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술·진료·검사 대기 중 1만여 명 이상 숨져
캐나다의 의료 위기가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방정부 산하의 공공정책 싱크탱크인 세컨드스트리트(SecondStreet)가
2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수술과 진단 검사, 전문의의
진료 등을 기다리는 캐나다인의 수가 지난해보다 4.8%가 증가한 313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주에서는 의료 대기 명단에 대한 전체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술·검사·진료를 기다리고 있는 환자 수는 캐나다인의 8명 중 1명꼴인 5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세컨드스트리트가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는 의료 대기명단 통계 웹사이트 ‘CanadaWaits.ca’에
따르면, 캐나다의 수술 대기시간 중간값은 2014년만 해도
18.2주였지만, 2019년 22.6주로 증가한 데 이어 2023년에는 27.7주를 기록했다. 10년 사이에 수술 대기시간이 10주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2000년의 수술 대기시간 중간값은 9.3주였다.
그리고 수술과 진단 검사, 전문의 진료를 기다리다가 사망한 환자의
수는 지난 2018-19년 이후 5만8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022-23년도에는 지난 5년 사이에 가장 많은 1만7000여 명이 수술이나 진료 대기 명단에 있다가 끝내 숨졌다.
세컨드스트리트의 돔 루식(Lucyk) 대변인은 “의료난이 점차 해소되고 있는 지역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전반적으로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우려를 전했다.
BC주는 의료 위기가 악화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의하면 2023년 9월
기준 수술 대기 중인 BC주 환자 수는 9만1800여 명으로, 지난해보다 3.4%가
증가했다. 검사와 전문의 진료를 기다리는 BC주 환자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온타리오의 경우 수술 대기 환자 수는 지난해보다 6% 감소하긴 했지만, 검사를 기다리는 환자의 수는 무려 43.8%가 증가했고, 앨버타는 수술 대기 환자 수(+1.6%)와 진단 검사 환자 수(+5.6%) 모두 늘어났다. 노스웨스트준주의 경우에는 전문의 진료
대기 환자 수가 무려 969%, 검사 대기 환자 수는 10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세컨드스트리트는 캐나다 전역의 의료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추적 및 분석 강화 ▲연방·주정부의
의료 지원 확대 ▲개인 클리닉 진료 부분 유료화 ▲유럽 의료 선진국 정책 활용 ▲개인 클리닉과 파트너십 강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사진출처=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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