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밴쿠버 모스키토 크릭 인근에 위치한 노마드 커피(Nomad Coffee)에 방문하는 고객들은 음료 주문 후, 본인이 미리 준비해 온 컵을 익숙하듯 바리스타에게 넘겨준다. 이곳에서는 일회용 종이컵과 플라스틱컵은 절대 취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철학을 갖고 지난해 5월 중순 문을 열었던 노마드 커피는 지난
22일 5만 개의 일회용컵 절약이라는 이정표를 달성했다.
노마드 커피의 아넷 김 대표는 “5만 개의 종이컵을 아끼는 일이 별일
아닐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가 일으키는 조그만 파장이 언젠가는 노스밴쿠버와 BC를 넘어 캐나다 전체로 번질 수 있지 않을까요?”라며 웃었다.
손주에게 깨끗한 환경 물려주고 싶어
지난 약 10년간 밴쿠버 종합병원(VGH)과
노스밴쿠버 론스데일 두 곳에서 ‘Bean Around the World’ 카페를 운영했던 김 대표는
매일 수백 개의 일회용컵이 버려지는 것을 보는 게 마음 아팠다고 한다.
“팬데믹 시기에 손주가 태어났어요.
요즘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를 계속 목격하면서 ‘어떡하면 이 아이와 다음 세대들에게 깨끗하게
보존된 환경을 물려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던 중, 일회용컵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카페 아이디어를 떠오르게 됐어요. 그리고 1년
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쳐, 새로운 브랜드의 이름으로 카페 문을 열게 됐답니다.”
유목민이라는 뜻의 ‘노마드’라는
브랜드 이름도 유목민이 새로운 곳에 정착하면 그곳의 자연을 존중하면서 살아가고, 떠날 때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따왔다.
또한 노마드 커피는 일회용컵만 아끼는 것이 아니라 냅킨이나 테이크아웃 박스 등도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제품을
쓰고, 심지어 인테리어도 재생과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인 코르크를 많이 사용했고, 스피커는 50년 전 중고 모델을 저렴하게 구입해 잘 쓰고 있다.
본인 컵 가져오는 모습 보면 뿌듯해져
그렇게 문을 연 노마드 커피는 일회용컵 사용을 완전히 배제하고, 테이크아웃
손님들에게는 본인의 컵을 갖고 오게 하거나(Bring Your Own Cup, B.Y.O.C), 여러
종류의 재활용컵을 저렴하게 판매 혹은 대여하기로 했다.
하루에 수백 명의 손님이 방문하는 카페 입장에서 편리하면서 저렴한 일회용컵 사용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은 큰 모험일
수밖에 없었다. 카페의 취지를 설명하는 바리스타에게 ‘커피
한잔 마시러 왔을 뿐인데, 무슨 설명이 그렇게 길어?’라고
화내면서 발걸음을 돌리는 손님도 적지 않았다.
“재정적인 부담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제로 일회용컵’ 철학을 포기하려 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그래도 이제 1년이 지나니까 대부분의 고객들은 저희의 취지에 많이
공감을 해주고 계세요. 어린 아이들이 부모님의 손을 잡고 와 미리 준비해 온 텀블러에 핫초콜릿을 받아가고, 동네 어르신들이 집에서 오래된 머그컵을 갖고 오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5만 명의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흐뭇해져요.”
김 대표는 그가 운영하고 있는 다른 카페에서도 최대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고, 이 노력 덕분에 론스데일에 위치한 ‘Bean around the World’
카페는 노스밴쿠버 시청으로부터 지속 가능성(Environmental Sustainability)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인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환경 보호에 앞장
노마드 커피는 일회용컵을 아낀다는 친환경 컨셉뿐만 아니라 훌륭한 품질의 커피와 베이크 제품으로도 지역 주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고객이 비한인이지만, 약과 쿠키와 고추장 스콘, 불고기 브리오슈 등 한식이 접목된 메뉴를 선보이며 한식을 알리는데 앞장서는 중이며, 텀블러의 캐릭터도 전래동화 ‘까치 호랑이’에서 착안한 호랑이 캐릭터를 사용하는 등 한국 문화를 자랑하고 있다. 게다가 ‘Nomad’라는 브랜드 안에 한글 ‘오’를 집어넣는 센스를 발휘했다.
“캐나다에 이민 온 지 20년이
넘었지만 저의 정체성은 한국인이잖아요. 그래서 한국을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더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더라고요. 그리고 언젠가는 우리의 컨셉을 스타벅스나 맥도날드 같은 대형 기업에도 전파해, 매년 5만 개가 아닌 5백만
개 이상의 일회용컵을 아끼는 데 일조하고 싶어요.”
<Nomad Coffee>
웹사이트: www.nomadyvr.ca
주소: 1415 Bewicke Ave, North Vancouver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 |
![]() |
“마케터에서 빅테크 개발자로··· 출신 배경이 강점됐죠”
2025.03.21 (금)
마이크로소프트(MS) 엔지니어 안혜선 씨
서른 중반에 해외 이직 성공··· 입사 1.7년차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시애틀 본사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 중인 안혜선 씨 비전공자가 IT업계에 취업하는 일은 불가능하진 않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도전이다. 특히나...
|
“할머니표 김치찌개가 금메달 요리의 원동력 됐죠”
2025.02.21 (금)
캐나다 요리 경연대회 우승자 알렉스 김 셰프
한식 재료에서 많은 영감··· 메뉴에 활용하기도
알렉스 김 셰프(가운데)가 지난 1일 오타와에서 진행된 캐나다 요리 경연대회 우승 이후 기뻐하고 있다 / Canadian Culinary Championship 지난 2월 초 오타와에서 열린 캐나다 요리 챔피언십...
|
“아픔 치유하는 그림의 힘··· 현대인의 마음 건강 돌봐요”
2025.01.31 (금)
미술치료 9년차 박난 심리상담사의 이야기
아트파크 심리상담소의 박난 상담사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 속에서 불안과 스트레스,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경험이다. 하지만 거창한 심리 상담을 받기에는...
|
지천명에 나이·언어 장벽 넘어 캐나다 의사로
2024.12.27 (금)
한국 흉부외과 과장에서 캐나다 의사 되기까지
캐나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손영상 박사의 도전기
구로병원 흉부외과 과장으로 일하다 50이 다된 나이에 캐나다로 이민, 53세에 나이에 캐나다 의사 면허를 취득한 손영상 박사한국에서 대학 병원 흉부외과 과장으로 근무하며 탄탄한...
|
“캐나다 MZ 홀린 ‘퍼프 패딩’ 제 손 거쳐 탄생했죠”
2024.11.29 (금)
캐나다 대표 브랜드 아릿지아의 김채연 디자이너
“디자이너는 여행으로 시야 넓히는 것이 중요해”
아릿지아 매장에서 포즈를 취한 김채연 디자이너. 본인의 손을 거쳐 완성된 슈퍼 퍼프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밴쿠버에 살고 있다면 아릿지아(Aritzia)의 주력 상품인 슈퍼 퍼프(Super Puff)...
|
수요 급증하는 유망 직업 ‘언어재활사’의 모든 것
2024.10.18 (금)
Aretē Centre의 이민형 언어재활사
“원활한 의사소통 위한 다리 역할 하며 큰 보람”
언어나 의사소통과 관련된 장애를 진단하고 재활을 도와주는 언어재활사(Speech-Language Pathologist, SLP)는 최근 US뉴스&월드리포트가 발표한 최고의 직업 10위에 선정됐을 정도로, AI로...
|
[총선 인터뷰]버나비서 ‘한인 맞대결’ 최병하-이한 후보
2024.10.04 (금)
NDP 최병하 “경찰·검사 출신의 한인 목소리 대변자”
보수당 이한 “버나비 문제 직접 경험한 검증된 일꾼”
제43대 BC주 총선이 오는 10월 19일(토)에 다가온다. 총 93명의 BC주의원을 선출하는 이번 총선은 3회 연속 집권을 노리는 BC NDP(이하 NDP)와 중도우파인 BC 보수당(이하 보수당)의 2파전 양상으로...
|
도시를 탐구하는 사나이, 밴쿠버의 미래를 설계하다
2024.08.09 (금)
밴쿠버 도시계획가 이의태 씨
밴쿠버는 최근 몇 년간 심각한 주택 위기에 직면해 있다. 급격한 인구 증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주거비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주택 위기는 주거의 문제를...
|
“캐나다 바다 지킨다는 뿌듯함, 말로 설명 못해요”
2024.06.12 (수)
해군 15년차 전투체계 엔지니어 정인식 소령
강인한 정신력과 소명 의식은 필수
한인 캐나다 이민 역사가 60년을 넘어가면서, 주류 사회에서 큰 존재감을 나타내는 한인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이들은 커뮤니티와 한국-캐나다 관계 발전에...
|
더김치 홍진경 “집김치의 원조, 세계화에 앞장섭니다”
2024.05.10 (금)
[Biz&People] 식품 회사 CEO 겸 방송인 ‘홍진경’
김치 소비 트렌드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로 슈가 열풍이 김치 업계 전반까지 확대된 것이다. 자극적인 맛의 '맵단짠'(맵고...
|
코딩과 경영 둘 다 잡는 ‘취업 치트키’ 학과가 있다?
2024.03.29 (금)
컴퓨터공학과 경영학 결합한 UBC의 ‘BUCS 프로그램’
‘준비된 인재’ 키우는 양성 과정··· 진로 선택 폭 넓어 졸업생에게 직접 듣는 BUCS 만의 특별함과 차별성
눈부시게 발전 중인 인공지능(AI)은 우리의 삶과 여러 산업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기술과 경영이 융합한 인재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상황에서,...
|
“늦은 유학에도 '빅4 회계법인' 취업 성공했죠”
2024.03.06 (수)
UBC 파이낸스 전공한 박세원 EY 비즈니스 컨설턴트
한국 고교 졸업 후 UBC 거쳐 ‘세계 4대 회계법인’ 들어가기까지
현재의 취업 시장에서는 졸업 후 일자리를 빨리 찾을 수 있는 유망학과들이 주목받고 있다. UBC 사우더 경영 대학에서도 금융(Finance), 회계(Accounting)와 같은 학과들이 그중 하나로 꼽힌다....
|
“UBC 졸업생이 알려주는 국제경제학과의 모든 것”
2024.02.16 (금)
글로벌 부동산 기업 데이터 애널리스트 해리 안
UBC BIE 프로그램, 11년간 다양한 분야의 인재 양성 문제 해결 통해 인내심·사고력 향상··· 견고한 코호트
UBC의 유망학과로 꼽히는 ‘Bachelor of International Economics(이하 BIE)’가 신설된 지 11년이 되었다. 국제경제학과로 해석되는 BIE는 경제학과 경영학을 함께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국내...
|
푸른눈의 UBC 노교수 “내가 韓 역사 연구하는 이유는···”
2023.12.08 (금)
UBC 한국학과 설립의 주역 도널드 베이커 교수
다산 정약용, 광주 민주화운동 등 객관적으로 연구하려 노력 한국 양극화 문제 우려돼··· 발전 위해선 화합이 중요
한국은 풍부하고 독특한 역사·문화를 지니고 있고, ‘한강의 기적’으로 대변되는 눈부신 경제 성장, 그리고 최근에는 K-POP 등의 한류 열풍으로 한국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나날이...
|
빅데이터·인공지능의 현주소는? UBC 박재철 연구원이 들려주는 취업 준비 꿀팁
2023.11.14 (화)
UBC 경영 대학원 박사 과정 4년 차 '박재철 연구원'
최근 새롭게 대두된 빅데이터, 인공지능이 경제 동향이나 산업구조 다방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학가에서는 이러한 분야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
“이 직업이 궁금해요” 전문가에게 듣는 커리어 세계
2023.10.25 (수)
고등학생 대상 멘토링 행사··· 여러 분야 종사자 멘토로 나서
제품 관리자와 매니저 약사가 말하는 진로 탐색 팁
▲10월 7일 UBC 랍슨 스퀘어에서 열린 라움한글 주최 멘토링 행사에는 여러 분야의 멘토들이 참석해 한인 고등학생들에게 진로에 대해 팁을 전했다. (사진 제공=라움한글) 밴쿠버 온누리...
|
"23분에 담은 한국형 하우스 호러의 진수"
2023.10.11 (수)
두 번째 단편 작품 '정동' 연출한 최우진 감독
클리셰 배제한 독특한 호러로 VIFF서 호평
▲하우스 호러 단편영화 <정동>으로 VIFF에서 호평을 받은 최우진 감독 (사진= 김세정 인턴기자) 올해로 42회째를 맞이한 밴쿠버국제영화제(VIFF)가 지난달 28일 개막해 8일까지 성황리에...
|
한류 타고 번지는 한국어 열풍··· 그 현주소는 어디?
2023.09.01 (금)
캐나다 한국어 교육학회 고경록 학회장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환경 아직 열악”
지난달 17일 UBC 밴쿠버 캠퍼스에서 캐나다한국어교육학회(CATK) 학술대회가 개최됐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캐나다 전역 한국어 교육 관계자들이 대면과 비대면으로 참석해, 디지털 시대에...
|
“다음 세대 생각하며 종이컵 5만개 아꼈어요”
2023.07.28 (금)
[Biz&People] 노스밴쿠버의 ‘제로 일회용컵 카페’ 노마드 커피
노스밴쿠버 모스키토 크릭 인근에 위치한 노마드 커피(Nomad Coffee)에 방문하는 고객들은 음료 주문 후, 본인이 미리 준비해 온 컵을 익숙하듯 바리스타에게 넘겨준다. 이곳에서는 일회용...
|
“한국전 용사들의 헌신 기리며, 걷고 또 걷습니다”
2023.04.12 (수)
가이 블랙 씨, 가평전 기념식 맞아 랭리-포천 300km ‘대장정’
“한국전 기념사업 위해 평생 바칠 것”
가이 블랙(Guy Black) 재향군인회 명예 회원이 가평전투 기념식(4월 21일)을 앞두고, 오는 14일 한국전 용사들의 희생을 기억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의 첫걸음을 내디딘다. 블랙 씨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