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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프트, 커밍아웃하라” 종용했다 역풍 맞은 NYT

뉴욕=윤주헌 특파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4-01-07 12:05

추측성 칼럼에 팬들 분노

“나는 방금 뉴욕타임스 구독을 취소했다. 이 기사는 성차별적이고 매우 부적절하다.” “스위프트가 비밀리에 성소수자일지도 모른다고 추측하는 기사를 뉴욕타임스가 게재한 것은 심각한 문제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6일 “스위프트 팬들이 보이콧(구독 거부)을 할 정도로 뉴욕타임스(NYT)는 지금 분노의 표적이 됐다”며 팬들의 성난 반응을 전했다. 미국 주요 언론사인 NYT가 현존하는 미 최고 팝 스타라고 여겨지는 스위프트의 성(性) 정체성에 대한 칼럼을 게재한 뒤 역풍을 맞고 있다. 아무리 대중에게 알려진 유명인이라고 해도 언론에서 극히 개인적인 문제인 성 정체성을 공론화하고, 사실상 커밍아웃(성 정체성 공개)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4일 NYT가 게재한 스위프트 관련 칼럼이었다. 스위프트는 지난해 전 세계 순회공연을 통해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며 ‘걸어다니는 대기업’이라는 별칭이 붙은 인기 가수다. 공연하는 곳마다 팬들이 몰리면서 그 일대 호텔과 음식점의 경기(景氣)까지 살아나 현지에서는 ‘스위프트노믹스’(스위프트+이코노믹스, 스위프트 경제학)란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런 스위프트에 대해 NYT 에디터인 애나 마크스는 ‘우리가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하도록 만든 일을 보라’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스위프트가 그동안 자신이 퀴어(성소수자)라는 점을 암시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약 5000자에 이르는 분량의 긴 글 상당 부분을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에 대한 사례를 드는 데 할애했다. 예컨대 2019년 4월 26일 ‘레즈비언 가시화의 날’에 ‘ME!(저요)’라는 노래를 발표했는데, 뮤직비디오에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물감을 뒤집어쓴 여성이 한 남자의 청혼을 거절하는 대신 고양이와 결혼하는 장면 등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마크스는 “스위프트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그녀는 성소수자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했다.

마크스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스위프트에게 성소수자라는 것을 명확하게 밝히라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그는 “성소수자들은 스위프트가 적어도 그들에게는 커밍아웃을 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커밍아웃을 하는 것은 어떤가”라고 했다. 조언 형식을 취했지만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대놓고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점을 당당하게 밝히라고 사실상 종용하는 뉘앙스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쏟아질 비판을 예상이라도 한 듯 “공식적으로 커밍아웃을 하기 전에 스타의 퀴어성에 대한 가능성을 논하는 일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너무 선정적이고 가십거리로 가득 차서 논의할 가치도 없다고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방어막’을 치기도 했다.

스위프트의 측근들과 그의 팬들은 NYT 칼럼에 분노하고 있다. 아무리 미국 유력 언론이라고 해도 개인의 사생활에 관한 부분을 본인 동의도 없이 공론화하고, 진실을 공개하라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자신을 스위프트 팬클럽이라고 밝힌 한 사람은 칼럼 댓글에 “스위프트가 이성애자가 아니라면 스스로 자신의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말하게 하라”라고 썼다. 성소수자라는 스위프트의 팬은 “그의 성적 정체성에 대해서 추측하는 것은 지나친 일”이라고도 했다. 스위프트 측 관계자는 CNN에 “일부 기자가 스위프트에 대해 쓸 때 아무리 부적절한 내용이라고 해도 ‘(의견을 담은) 오피니언 기사’라는 보호막을 통해 경계 없이 쓴다”라며 “침략적이고, 사실이 아니며, 부적절하다”라고 했다. 정치적으로 NYT와 진보 노선을 같이하는 CNN마저 “NYT 같은 유명 언론사에서 개인의 성적 취향을 추측하는 기사를 게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이런 기사는 부적절하다고 널리 인식된다”고 했다. 스위프트는 이 문제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아직 밝히지 않았다.

스위프트는 지금까지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위해 행동하는 것은 지지하지만 자신이 성소수자는 아니라는 점을 여러 차례 말한 바 있다. 2019년 패션 잡지 보그 인터뷰에서도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권리가 공격받는 상황에 좋은 동맹이 되고자 했다”면서도 자신이 성소수자는 아니라고 했다. 스위프트는 현재 미식축구 선수인 트래비스 켈시와 공개 연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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