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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교육비, 아이슬란드 GDP랑 맞먹어”··· CNN도 ‘Hagwon’ 조명

정채빈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07-02 12:21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킬러문항’을 배제하기로 결정된 가운데, 외신도 해당 소식을 전하며 한국이 사교육 과열 문제에 대해 조명했다.

미국 CNN은 1일(현지 시각) ‘한국, 출산율 위기의 원인으로 비난받는 8시간짜리 시험에서 킬러 문항을 없앤다’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를 실었다. 해당 기사는 CNN 홈페이지 대문 화면에 배치됐다.

CNN은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가 걸을 수 있을 때쯤 많은 부모들은 명문 사립 유치원을 찾기 시작한다”며 “이들의 목표는 아이가 18세쯤 되면 8시간의 대학 입학 시험을 통과해 명문대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모와 자녀 모두 ‘고되고 값비싼 여정’을 치러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같은 시스템은 교육 불평등, 청소년의 정신적 문제, 출산율 급감 등의 원인으로 꼽혀 학계, 당국, 교사, 학부모 등으로부터 비난 받는다”며 “한국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 주 조치를 취했다. 바로 대학 입시를 더 쉽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CNN은 한국 학생들이 다니는 학원을 영어로 번역하지 않고 한국 발음을 살려 ‘Hagwon’으로 표기하며 “한국 학생들은 학교 정규 수업이 끝나면 바로 저녁에 학원에 가고, 집에 와서도 새벽까지 공부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어 “한국의 학원 산업은 방대하고 수익성이 있다”며 “지난해 한국인은 사교육에 총 200억 달러(약 26조원)을 지출했다. 이는 아이티(210억 달러)와 아이슬란드(250억 달러)와 같은 국가의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했다.

CNN은 “지난해 한국의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전체 학생의 78.3%가 사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많은 한국 부모들이 뒤쳐질 것이 두려워 자녀 교육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같은 세태를 ‘생존 경쟁(rat race)’이라고 언급하며 “한국은 교육비 때문에 자녀를 18세까지 키우는 데 가장 돈이 많이 드는 나라로 정기적으로 꼽힌다”고 했다.

CNN은 “최근 16년 동안 한국 정부는 2000억 달러(약 263조원) 이상을 쏟아부으며 출산을 장려해왔다”면서도 “지금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대체로 효과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활동가들을 인용해 “한국은 고착화한 성 규범을 해체하고, 일하는 부모를 위한 지원을 확대하는 등 더 깊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킬러 문항’ 배제 결정과 관련해서는 “11월 수능을 준비해온 많은 고등학생들이 갑작스러운 변화에 눈앞이 깜깜해진 기분을 느끼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사교육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이번 결정이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고 했다. CNN은 한 트위터 이용자가 “사교육 열풍을 없애는 길은 킬러 문항을 없애거나 수능 난도를 낮추는 게 아니다”라며 “학벌과 상관없이 안전하고,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으며, 충분한 보수를 주는 직장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적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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