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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품 트럭에 수백명 몰려 훔쳐 갔다 ··· ‘한계 상황’ 가자지구서 벌어진 일

박선민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12-17 17:44

트럭에 몰려 들어 구호품을 훔쳐가고 있는 가자지구 민간인들. /엑스
트럭에 몰려 들어 구호품을 훔쳐가고 있는 가자지구 민간인들. /엑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두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가자지구 내 주민들이 열악한 환경과 식량 부족 등으로 ‘한계 상황’에 처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민들이 구호품 트럭에 달려 우르르 달려들어 구호품을 훔쳐 가는 상황도 발생했다.

17일(현지 시각)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이날 소셜미디어에는 한계 상황에 처한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영상이 확산했다.

이를 보면, 가자지구로 구호품 트럭이 진입하자 주민들 수백명이 우르르 몰려 들었다. 주민들은 트럭 속도가 줄어든 틈을 타 물과 음식 등을 끌어내려 마구잡이로 집어 갔다. 아예 트럭에 올라타 고정 장치를 풀고 구호품을 주변에 뿌리는 주민도 있었다. 미처 트럭에서 구호품을 훔치지 못한 주민들은, 바닥에 떨어진 것들을 주웠다. 이들 중에는 초등학생도 채 되지 않아 보이는 어린이도 포착됐다.

한 구호품 트럭을 무장한 남성들이 지키고 있는 모습. 이스라엘 언론은 이들이 트럭을 약탈한 하마스 대원들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엑스
한 구호품 트럭을 무장한 남성들이 지키고 있는 모습. 이스라엘 언론은 이들이 트럭을 약탈한 하마스 대원들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엑스

다른 영상에는 ‘가자지구 주민을 위해 아랍에미리트(UAE)가 보낸 구호품’이라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걸린 트럭에 복면을 쓰고 무장한 남성들이 올라타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곤봉 등 무기를 들고 민간인이 트럭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경계했다. TOI는 이 트럭에 올라탄 남성들이 하마스 대원들로, 구호품 트럭을 약탈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이 남성들이 타고 있는 트럭에는 얼씬도 하지 못하고, 아무런 보호 장치가 없는 트럭에만 몰려들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이후, 가자지구 주민들은 하루하루 굶주림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호품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데다, 분배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다. 가자지구 피란민들이 구호품 트럭을 멈춰 세우고 그 안에 있던 음식을 가져가 먹는 일이 벌어졌다는 보도는 지난 14일에도 나왔는데, 이와 관련해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집행위원장은 “이들이 얼마나 절망적이고 배가 고팠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닥에 떨어진 구호품을 줍기 위해 가자지구 민간인이 우르르 몰려 들었다. /엑스
바닥에 떨어진 구호품을 줍기 위해 가자지구 민간인이 우르르 몰려 들었다. /엑스

이에 따라 이스라엘 측은 이스라엘과 가자지구간 통로인 케렘 샬롬을 17일 개전 이후 처음으로 개방했다. 이전에는 가자지구와 이집트간 통로인 라파에서만 구호품 트럭 반입이 하루 100대 제한적으로 가능했으나, 앞으로 케렘 샬롬에서도 진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케렘 샬롬 개방 당일에만 트럭 총 79대가 이곳을 통과했다고 이집트 적신월사 소속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케렘 샬롬 통행로를 개방해도 인도주의 참사에 직면한 가자지구 주민을 돕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피란민이 너무 많고, 곳곳에서 공습이 이어지는 탓에 구호 활동이 어렵다는 것이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민간 분야 책임자 엘라드 고렌 대령은 “가자지구 남부에 몰려든 피란민에게 구호품을 전달할 역량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유엔이 구호품을 배분할 능력이 없다면, 얼마나 많은 통행로가 열리든지간에 의미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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