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무석 / (사)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달걀에는 생명이 있었다
어미 닭이 품으면 어김없이
삐악삐악하며 뛰노는
노란 병아리가 나왔다
닭은 이제 알을 품을 자유도 권리도 없다
그저 달걀을 낳아야 할 뿐이고
모이를 준 대가로 주인은
달걀을 모조리 빼앗는다
품어도 품어도 병아리가 나오지 않는 알을
닭은 하루에 두 번 온 힘을 쏟아 빚어낸다
닭은 자기가 낳은 그 많은 알이
어디서 무엇이 되는지 모른다
새 둥지까지 기어올라 새알을 훔치는 뱀
사뿐사뿐 다가가 새를 덮치는 고양이도 있지만
어리석은 닭을 속여 앗은 달걀을 즐기는 우리도
그들처럼 덫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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