활동한 10년의 역사를 담은 ‘BTS 히스토리 월’과 ‘10주년 페스타 기념 조형물’ ‘달려라 방탄 무대 의상 전시’ 포토존 앞에도 수백 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 사진 촬영 대기 중이었다.

5시가 넘어서자 전시부스 등 다른 곳에 있던 팬들이 점점 대형 스크린 앞으로 집결하기 시작했다. 대형 스크린 앞 잔디밭 가운데를 관통하는 통로 역할을 하던 길은 구경하는 인파로 막혔다. 잔디밭 중간에 있는 사람은 화장실에 가려고 해도 빠져 나올 수 없을 정도였다. 잔디밭 외곽 통로에도 사람들이 몰려들어 일종의 ‘스탠딩 좌석’이 되어가고 있었다.

중학교 3학년 딸과 함께 왔다는 신모(47)씨는 “딸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서 경기 용인에서 온 가족이 함께 왔다”며 “오후 8시30분 불꽃쇼가 끝날 때까지 즐길 예정”이라고 했다. 공연을 보기 위해 인천에서 왔다는 석주희‧박예지(32)씨는 “4년째 팬 활동 중인데, 오늘을 기념하기 위해 오전 11시부터 한강공원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다”며 “그늘 밑에서 기다렸는데도 너무 더워 얼음물만 3통째다”라고 했다.

경찰은 이날 현장 질서유지와 인근도로 교통안내 등을 위해 700여명이 현장이 배치됐다. 경찰과 안전 요원들이 확성기를 들고 “통로를 막지 말아주세요” “이동해주세요” “여기 멈춰서 보시는 곳 아닙니다” “여기 서 계시면 안됩니다” 등을 외쳤다. 모니터가 보이는 자리를 찾지 못해 발걸음을 돌리는 시민들도 있었다. 경북 영주에서 온 최승주(24)씨는 “전시 부스에 한눈이 팔려 일찍 자리를 못 잡았다”며 “이미 잔디밭에 사람들이 가득 차 스크린이 보이는 자리가 없다”며 발걸음을 돌렸다. 더운 날씨 탓에 40대 여성 1명이 한 때 실신했다가 건강을 회복하기도 했다.

오후 5시가 되자 메인무대 앞 잔디밭에는 수천명의 인원이 자리를 깔고 앉아 화면 속 BTS 공연과 프로그램을 감상했다. 잔디밭 옆 길목에 사람들이 모이자 경찰은 “통로는 스탠딩석이 아닙니다” “통로 막지말고 이동해주세요”라고 안내 방송을 했다. 잔디밭에 앉은 일부 팬들이 일어나서 환호하자 “앉아주세요” “안보여요” 같은 외침도 들렸다.

오후 8시 30분부터는 30분간 불꽃쇼가 시작됐다. 자리를 미처 잡지 못한 시민들이 앉을 자리를 찾아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불꽃을 보려 강변 근처로 뛰거나,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도 했다. 안전 관리 스태프들은 “자전거 내리세요” “뛰지 마세요”라고 외치고, 통행로에 서서 불꽃 축제를 찍는 사람에게 “서있지 말고 이동하세요”라고 했지만 사람들은 안내를 따르지 않았다.

불꽃을 쏘는 원효대교 앞 4m 폭의 통행로는 관람객이 모여 1m 수준으로 좁아졌다. 강변 풀밭과 계단은 불꽃을 보기 위해 앉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시민들이 이동하지 않고 주춤거리자 5~10m 간격으로 배치된 안전요원들이 사람들을 이동시켰다. 한 외국인은 앞에 서 있는 사람에게 “Please, sit down(앉으세요)!”라고 외쳤다.

불꽃쇼가 끝나자 대부분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공원을 빠져나왔다. 인파가 몰릴 것을 대비해 이날 오후 2시부터 무정차 운영됐던 5호선 지하철 여의나루역은 오후 9시 15분쯤 재개방했으나, 2분 뒤 다시 폐쇄됐다. 경찰은 “조금 더 걸어서 여의도역이나 샛강역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안내 방송을 했다.

대규모 인파가 몰린 행사였지만 참가자들이 모두 쓰레기를 되가져가는 등 시민 의식이 빛났다. 대부분의 인파가 빠져나간 뒤에도 한강공원 바닥은 깨끗했다. 행사가 끝난 뒤 아미들은 쓰레기를 비닐봉지에 담은 뒤 한강공원에 배치된 쓰레기망에 버렸다. 주최 측은 30m 간격으로 쓰레기통을 설치하고 ‘쓰레기는 대형망에 넣어주시고 음식물쓰레기는 분리배출 바란다’는 배너를 세웠다. 행사가 끝날 쯤 주최 측이 쓰레기통을 치우자, 20대 여성 두 명은 “쓰레기통 벌써 치웠네”라며 “그냥 쓰레기 가져가고 집 근처에서 분리수거 하자”고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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