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봉 / (사)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조용한 호흡이
크게 느껴지는
안식의 긴장이
무의식의 시간을
날 선 칼같이 새롭게 한다
대지의 핏줄은
이미 봄을 바로 집터 밑까지
밀어 오고
밤은 내일 터질 성벽을
벼르듯 턱 밑까지
숨이 차다
가느다란 비가
적막의 커튼을 드리우고
어둠의 너머에
새봄의 생기가
아가의 숨골 위에
새록 인다
긴 여정 끝
지난 모든 과실은
겨울 추위와 얼은 땅거죽
아래에서 모두 해체되어 다시
준비되었다
땅 밑의 수로는
물길을 뚫어
바로 봄의 축제를 대비했다
모든 생명은 이제
이해 못 할 고요 속에 안식한다
이제 곧 무엇이 올 것이다
이 밤이 지나면
이 고요가 지나면
이해하지 못해도 느낄 수 있다
어제인 듯 다시 일어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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