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에서 수해 실종자 수색작전 도중 사망한 해병대 장병 고(故) 채수근 상병(20)의 부모가 국민과 정부가 보낸 추모의 뜻에 대한 감사인사를 전했다.
채수근 상병 영결식이 열린 22일 해병대는 채 상병 부모가 자필로 쓴 감사편지를 공개했다.
채 상병 부모는 편지에서 “전 국민의 관심과 위로 덕분에 장례를 잘 치를 수 있었다”며 “진심어린 국민여러분들의 마음을 잊지 않고 가슴 깊이 간직하겠다”고 했다.
채 상병 부모는 “윤석열 대통령님의 말씀과 조전으로 큰 위로가 되었다. 한덕수 총리님을 비롯해 각계각층에서 먼 거리를 마다 않고 기꺼이 찾아오셔서 진심 어린 격려를 해주셨다. 유가족을 다독여주신 귀한 말씀들을 기억하며 어떻게든 힘을 내서 살아가 보겠다”며 “특히, 신속하게 보국훈장 추서해주셔서 수근이가 국가유공자로서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도록 조치해주신 보훈관계당국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채 상병 부모는 “끝까지 우리 아이 수근이 마지막 가는 길에 함께해주신 김계환 해병대사령관님을 비롯한 장병 여러분들과 유가족 심리치유를 지원해주신 119대원, 해병대출신 전우회 등 장례를 무사히 치를 수 있게 도와주신 수많은 관계자 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채 상병 부모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수근이가 사랑했던 해병대에서 철저한 원인규명을 통해 다시는 이같이 비통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반 규정과 수칙 등 근본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주시기를 기대한다”며 “또, 안전한 임무수행 환경과 장비들을 갖추는 등 강고한 대책을 마련해서 ‘역시 해병대는 다르다’는 걸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게 해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간절하게 부탁드린다”고 했다.
끝으로 채 상병 부모는 “해병대 가족의 일원으로서 국민과 함께 해병대를 응원하며, 해병대가 더욱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항상 지켜보겠다”며 “정말 원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수근이가 이 자리에 같이 있다면 여한이 없겠다는 심정 뿐”이라고 했다.
채 상병 부모는 해병대를 비판하는 대신 재발 방지를 통해 또 다른 해병에게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부했다. 생때같은 자식을 잃었음에도 누군가를 원망하는 말은 없었다.
채 상병은 지난 19일 경북 예천군 보문교 일대 내성천에서 폭우와 산사태로 실종된 주민들을 찾던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후 숨진 채 발견됐다.
채수근 상병의 빈소는 지난 20일 포항 해병대 1사단에 차려졌다. 사고 당시 일병이었던 그는 순직 이후 해병대가 상병으로 추서했다.
채 상병은 21일 보국훈장 광복장을 수여받았다. 보국훈장은 국가안전보장에 뚜렷한 공을 세운 사람에게 주는 훈장이다.
채 상병은 20일에는 해군본부 전공사상 심사위원회에서 ‘순직1형’으로 인정받았다. 순직1형은 별도의 심사 없이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을 수 있으며, 국립묘지에 안장된다.
채 상병의 어머니 하씨는 22일 영결식 도중 아들의 영정 사진을 부여잡으며 오열하다 쓰러져 119 구급대의 응급 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후 하씨는 휠체어를 탄 채로 아들의 관에 손을 대며 “사랑해, 우리 아들 사랑해”라고 말하다 관 위로 쓰러져 울었다.
유족에 따르면 채 상병은 전북소방본부 소속 채모(57) 소방위의 아들로, 채씨가 아내와 결혼 생활 10년차 되던 해에 시험관 시술로 얻은 외동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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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비판 대신 재발방지 강조··· 故채수근 상병 부모의 편지
2023.07.22 (토)
“강고한 대책 마련으로 ‘역시 해병대는 다르다’는 걸 보여달라”
22일 경북 포항시 해병대 1사단 내 강당에서 운구되는 故채수근 상병의 관을 어머니 하씨가 부여잡고 쓰러져 울고 있다. 채 상병은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이승규 기자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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