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금자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어느 시절은 봄꽃처럼 환하게 웃다가
어느 시절은 슬픔을 바늘귀에 꿰어 하루를 깁고
어느 시절은 무디어진 마음 바람에 벼리며 산
이제 바람에 닳은 얼굴 반쯤 뭉그러져
붉은 꽃잎 같던 입술은 어디로 가고
칸나 혹은 장미꽃 빛 립스틱이라도 발라야
그나마 생기 도는 얼굴 봐 줄만한
입술 위에 꽃 피워 놓고
얼굴 가만 들여다보니
살고
살아내고
살아 지기도 한 온갖 시절
그래, 노래였구나
꽃이었구나
사랑이었구나
담담한 눈빛이 나를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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