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뇌성마비 승객에 기내 휠체어 제공 안 한 캐나다 항공사 '뭇매'

이혜진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10-31 08:53

뇌성마비로 하반신을 움직일 수 없는 승객에게 기내 휠체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승객이 출구까지 기어서 이동하게 만든 캐나다 항공사가 뭇매를 맞고 있다.

30일(현지시각) 캐나다 현지 매체 CBC 등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출신 로드니 호긴스(49)는 지난 8월 결혼 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아내 디애나와 함께 밴쿠버에서 라스베이거스행 에어캐나다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러나 비행기가 착륙했을 때 승무원은 이들에게 황당한 요청을 했다. 비행기가 기내 이동 서비스(기내 휠체어)를 제공할 수 없고, 호긴스가 혼자 힘으로 비행기에서 내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부부는 처음에 승무원이 농담한다고 생각했지만 승무원은 반복해서 요청했다.

로드니의 신체적 조건을 고려할 때 이러한 요구는 터무니없고 불가능했다. 그러나 로드니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느꼈고, 비행기를 지연시키고 싶지 않았기에 결국 상체의 힘으로 바닥으로 내려가 12열의 좌석을 지나 출구까지 이동해야 했다. 그를 도와주려는 아내 역시 그의 다리를 잡고 거의 기듯이 통로를 빠져나가야 했다. 일반적으로 장애인 승객이 비행기에서 내릴 때는 승객들이 모두 내린 후 항공사 직원이 통로를 통과할 수 있는 기내 휠체어를 가져와 장애인 승객을 태워 내리도록 도와주는 표준 절차가 마련돼있다고 한다. 그러나 부부는 휠체어도 타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승무원의 도움도 받지 못했다. 조종사, 부조종사, 승무원 2명, 청소 직원 8명을 포함한 에어캐나다 승무원들은 이를 지켜보기만 했다고 한다.

아내 디애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이 사건으로 인해 부부가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디애나는 “그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동안 어떤 승객은 시선을 피하고 다른 승객은 민망한 표정을 지어서 우리는 곤혹스러웠다”고 했다. 그는 “남편은 다리를 다쳤고 저는 허리를 다쳤지만, 감정적으로 훨씬 더 많은 상처를 입었다”며 “내 남편의 인권이 짓밟혔고 에어 캐나다는 우리에게 약속한 대로 연락하지도 않았다. 에어캐나다는 모든 면에서 우리를 실망시켰다”고 했다.

로드니가 에어캐나다 고객 서비스 담당자로부터 2000캐나다달러(약 195만원)의 비행 바우처를 제안하는 전화를 받을 때까지 에어캐나다 측의 누구로부터도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로드니는 “이게(바우처 제공) 전부가 아니다. 장애인이 비행기에서 내릴 때 항상 누군가가 옆에 있도록 정책을 바꾸길 바란다”며 “다른 사람에게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도 사람”이라고 했다. 디애나는 “나는 에어캐나다가 남편의 인권을 침해했다고 생각한다”며 공식 사과를 요청했다.

에어캐나다 측은 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항공사 측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이동 지원 서비스를 이용해 비행기 내외로 안전한 운송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러한 심각한 서비스 중단 사태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조사하고 라스베이거스의 이동 지원 서비스 파트너를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캐나다 교통청은 성명을 통해 “항공사는 규정에 명시된 의무를 준수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행정적 금전적 처벌을 받게 된다”며 “신고가 없더라도 규정 위반이 될 수 있는 사건이 발견되면 해당 기관에서 지정한 집행관이 사건을 조사하게 된다”고 밝혔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대서양주만 혜택’ 탄소세 면제 조치 비판 ‘한목소리’
이비 수상 “모든 주가 공평해야”··· 탄소세 폐지 목소리도
▲6일 11명의 주 수상들이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 모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Canada’s Premiers Flickr) 캐나다의 주 수상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근 형평성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연방정부의...
캐나다 중앙은행, 시장 참여자 3분기 설문조사
“금리 인상 정점 도달··· 내년 4월엔 4.75%로”
캐나다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내년 4월 이후 시작될 것이란 시장 전망이 나왔다. 연방 중앙은행(BoC)이 금융 시장 참여자 30명을 대상으로 경제 시나리오와 통화 정책에 관한 3분기...
▲캐나다에서 사는 20대 여성 사라 반스가 '회피적·제한적 음식 섭취 장애'로 인해 소시지를 먹지 못하는 모습이다./사진=영국 데일리메일캐나다 20대 여성이 오로지 베이지색 음식만 먹는...
소득 낮고 치과보험 없을수록 치료 안 받아
공립 치과보험 도입에 치과 방문 늘어날 듯
소득이 낮은 캐나다인일수록 정기적으로 치과 치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6일 연방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보건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인의 65%가 매년 치과를 방문하며,...
▲사진출처= Getty Images Bank폐렴은 암이나 심장질환처럼 위험성이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고령층에선 암보다 무서운 질병으로 통한다. ‘현대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캐나다 의사 윌리엄...
프롬산에서 구글맵이 있지도 않은 등산로로 이끌어
“하이킹 전용 내비앱 사용하고, 종이지도 챙겨야”
▲구글맵에는 프롬산 케네디 폭포 인근에 등산로가 있는 것으로 나와있지만, 이는 오류였다(왼쪽). 노스쇼어 구조대의 구조 당시 모습(오른쪽) (사진출처= North Shore Rescue) 구글맵을 따라...
법원 출석 이틀 앞두고 행방 묘연해
3세 아이 납치 등 성범죄·폭행 전과
▲4일 밴쿠버에 위치한 사회복귀시설을 이탈한 후 행방이 묘연한 랜달 호플리 (VPD 제공) 50대의 고위험 성범죄자가 밴쿠버 법원 출석을 이틀 앞두고 행방이 묘연해 지명수배가 내려졌다....
설탕뿐 아니라 소금을 많이 섭취해도 제2형 당뇨병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미국 툴레인대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성인 4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소금...
검찰이 100억원 대 사기 범죄를 저지르고 15년째 해외 도피를 하다가 한국으로 송환된 사업가를 6일 구속기소했다.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부장 이일규)는 건설시행사 대표 정모씨를...
젤렌스키, 캐나다 국회 방문 맞춰 퇴역 우크라계 캐나다인 훈카 초대
캐나다 국회에서 ‘2차 세계대전 전쟁 영웅’으로 소개된 우크라이나계 캐나다인이 나치 친위대에서 복무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캐나다가 발칵 뒤집혔다. ‘인종 청소’를...
[김윤덕이 만난 사람] 제약 1위 유한양행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손녀 유일링
독립운동가이자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이었던 유한양행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손녀 유일링(柳恩令) 씨가 2023년 10월 24일 서울 용산 보건장학회에서 조선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10월 일자리 증가세 둔화·실업률 최고치 기록
물가 긍정 신호··· 금리 인상 행보 마무리될 듯
과열 양상을 보이던 캐나다 노동시장이 차츰 진정되는 분위기다. 지난달 캐나다 일자리 수는 1년여 만에 가장 약한 증가세를 보였고, 실업률은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방...
[아무튼, 주말] 대표음식 베이글과 푸틴
감자, 치즈, 그레이비 소스로 만든 퀘벡 전통 음식 푸틴. /곽아람 기자차갑고 습한 대기를 밀가루 반죽 냄새가 고소하게 적셨다. 묵직한 종이봉투가 따뜻했다. 봉투 안에 갓 구운 베이글이...
캐나다, 이민·국민 부문에서 세계 1위로 평가
일본·독일이 각각 1, 2위··· 한국은 24위
국가 브랜드 가치 순위에서 캐나다가 3위로 평가됐다.   세계적인 시장 조사 및 컨설팅 업체인 입소스(Ipsos)가 최근 발표한 안홀트-입소스 국가 브랜드 지수(Nation Brands Index, NBI)...
미션 외딴지역에서 불법 펜타닐 28kg 빼앗아
경찰이 미션에서 불법 약물 소탕 작전을 펼쳐, 막대한 양의 불법 펜타닐을 압수하는 데 성공했다.   RCMP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전 미션 해칙 밸리 스티브 레이크 로드 인근 외딴...
하루 한 번의 산책으로도 건강을 챙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짧은 시간 동안 몸을 움직여도 하루 종일 앉아 있을 때 나타나는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하기 충분하다는 것이다....
자금 세탁 관련 규정 두 차례 위반··· 벌금 6만 불 넘어
코퀴틀람의 한 보석상이 자금 세탁 혐의로 6만 달러 이상의 벌금을 부과받았다.캐나다 금융거래·보고서 분석센터(FINTRAC)는 지난 6월 코퀴틀람 오스틴 애비뉴 선상에 위치한 오스틴...
물펌프 고장으로 식수 부족할 수도··· 예방 차원
BC 프레이저 밸리 지역을 대표하는 휴양지인 해리슨 핫스프링스(Harrison Hot Springs)에 물 부족의 여파로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1일 해리슨 핫스프링스의 에드 우드(Wood) 시장은...
괜찮은 잠과 나쁜 잠
#1. 50대 중반 A씨는 잠이 예전 같지 않다. 젊을 때는 밤에 한 번도 안 깨고 잤는데, 최근 자다가 한두 번씩 깬다. 기상 알람이 울리기 전인데 스스로 일어나는 날도 많아졌다. 다만, 자다가...
K치킨은 물론 한끼 식사와 안주류까지 ‘알찬 메뉴’
13일 정식 오픈 앞서 일주일간 1+1 행사
한국의 맛을 그대로 재현한 티기고 분식(Tigigo Bunsik)이 13일 뉴웨스트민스터 스카이트레인역 내에 위치한 Shops at New West에서 새롭게 문을 연다. 그리고 이에 앞서 일주일 동안은 특별한...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