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문신하셨나요? 가려주세요, 아니면 나가주세요

정상혁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08-12 14:10

과도한 문신에 위화감 호소 헬스·수영장 “가려야 입장”

“문신이 있다면 긴옷을 입어주세요.”

서울 역삼동의 한 유명 헬스장이 최근 공지한 ‘노 타투’(No Tatoo) 방침이다. 헬스장 특성상 신체 노출이 자유로운데, 팔·다리를 거의 덮는 과도한 문신으로 위화감을 조성하는 회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해당 공지가 적힌 입간판 사진이 소셜미디어에서 잇따라 공유되며 화제를 모았다. 이곳 관장은 “요새 본인만의 소중한 의미가 담긴 문신도 많고 이는 개성의 표출이라고 생각하지만 소위 ‘건달 문신’은 남이 봤을 때 상당히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나의 자유와 권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동시에 타인의 자유와 권리 또한 중요합니다. 이곳은 다중 이용시설입니다.”

◇文身 대중화에도… “불편해”

문신이 있는 경우 수영장 출입을 제한하는 울산의 한 호텔 안내문(작은 사진). 영화 ‘범죄도시3′에 등장하는 ‘초롱이’ 역시 전신에 넘치는 문신 탓에 이곳 입장이 불가하다. /네이버 블로그·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문신이 있는 경우 수영장 출입을 제한하는 울산의 한 호텔 안내문(작은 사진). 영화 ‘범죄도시3′에 등장하는 ‘초롱이’ 역시 전신에 넘치는 문신 탓에 이곳 입장이 불가하다. /네이버 블로그·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문신 인구 1300만명(보건복지부 추산) 시대. 문신이 대중적인 패션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지만, 적지 않은 반감 역시 속속 확인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가 지난 3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문신과 문신한 사람에 대한 인식에서 “불량하거나 무섭다”고 답한 비율이 66%를 차지했다. 문신 문화에 개방적인 20·30대에서도 각 58%, 61%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심지어 “혐오스럽다”고 답한 비율도 전체의 60%였다.

서울 신라호텔이나 부산 롯데호텔 등 전국 주요 호텔의 경우 문신이 있는 고객의 수영장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긴옷이나 래시가드 등으로 문신을 가려야만 입장을 허용하는 식이다. 그랜드하얏트서울 관계자는 “어린이를 포함한 전 연령이 이용하는 시설이다 보니 문신 사이즈가 큰 경우 래시가드 등을 무료 대여해 문신이 안 보이도록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원 심모(35)씨는 “며칠 전 기차 안에서 ‘팔토시’ 문신을 한 남자 승객을 보고 너무 무서웠다”면서 “문신이 유행처럼 퍼지곤 있지만 여전히 시각적 공포를 야기하는 만큼 입장 제한 조치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미성년자도 ‘조폭 문신’ 확산

흔히 '조폭 문신'으로 알려진 이레즈미로 가득한 영화 속 마동석의 몸. 미성년자들에게도 확산 추세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흔히 '조폭 문신'으로 알려진 이레즈미로 가득한 영화 속 마동석의 몸. 미성년자들에게도 확산 추세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온몸을 그림으로 도배한 인기 연예인이 넘쳐나고, 길거리에서도 남녀노소 흔한 풍경이 됐다. 한국타투협회 추정 국내 타투 시장 규모는 2조원 수준. 1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중·고등학생들도 문신에 과감해지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미성년자 타투’를 해시태그로 온라인 모객을 하는 업자들도 있을 정도다.

‘문신의 내용’도 과감해지고 있다. 이름이나 기념일 등의 각인을 넘어 일본 조직 폭력배의 상징 ‘이레즈미’까지 확산하고 있는 것. 용이나 잉어 등의 문양을 몸 전체에 새기는 것이다. 위압감을 과시해 강해 보이려는 욕구가 주된 이유다. 다만 이레즈미의 원조 일본도 문신이 있으면 온천이나 목욕탕은 출입이 불가하다. 일종의 주홍글씨인 셈. 영화 ‘범죄도시3’에서 전신을 이레즈미로 덮은 ‘초롱이’ 역할의 배우 고규필은 최근 한 방송에서 “문신 분장을 하니 자세가 (건들건들) 변하더라”며 “이태원에서 밥을 먹는데 사람들이 나를 많이들 피하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후회돼요… 문신 지워주세요

성형외과 전문의 박영수 원장이 한 20대 남성의 목에서 문신을 지우고 있다. 이 남성은 주변 시선과 취업 문제로 문신 제거를 요청했다. /유튜브
성형외과 전문의 박영수 원장이 한 20대 남성의 목에서 문신을 지우고 있다. 이 남성은 주변 시선과 취업 문제로 문신 제거를 요청했다. /유튜브

문신은 패션이지만 영구적이다. 유행이 바뀌어도 평생 똑같은 옷을 입어야 하는 셈이다. 벗으려 해도 비용과 고통이 만만치 않다. 성형외과 전문의 박영수 원장은 문신을 없애고 싶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은 이들을 선발해 무료로 지원하고, 그 과정을 ‘망한 문신 지워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연재하고 있다. 문신에 비교적 관대한 운동 선수도 찾아온다. 여자 축구 국가대표 선수 김정미는 “베컴 선수가 너무 멋져 보여 새겼는데 점차 싫어졌다”며 “정말 많이 후회했다”고 말했다.

후회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대체로 즉흥적인 결정에서 비롯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동경하던 외국 유명 가수처럼 목에 날개와 장미를 새긴 20대 남성은 “취업하려고 면접을 볼 때마다 문신 때문에 채용이 힘들다는 통보를 많이 받았다”며 “문신을 꼭 해야겠다면 안 좋은 시선이나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충분히 견딜 수 있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호신(護身)의 의미로 도깨비 무늬를 가슴에 새겼으나 출산 뒤 아이에게 부끄러워 박 원장을 찾아온 30대 여성은 조언한다. “어려서 그냥 남들 따라서 할 수도 있지만 한번 새기고 나면 몸에 계속 남는 거니까, 깨끗이 안 지워질 수도 있고… 최대한 안 하거나 생각하는 시간을 오래 가졌으면 좋겠어요.”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공원 인근에서 대낮에 일면식 없는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끝내 사망했다. 경찰은 피의자 최모(30)씨의 혐의를 ‘강간살인’으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경찰에 따르면 신림 등산로 성폭행 피해자 A씨는 19일 오후 3시 40분쯤...
“어떠한 이유로 고기를 사주셨는지 알려주셨으면 합니다.”(군 장병)“국가를 위해 고생하는 그대들이 아름다워 (고깃값을 지불)했습니다.”(중년 남성)외출을 나와 식사하던 군 장병들의 밥값 20만원 가량을 몰래 계산해주고 떠난 중년 남성의 사연이 훈훈함을...
과도한 문신에 위화감 호소 헬스·수영장 “가려야 입장”
“문신이 있다면 긴옷을 입어주세요.”서울 역삼동의 한 유명 헬스장이 최근 공지한 ‘노 타투’(No Tatoo) 방침이다. 헬스장 특성상 신체 노출이 자유로운데, 팔·다리를 거의 덮는 과도한 문신으로 위화감을 조성하는 회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해당 공지가 적힌...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올라와 있는 '영국의 세계잼버리대회 개최지 및 도시재생 우수사례 연구, 프랑스 파리의 우수 축제 및 자연자원 랜드마크 연구' 보고서. 보고서에 첨부된...
B군에게 폭행을 당한 A교사의 상처 모습. /SBS 보도화면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여성 교사가 자기 반 학생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는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
작년 여가부 장관 “대책 다 세웠다”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8월 유치가 확정됐고, 윤석열 정부 때인 지난 1일 개최됐다. 문재인 정부는 새만금 잼버리 유치 후 약 5년간 새만금 잼버리 부지 매립과 배수 시설 등 기반 시설을, 전북도는 참가자들을 위한 편의...
경찰 “끝까지 추적 엄중히 처벌”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모방 범죄 시도로 번지는 양상이다. 서울 신림역과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에 이어 전국에서 살인을 예고하는 협박글이 온라인에 잇따라 올라 비상이 걸렸다....
예산 2배 늘었는데도 시설 미비 ‘관계자들 외유성 출장’ 지적도
온열 환자 속출로 부실 운영 논란이 일었던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현장이 안정화되고 있다. 정상화를 위해 정부가 총력 대응에 나선 이후다. 4일 낮 최고기온은 36도를 웃돌았지만, 현장의 스카우트 대원들은 “하루 만에 많은 게 개선됐다”고 했다.이날...
▲8월 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 서현역사 안에서 칼부림 난동이 벌어진 가운데 시민들과 119대원이 부상자 응급처치를 하고 있다./독자 제공경기도 성남시 분당 서현역 칼부림 난동...
지난 29일 청와대에 모인 역대 대통령 가족들. 뒷줄 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보균 장관, 박지만 회장, 노재헌 이사장, 김홍업 이사장, 윤상구 부이사장, 조혜자 여사, 김현철 이사장./문화체육관광부역대 대통령 가족들이 29일 청와대에서 만나 청와대 개방 1주년...
한국이 H조 최약체로 꼽히던 모로코도 넘지 못했다.콜린 벨(62)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세계 17위)이 30일 호주 애들레이드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모로코(72위)와 벌인 2023 FIFA(국제축구연맹)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조별 리그 2차전에서...
이번 여름 폭염으로 29일 하루에만 7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인 오늘도 온열 질환이 의심되는 사망자가 추가 발견돼 이번 주말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10명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대다수의 사망자가 70대 이상의 고령층이 농작업을 하다가...
“강고한 대책 마련으로 ‘역시 해병대는 다르다’는 걸 보여달라”
22일 경북 포항시 해병대 1사단 내 강당에서 운구되는 故채수근 상병의 관을 어머니 하씨가 부여잡고 쓰러져 울고 있다. 채 상병은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이승규 기자경북...
피의자 “난 불행한데...분노 가득차 범행”
2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역 부근에서 묻지마 칼부림을 저지른 30대 남성 조모씨가 범행 직후 칼 든 손을 뒤로하고 어딘가로 뛰고 있다./CCTV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대만서 온 씨앗 소포··· 3년전 발송지와 동일
▲한국에서 발견된 정체불명 우표과 캐나다에서 2020년 발견되 정체불명 우표에 기재된 발송지 주소가 'P.O.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으로 동일하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경찰 트위터전국...
▲21일 오후 신림역 부근에서 시민들에게 무차별 칼부림을 벌인 30대 남성 조모씨가 칼을 손에 들고 어딘가로 뛰고 있다./CCTV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묻지 마...
오송 궁평2지하차도에서 무슨 일이...
15일 폭우로 인해 침수되는 충북 청주시 오송궁평지하차도 ./충북도충북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는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에 발생했다. 인근 미호천교의 제방 일부가 무너지면서...
오송 참변 지하차도와 600m 거리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리에 있는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가 발생하기 4시간 30분 전, 금강홍수통제소가 지하차도 인근 ‘미호천교’를 특정해 홍수 위험을 알리는 재난문자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시는 이런 정보를 접하고도 사고 발생 4분...
15일 오전 8시40분께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를 미호강에서 범람한 흙탕물이 덮치고 있다. 침수사고 후 긴급출동한 소방당국은 난간에 매달려 있던 버스 승객 등 9명을...
▲사진=농심, 빙그레새우과자와 꽃게과자에서 국민 1일 섭취량(16.3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70배가 넘는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헬스조선이 미세플라스틱이 많다고 알려진 갑각류를...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