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표 / 캐나다 한국문협 회장
가을은 차츰 가을다워저 가고 있다
세월을 견디어 나가기 위해
자연은 버리며 산다
가을 바람이 일면
남길 것과 버릴 것으로
가을 비가 내리면
가질 것과 보낼 것으로
가을은 점점 가벼워지고 있다.
아름다운 가을의 멋과
소중했던 가을의 추억까지도
아낌없이 떠나보내며
가을의 그림자는 점점 익어 만 가는데
난
아무것도 갖지 못하는 줄 뻔히 알면서
늘 청춘인 줄 착각하고
늘 건강한 줄 오해하고
늘 당연한 줄 생각하며
허전하다며, 부족하다며, 비어 있다며
뭔가 자꾸 채우려는 욕심으로
세월을 이기려 하고, 자연을 거슬러 가지만
인생의 그림자는 생각보다 훨씬 짧고
곧 계절이 바뀌어 겨울이 오고 있음을
나만 모르고 있나 보다
어리석게도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