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최종수정 : 2023-11-01 09:39

박락준 / (사)한국문협 밴투버지부 회원
안녕 인사와 함께 
이리 저리 말을 던진다 
탐색전도 끝이 나면 
너무, 진짜, 어우, 그니까
이런 걸 막 갖다 넣어주면서 
말의 요리를 만들어 
나보고 먹어 보라 하지 
하지만 먹기 싫은 수다다다다다
거기에 더해서 
자낳괴, 찐, 불소, 밈 등 
젊은 세대를 본뜬 
각종 인스턴트의 맛이 
내 앞에 차려지고 
나는 그걸 먹어야 한다 
그것도 맛있게 
그래? 야, 음, 대단한데, 정말? 하하하
시시때때로 유발 하라리, 알랭 드 보통,
무라카미 하루키 등등 잘 알지도 못하는
외국 작가 이름도 팝콘 만들듯
막 튀어나온다
아는 척 해야 해 말아야 해 
골이 아프다 
안 먹고 가만히 있으면 야단이 난다
왜 그래  어디 안 좋아 ? 내 음식이 먹기 싫어?
그럼 아무 말 하지 말자고 
삐짐;찜 
갈비찜도 아닌 것이 아주 죽여준다 
진짜로 죽여준다 
그래서 슬쩍 눈치를 보면 
아 하고 있어 내가 먹여줄게 
아주 난리 난리가 난다 
제발요 아까도 많이 먹었잖아요 
이제 토할 거 같다고요 
그만 그만 ...속으로만 외치는 아우성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가을바람 2023.11.06 (월)
살랑살랑 나뭇가지흔들며 노닐다가 점잖은 하늘아래웃음이 헤퍼선지 한기(寒氣)로옷 벋는 나무 곁을실실대며 지나간다  선비 같은 계절에국화는 제쳐두고 농밀(濃密)한 코스모스짓궂게 희롱(戱弄)하니 더불어놀던 잠자리놀란 눈이 멀뚱하다
문현주
행복해? 2023.11.06 (월)
  내 제자 중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발달장애)가 있는 학생이 있다. 그 학생은 수업이 끝나면 “행복해?”라는 질문을 한다. 아직은 한국말이 서툴러서인지 그렇게 물어본다. 그래서 행복하다 것이 무슨 뜻인지는 대충 알지만 그래도 정확한 뜻을 알기위해 사전을 찾아보았다. “생활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한 상태” 라고 한다.    “난 가르치기 힘든데 뭐가 행복하다고 묻는 걸까?” 그런데 막상 물으면 아니라고 하기도 그렇고...
아청 박혜정
지금이 좋을 때 2023.11.06 (월)
  왼쪽 눈에 황반변성이 생겨 주기적으로 동네 안과에 다니고 있다. 어느 날 진료를 마친 원장님이 말했다. 의학 전문지에 올라온 통계를 보니 노년의 건강이 잘 유지되는 시기는 대개 75세까지 라며, 눈에 이상이 있다 해도 지금이 좋을 때라고 했다. 무슨 의미인지 물었다. 그는 “내 발로 걸어서 내가 가고 싶은 데를 갈 수 있으면 좋을 때지요.”라고 했다.  내 발로 걸어서 어디를 간다는 게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래서 인지 체력이 좋은...
정성화
후미진 주방에서연기와 인연으로가슴에 폐암을 잉태하였다생 살을 후비는 산통을 겪으며사이렌 울리는 앰블런스에 실려야간 응급실 도착하여환자들 속에 던져 저 묻히었다알량한 베니핏은퇴 후 핑크 빛 헛꿈을 꾸며잔 기침과 허리 병을 견디어이어진 미련한 삶의 질긴 악연건강한 암을 가슴에 품었다생전 아내의 음식 속에 살아온 이가냉장고 앞에서 하얀 머리를 하고멍하니 서 있다난 육신의 고통을 겪고당신은 마음의 고통을 겪으리창가에 서서...
김철훈
수다 2023.11.01 (수)
안녕 인사와 함께 이리 저리 말을 던진다 탐색전도 끝이 나면 너무, 진짜, 어우, 그니까이런 걸 막 갖다 넣어주면서 말의 요리를 만들어 나보고 먹어 보라 하지 하지만 먹기 싫은 수다다다다다거기에 더해서 자낳괴, 찐, 불소, 밈 등 젊은 세대를 본뜬 각종 인스턴트의 맛이 내 앞에 차려지고 나는 그걸 먹어야 한다 그것도 맛있게 그래? 야, 음, 대단한데, 정말? 하하하시시때때로 유발 하라리, 알랭 드 보통...
박락준
시골집을 비워두고 여름의 끝자리를 서울서 지내다 왔다. 불과 보름 남짓 비웠을 따름인데 작은 텃밭이 정글이다. 호박, 여주, 수세미 같은 넝쿨은 주인 없는 제 세상을 만난 냥 사방팔방으로 뻗치고 타고 올라 울과 나무들을 다 덮었다. 마당가의 나팔꽃 유홍초도 마찬가지다. 들깨와 고추, 가지는 키를 넘겼고 마당의 잔디는 발목을 감는다. 이런 초록 마당에 나비와 잠자리까지 가득히 너울거려 정신마저 아득해진다.예초기로 잔디를 깎고 낫으로...
바들뫼 문철봉
수영복 입은 일기 2023.11.01 (수)
누군가 묻는다. 일기와 수필의 차이점은 무엇이냐고. 누군가 대답한다. 일기는 나만간직하고, 나만 읽을 수 있어 화장기 없는 민 낯이거나 발가벗은 나체이어도 괜찮다. 하지만수필은 남 앞에 서는 것이기에 나체의 일기에 수영복 정도 입혀 놓은 것이라고 했다.    어머니 양수에서 맨몸으로 살다, 세상에 태어나 강 보에 싸이고, 배냇저고리에서수의까지, 우리는 사는 동안 수많은 옷을 입는다. 내가 살면서 입었던 옷 중 제일 불편했던것이 정장...
허정희
풀잎처럼 살다 간 삶도 있고파도치는 외딴 바위에서홀로 외로이 살다가는 독수리처럼홀로인 삶도 있다 파도가 주름진 얼굴로바닷가에 도착하면먹으려는 새와살려고 온 힘을 다하는 물고기처럼불빛이 새어 나오는 밴쿠버 공항엔밤조차 잊고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깨가 아프다고 말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말도 하지 못하고 집도 없이 집시처럼 떠도는 철새의 날개가노을 빛에 더 어둡다 어둠이 짙게 드리운 길 위를 가는...
전재민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