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고금리에도 한국·미국·캐나다·호주 다 같이 집값 올랐다

차학봉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10-07 13:05

미국 뉴욕의 주상복합 건물, 지난해 금리가 치솟으면서 미국의 집값이 장기침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주택공급 부족 등의 이유로 다시 집값이 반등하고 있다.
미국 뉴욕의 주상복합 건물, 지난해 금리가 치솟으면서 미국의 집값이 장기침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주택공급 부족 등의 이유로 다시 집값이 반등하고 있다.

한국만 집값이 반등한 것이 아니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지난해 20% 전후의 폭락세를 보였던 나라들도 상반기에 일제히 반등했다. 낙폭이 큰 나라들이 먼저 반등하는 등 글로벌 주택시장은 신기할 정도로 ‘동조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당초 내년까지 집값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던 글로벌 전문기관들은 집값 예측치를 긴급 수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23년 미국 집값 상승률을 2.2% 하락에서 1.8% 상승으로 긴급 수정했다. 호주도 부동산 전문기관인 코어로직이 당초 올해 10% 하락에서 4% 상승으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전 세계 주택 전문가 1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글로벌 부동산 가격 하락은 대부분 끝났으며, 주요 시장의 평균 주택 가격은 당초 예상보다 덜 하락하고 2024년에는 상승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 초 전문가들은 미국발 금리 상승으로 인해 두 자릿수 가격 하락을 예상했으나 팬데믹 기간의 가계 저축 증가, 주택 공급 부족, 이민 증가, 금리 인하 가능성 등을 이유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세계를 휩쓴 고금리로 인한 집값 폭락론 대신 집값 조기 반등론이 힘을 얻는 이유는 뭘까?

■경제회복 본격화

첫째, 금리 정점론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시작된 미국발 금리 인상이 연내 마무리되고 내년부터는 금리가 본격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금리 하락이 본격화되면 주택수요를 다시 늘릴 수 있다. 유가 급등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돼 금리 조기 인하가 어렵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금리가 정점에 근접한 것은 확실하다. 다만 최근 유가 급등 등으로 내년에도 고금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해지면서 연말 집값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둘째, 코로나 봉쇄가 풀리면서 외국 이민과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다. 특히 중국인 이민, 유학생 수요가 집값을 좌우하는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는 외국인 유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방문객이 많은 대도시 등을 중심으로 ‘에어비앤비’ 수요가 늘면서 주택가격 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관광의 재개는 내수를 진작, 경제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셋째, 과거 집값 폭락기와 같은 경제 위기가 발생하지 않았다. 과거 급격한 금리 인상이 집값 폭락으로 이어진 것은 경제위기 탓이었다. 2000년대 저금리로 집값이 폭등했다가 2000년대 중반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집값 급락, 가계 연쇄부도, 금융기관 파산 등으로 이어졌다.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는 집값 폭락의 방아쇠를 당긴다.

그러나 현재 금리가 치솟았지만, 경제위기 발생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실업률이 지난 4월 3.4%까지 떨어졌다. 이는 54년 만의 최저치이다. 금리가 치솟는데도 미국 등 주요 국가의 경제가 버티고 있는 것은 팬데믹 기간 동안 외부활동이 제한되면서 가계저축이 크게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코로나 봉쇄로 인한 주택공급감소

집값 급반등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주택공급의 부족이다. 보통 집값이 폭등하면 주택이 과잉공급될 정도로 마구잡이로 지어지고 이게 폭락의 방아쇠를 당긴다. 그런데 팬데믹 기간 저금리가 초래한 집값 폭등에도 주택공급은 제한적이었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봉쇄로 원자재 품귀현상과 가격 폭등, 인력 부족 등으로 건설공사가 멈춘 것이 원인이다.

미국의 경우, 연 평균 136만 가구 정도 주택이 공급되는데 2006년 부동산 호황기에는 연간 200만 가구 이상 공급됐다. 리먼쇼크라는 금융위기와 겹치면서 공급 과잉이 집값 폭락의 도화선이 됐다.

반면 팬데믹 집값 폭등기인 2020년 138만가구, 2021년 160만가구에 그쳤다. 미국의 연구기관들은 미국이 500만~600만채 정도 재고가 부족한 것이 집값 반등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집값이 반등한 캐나다, 스웨덴, 호주 등도 팬데믹 기간에 주택이 많이 공급되지 않았다.

반면 공급은 늘지 않았지만 수요는 늘었다.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재택근무가 일상화된 미국, 유럽에서는 좀 더 넓고 쾌적한 주택에 대한 수요를 늘렸다.

■한국은 공급 반토막론?

한국도 외국과 마찬가지로 주택공급의 감소가 집값을 조기 반등시킨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주택공급량(인허가 기준)은 평균적으로 연간 52만가구이다.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76만과 72만 가구까지 급증했다. 집값이 폭등한 2020년에 정부 규제로 45만 가구까지 줄었다가 2021년 54만 가구로 늘어났지만, 2022년 52만 가구로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인허가 물량은 전년 대비 27%, 착공 물량은 50% 감소했다. 연말 인허가 물량이 40만가구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의 주택공급이 회복되지 않은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원자재, 인건비 상승에다 중대재해법과 아파트 붕괴사고, LH 주차장 붕괴 사고의 여파로 ‘빨리 빨리’ 공사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건축비가 구조적으로 한단계 상승하고 공사기간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3기 신도시 개발 일정이 지연되는 등 신도시 개발을 통한 주택대량공급도 쉽지 않다. 정부가 추석 전 공급확대 대책을 발표했지만, 효과에는 의문이다.

■금리 다시 치솟으면?

다만 변수가 생겼다. 내년에도 금리가 하락이 아니라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가가 다시 치솟으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한 인터뷰에서 “금리가 3%에서 5%로 오를 때보다 5%에서 7%로 인상하는 것이 훨씬 고통스러울 것”이라며 “전 세계가 금리 7%에 준비가 돼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의 전망처럼 금리가 내년에도 치솟을 경우, 경기침체는 물론 예상치 못한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공급이 아무리 줄어도 경기침체와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수요는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할 수 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9월 CPI 3.8% 상승 기록··· 두 달 만에 안정
“다음주 중앙은행 금리 발표서 동결 기대”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보이던 캐나다 물가상승률이 다시 둔화 기조로 돌아섰다. 연방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월간 물가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캐나다의 소비자물가는 작년 동월...
세계 명문 대학 교육 허브로 발돋움
‘세계 수준의 글로벌 교육 허브’ 인천글로벌캠퍼스   지난 2012년 대한민국 정부와 인천광역시가 뜻을 모아 조성한 인천글로벌캠퍼스(Incheon Global Campus, 이하 IGC)의 2023년 올해 학생...
방화 추정 화재로 200여 명 학교 잃어
코퀴틀람 교육청 “재정적 도움도 환영”
▲지난 14일 오전 화재가 발생해 포트코퀴틀람의 헤이즐 드렘배스 초등학교 건물이 전소됐다 (City of Port Coquiltam X)지난 주말 포트코퀴틀람의 한 초등학교 건물이 화재로 인해 전소됐다....
# 19세기 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에 나오는 ‘수전노’ 스크루지영감은 인정이라고는 눈곱만치도 없고 이웃과 단절한 채 오로지 돈만 생각하며 불행하게 살아간다....
이스라엘계 캐나다인··· 5번 째 캐나다 사망자로 확인
하마스 무장세력이 던진 수류탄을 몸으로 막아 약혼녀의 목숨을 살리고 숨진 캐나다 청년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16일 캐나다 외무부는 이스라엘계 캐나다인 네타...
단기 숙박업 때문에 매물 줄고 월세 올라
임대 가능 주택 수 제한 등 규제 대폭 강화
BC 정부가 주택난 해소의 방안 중 하나로, 에어비앤비 등 단기 숙박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16일 오전 데이비드 이비 수상은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BC에서 진행 중인...
칼로리 섭취량을 10% 안팎으로 줄이는 것 만으로도 근육의 상태가 좋아지고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미국 국립보건원(NIH)은 21세에서 50세 사이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써리시 “주정부 결정 인정 못 해··· 법원에 맡길 것”
BC 정부 “세금 낭비 그만··· 자치경찰 전환에 협조해야”
▲브렌다 로크 써리 시장(왼쪽)과 마이크 판워스 BC 공공안전부 장관 (Surrey.ca & BC Government Flickr) 써리시가 자치경찰제 전환 논란과 관련해 BC 정부와 법정 다툼을 예고하면서, 써리...
밴쿠버에 ‘자산 1억 달러 이상’ 부호 72명 거주
세계 1위는 뉴욕··· 서울에는 185명 있어 20위
전 세계에서 ‘슈퍼리치’가 가장 많은 도시 순위에 캐나다의 도시 두 곳이 이름을 올렸다.   영국 런던 본사의 이주정책 컨설팅 기업 헨리앤파트너스(Henry & Partners)는 2023년 6월...
맥클렘 총재 “인플레 억제 위해 추가 조치 필요할 수도”
노동시장도 강세 지속··· 2주 후 금리 향방에 ‘촉각’
티프 맥클렘 캐나다 중앙은행(BoC) 총재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맥클렘 총재는 13일(현지시간) 모로코...
▲11일 밴쿠버에서 열린 Enhancing Korea-Canada Economic Ties 행사에서 견종호 주밴쿠버총영사가 축사를 전하고 있다 한국과 캐나다의 무역 증진을 위한 ‘Trade Beyond Borders: Enhancing Korea-Canada Economic...
역 인근에 주택 개발 집중··· 불필요한 규제 손볼 것
에어비앤비 등 단기 임대 주택은 규제 강화
밴쿠버시가 고질적인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스카이트레인역 인근 지역에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켄 심 밴쿠버 시장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 참석··· 모욕글 다수 올려
개인 SNS에 반이스라엘 게시글을 올린 에어캐나다 조종사가 해고됐다. 11일 에어캐나다 항공사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자사의 한 조종사가 지난 8일 몬트리올에서 열린...
BC주, 해외 기술 자격증 인증 절차 간소화
올가을 법안 상정··· 전문 인력 유치에 도움
BC정부가 해외에서 훈련을 받은 전문가들에 대한 자격 인정을 간소화하기 위해 올가을 새로운 법안을 도입할 계획이다. 데이비드 이비 수상은 10일 콴틀렌 폴리테크닉 대학 써리...
밴쿠버 아일랜드 코위찬 레이크에 위치
밴쿠버 아일랜드 코위찬 레이크(Cowichan Lake) 인근의 한 개인 소유 섬이 매물로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아일랜드 7(Island 7)’으로 알려진 이 섬은 던컨 서쪽에 있는 큰 민물 호수에 있는...
시민 1000명 이상 모여··· 정계 인사도 대거 참석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 충돌이 심화되면서 희생자도 늘어나는 가운데, 밴쿠버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10일 오후 밴쿠버 다운타운 잭 풀...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캐나다 노동자들의 파업 돌입 후 13시간 만에 백기를 들었다.10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GM은 캐나다 자동차 노조인...
무의식적으로 손가락 관절을 꺾는 사람들이 있다. 뚝 소리에 괜히 시원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자주 꺾으면 관절이 상한다거나 손가락 마디가 두꺼워진다는 속설이 있다....
수비수 대거 영입으로 약점 보안
에드먼턴 오일러스와 홈 개막전
밴쿠버 캐넉스가 오는 11일 에드먼턴 오일러스와 홈 라이벌전를 시작으로 2023-24 시즌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지난 시즌 고질적인 수비 불안과 리그 최악의 페널티 킬링 성공률로 5할...
우수 인재 찾기 위해 임금 높이고 복지 확대
“유연 근무제가 가장 이상적인 업무 환경”
팬데믹과 인플레이션 이후 인재들의 눈이 높아지면서, 캐나다 기업들의 채용 전략도 점차 진화하고 있다.   채용 컨설팅 업체 로버트 하프(Robert Half)는 최근 캐나다 내 다양한...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