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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노숙자 65만명 역대 최대··· 작년 비교해 ‘12%’ 급증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12-16 19:03

상당수 베이비붐 세대 ‘실버 쓰나미’ 트럼프 “강제 수용” 정치 쟁점화

미국에서 노숙자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어났다고 미 당국이 15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주거 비용 상승 및 불법 이민자 증가, 펜대믹 종료로 인한 정부 지원 감소 등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미 정부는 분석하고 있다. 특히 올해 집계된 노숙자 중 4분의 1 이상이 54세 이상으로,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 59세~77세) 노숙자가 되는 이른바 ‘실버 쓰나미(Silver Tsunami)’가 급증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내년 대선에서 공화당 유력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숙자들을 시설에 강제 수용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노숙자 문제가 정치 쟁점화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HUD)는 올해 1월 기준 노숙자를 65만3천104명으로 1년 사이에 12%(약 7만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WSJ은 HUD가 2007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자 가장 큰 증가 폭이라고 밝혔다.

우선 노숙자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저렴한 주택의 부족과 높은 주거 비용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공정시장 임대료로 불리는 기본 주거 비용은 20% 넘게 증가했다고 WSJ는 전했다. 임대료 상승은 노숙자 증가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당국자들은 팬데믹 기간에 정부가 시행한 긴급 임대료 지원과 세입자 퇴거 금지 등 특별 조치가 종료되고 임대료가 치솟은 것도 노숙자 급증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HUD의 마리온 맥패든 부차관보는 “역사적으로 낮은 공실률, 팬데믹 시대의 주택 (지원) 프로그램 만료 등으로 인한 어려운 임대 시장이 노숙자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이민자 증가도 노숙자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뉴욕과 덴버, 시카고 등 이민자 유입이 많은 도시에서 노숙자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LA와 뉴욕은 올해 집계된 노숙자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특히 뉴욕의 노숙자는 42% 급증한 8만8000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LA의  노숙자 수는 10% 증가한 7만1320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WSJ는 지난 9월 연방 데이터를 인용해 2021년 기준, 55세 이상 인구 중 보호를 받고 있는 노숙자 인구는 전체의 19.8%라고 보도한 바 있다. 2018년(16.3%)보다 증가한 수치다.

노숙자 급증은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는 진보 진영과 보다 엄격한 규제 정책 및 치안 유지가 필요하다는 보수 진영 간의 논쟁을 촉발할 것으로 NYT는 전망했다. 내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숙자들을 관련 시설에 강제 수용할 것이라고 공약해왔다. 공화당 일각에선 노숙자들의 약물 중독이나 정신건강 문제를 치료하지 않고 거처를 제공하는 연방정부의 ‘주거 우선’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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