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김종민 교수, 英 케임브리지대 첫 한국인 명예교수에

파리=정철환 특파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11-19 14:01

나노 디스플레이 분야 석학

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준의 초미세 소자 디스플레이(화면 표시 장치) 기술의 세계적 권위자인 김종민(67)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가 한국인 최초로 이 학교 명예교수(Emeritus Professor)가 됐다. 지난 9월 정년을 맞은 지 3개월 만이다. 케임브리지대 명예교수는 현대 물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천재 과학자 아이작 뉴턴(1642~1727) 등 쟁쟁한 인물들이 오른 명예로운 자리다.

그는 삼성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탄소나노튜브 디스플레이 등을 개발한 기업 연구소 출신 과학자다. 국내외에 특허 총 250여 개를 냈고, ‘네이처’ ‘사이언스’ 등 세계적 학술지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2003년엔 김기남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겸 삼성전자 SAIT(옛 종합기술원) 회장과 함께 삼성전자 내 노벨상으로 불리는 ‘삼성 펠로’에 뽑혔다. 그러다 2012년 3월, 돌연 사표를 내고 영국 옥스퍼드대 전기공학과 교수가 돼 큰 화제가 됐다. 이어 2016년 케임브리지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로 옮기며 한국인 처음으로 이른바 ‘옥스브리지(Oxbridge)’에서 모두 교수가 되는 진기록도 세웠다. 옥스브리지는 영국 최고 명문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김 교수는 좌절과 극복, 투쟁과 성공의 스토리가 집약된 드라마 같은 인생을 살았다. 경상북도 청도의 유복한 양조장집 9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나 수재 소리를 들으며 컸지만, 가세가 기울며 철도고등학교에 진학했다. 학비가 공짜인 데다 서울대 등 명문대에 입학할 경우 장학금을 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우수한 성적으로 서울대에 갈 줄 알았지만 예기치 못하게 낙방, 한동안 철도 공무원으로 일했다. “더 넓은 세상으로 가보자” 싶어 한국해양대에 입학했지만 군대식 문화를 견디기 힘들었다. 결국 수험 생활을 다시 시작, 예비고사 기준 전국 500위권의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1976년 홍익대 전자공학과 ‘특별 대우 장학생’이 됐다. 4년 장학금에 매달 생활비까지 주는 조건이었다.

어렵사리 대학에 진학했지만, 폐결핵에 걸려 큰 고생을 했다. 졸업 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 입사했으나 2년 만에 미국 뉴저지 공과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다. 유학 첫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생선 가게에서 일하다 왼손 가운뎃손가락 끝마디가 잘리는 사고도 당했다. 굴곡졌던 그의 인생은 당시 세계적 반도체 권위자였던 윌리엄 카 교수를 만나며 바뀌기 시작했다. 이때 디스플레이 반도체 연구를 시작, 1988년부터 미국 육군연구소 연구원으로도 일했다. 1993년 귀국해 이후 20년 넘게 삼성전자가 세계적 첨단 디스플레이를 잇따라 만들어 내는 데 기여했다.

김 교수는 옥스퍼드로 옮기며 연봉이 5분의 1이 됐다고 한다. 영국은 어렵사리 모셔온 그를 극진히 대접했다. 지난 11년간 받은 연구비는 총 4300만달러(약 560억원)에 이른다. 그는 지난해 발광다이오드(LED) 수천 개와 센서, 배터리 등 디스플레이 모듈 전체를 직물처럼 만든 46인치 크기의 ‘스마트 직물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최근엔 ‘테라헤르츠파(THz)’ 발생 장치 연구를 시작했다. 테라헤르츠파는 빛과 전파의 속성을 모두 갖춰 다양한 투시(透視)와 비파괴 검사 기술에 활용될 수 있다. 엑스레이보다 훨씬 안전하면서, 전파나 초음파보다 깨끗하고 정확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김 교수는 “반도체 불량품 검사, 사람 몸의 종양 탐지 등에 두루 쓰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나노 디스플레이 분야 석학
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준의 초미세 소자 디스플레이(화면 표시 장치) 기술의 세계적 권위자인 김종민(67)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가 한국인 최초로 이 학교 명예교수(Emeritus Professor)가 됐다. 지난 9월 정년을 맞은 지 3개월 만이다. 케임브리지대...
‘페이커’ 이상혁은 통산 4번째 우승
e스포츠 대회 ‘2023 리그오브레전드(LoL·롤) 월드 챔피언십’에서 한국의 T1이 세계 최정상 자리를 차지했다. 이는 2016년 이후 7년 만의 우승으로, 통산 네 번째다.19일 T1은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롤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중국 리그의...
캐나다 커피 전문점 팀홀튼(Tim Hortons)이 다음 달 1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국내 1호점인 신논현역점을 연다고 15일 밝혔다.매장은 플래그십 직영 매장으로 운영되며 신논현역 3번 출구...
▲사진출처= Reddit user rl1998 27일 오전 11시쯤 차 한 대가 리치몬드 넘버3 로드에 위치한 청춘핫도그 매장으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해, 1명이 크게 다쳤다. 사고에 대한 자세한 정보에...
▲Getty Images Bank우리나라가 2년 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보이면서, 사회적 관심사가 ‘건강하게 나이 들기(Healthy Aging)’로 모인다. 건강과 장애의...
오랜 기간 한국인을 집요하게 괴롭혀 온 병이 있다. 바로 위암이다. 우리나라 위암 발생률은 세계 1위로 미국의 10배 수준에 가깝다. 그렇다면 한국인이 유독 위암에 취약한 이유는...
8일 폐막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양궁은 금메달 4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 등 총 11개의 메달을 따냈다. 이런 ‘무적 한국 양궁’에는 현대차그룹 정몽구 명예회장과 아들 정의선...
미국 뉴욕의 주상복합 건물, 지난해 금리가 치솟으면서 미국의 집값이 장기침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주택공급 부족 등의 이유로 다시 집값이 반등하고 있다.한국만 집값이...
중국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은 앞으로 중국 내 북한 식당 의 평양냉면을 맛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의 조치에 따라 이 식당들이 한국인 관광객의 방문을 거부하기 때문이다.6일(현지시각) AFP에 따르면 수도 베이징 등 중국 내 6개 북한 식당이 한국인...
한국 휴대전화 없어도 여권 활용해 본인인증 가능
재외동포청 “내년 하반기부터 서비스 제공”
내년부터 한국 통신사의 휴대전화가 없는 재외국민들도 본인인증을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국 행정안전부는 재외동포청, 법무부와 함께 26일 ‘정책고객과의 대화’를...
10여 년 전 써리 콘도 개발 관련 사기 혐의
캐나다 대법원 “한국 송환 결정 부당하지 않아”
21일 캐나다 대법원이 써리 콘도 개발 사업과 관련해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 국적자 정명수 씨의 한국 송환 중단 요청을 기각했다.   정 씨는 지난 2010년 써리에 고층 콘도 개발...
▲Getty Images Bank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수면시간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싱가포르 국립대와 핀란드 수면기술 스타트업 오우라헬스 공동연구팀이 최근...
[아무튼, 주말] ‘코리안 스시’가 아니다 미국의 KIMBAP 열풍
미국인들이 틱톡·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한국산 냉동 김밥(KIMBAP) 시식 후기를 앞다퉈 올리고 있다. "드디어 먹어봄" "10점 만점에 10점"이라며 맛과 영양, 가격(약 5300원)에 찬사를...
▲팀홀튼 국내 첫 매장 신논현역점./비케이알 제공캐나다 커피 전문점 팀홀튼은 플래그십 매장을 서울 신논현 사거리에 위치한 어반하이브 건물에 연다고 12일 밝혔다.팀홀튼은 이날부터...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열심히 일하면 더 잘살게 된다”는 명제의 동의 여부를 묻는 국제 설문조사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한 비율이 한국인이 가장 적었다. 대부분 응답자는...
“팩스 많이 쓰는 日 기업, 재택 부담 커”
▲Getty Images Bank전 세계 34개국에서 재택근무 일수 조사에서 한국이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스탠퍼드대, 멕시코 기술자치대(ITAM), 독일 Ifo...
트뤼도 총리, 산불 진화 긴급구호대 파견 사의
윤 대통령, 캐나다 진출 韓 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 요청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한 윤석열 대통령과 저스틴 트뤼도 총리 (대한민국 대통령실 제공)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 중인...
18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케이콘(KCON) LA 2023에서 팬들이 K팝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CJ ENM19일(현지 시각) K팝 축제 ‘케이콘(KCON) LA 2023’가 열린 미국...
스카우트들 문화·역사 체험 나서
지난 11일 폐영식을 끝으로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는 막을 내렸다. 하지만 스카우트 대원 4만3000명 중 3만명가량은 13일까지도 한국에 남았다. 이들은 역사·문화 탐방을 하고,...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이 명예회복에 성공했다.김우진(31·청주시청), 이우석(26·코오롱) 김제덕(19·예천군청)으로 구성된 한국 양궁 남자 대표팀이 5일 2023 베를린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리커브 단체전에서 튀르키예에 세트 점수 6대2로 승리했다. 2-2 팽팽하던 3세트...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