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80대에도 쌩쌩”··· 뇌가 늙지 않는 사람들의 7가지 특징

이경은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4-02-14 09:54

노후에도 ‘젊고 건강한 뇌’ 유지하려면
日 뇌과학자 니시다케유키 박사 인터뷰
[왕개미연구소]
“나이 드니 사는 게 따분해. 죽는 날만 기다리고 있어.” “뭘 해도 즐겁지 않고 사소한 일에도 화가 나고 짜증이 나.”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귀찮아. 의욕도 없고, 그냥 이대로 살래.”

이런 사람들의 뇌는 십중팔구 딱딱하게 굳어 퇴화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말랑말랑하고 쌩쌩한 뇌를 가진 사람들은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는다. 80~90대에도 뇌가 늙지 않는 사람들, 바로 슈퍼 에이저(Super Ager) 얘기다.

슈퍼 에이저처럼 나이 들어도 건강하고 튼튼한 뇌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선일보 [왕개미연구소]가 일본의 저명한 뇌과학자인 니시다케유키(西剛志) 박사에게 해법을 들어봤다.

니시 박사는 도쿄공업대학에서 유전자와 뇌내 물질을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행복한 노후를 보내기 위한 뇌 관리법 등을 일반인에게 알리는 ‘젊은 뇌 전도사’로 활약 중이다. 2년 전 출간한 저서 ‘80세에도 뇌가 늙지 않는 사람들이 하는 것’은 일본에서 20만부 이상 팔리면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한국에는 ‘80에도 뇌가 늙지 않는 사람은 이렇게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번역 출간됐다.

✅눈 감고 한발 서기 30초 넘어야 40대 뇌

–뇌의 노화는 언제부터 시작되는가.

“노인이 되어서야 뇌가 늙는 게 아니다. 빠르면 30대부터 뇌가 늙기도 한다. 실제로 일본에선 65세 미만에 발병하는 약년성(若年性) 치매가 늘고 있다. 또 뇌의 능력은 정점을 찍는 시기가 있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에 따르면, 사람 이름을 기억하는 능력이나 정보 처리 능력은 20세 전후(18~22세)부터 노화가 시작된다. E스포츠(게임)는 젊은 사람들이 해야 좋은데, 뇌의 정보처리 능력이 18세에 최고치를 찍기 때문이다.”

–뇌가 늙었는지 아닌지 어떻게 아나.

“50세 이상이라면 간단한 셀프 진단법이 있다. 두 눈을 감고 한 발로 서는 시간을 측정하면 된다. 30초 이상 버틸 수 있다면 뇌가 상당히 젊다고 볼 수 있다. 만약 80대인데 눈 감고 한 발로 35초 이상 서 있었다면 뇌의 나이는 40대로 젊다<아래표 참고>. 눈을 뜨고 한발 서기는 오래 하는데 눈만 감으면 바로 균형 감각을 잃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안타깝지만 뇌의 노화가 제법 진행된 상태다.”

–노인 뇌와 눈 감고 한발 서기 관계는?

“일반적으로 눈을 뜨고 있을 때는 대뇌 시각피질이 균형을 잡으려 한다. 그런데 눈을 감아서 시각피질이 완전히 차단되면, 시각 정보 대신 신체 균형 감각으로 서 있어야 한다. 바로 이 신체 균형 감각이 뇌의 건강 상태와 비례한다. 그런데 신체 나이보다 뇌의 나이가 늙게 나왔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눈 감고 한 발 서기를 2초만 해서 뇌의 나이가 80대였던 지인(48세)이 있었다. 결과에 쇼크 받아 여러 번 연습하니 지금은 18초쯤 설 수 있게 됐다. 균형 감각도 훈련하면 좋아진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고기를 먹어야 뇌의 노화 막아

–음식으로 뇌의 노화를 막을 수 있나?

“슈퍼 에이저들은 식욕이 왕성한데, 특히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세계 최고령자였던 기타가와미나(115세 사망)씨는 100세가 될 때까지 농가에서 일하며 소고기를 즐겼다. 나카치시게요(115세 사망)씨 역시 하루 세 끼 꼬박 챙겨 먹었는데 닭고기 영양밥과 소고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의외일지 모르겠지만 건강한 백세인 중에 소고기나 유제품 같은 동물성 단백질을 매일 섭취하는 비중이 60%나 된다. 단백질에서 필요한 아미노산을 섭취하지 못하면 뇌 속 물질을 만들지 못해 인지 기능이 저하되고 노인 뇌가 가속화된다. 채식주의는 오히려 뇌졸중(뇌 혈관이 막히는 질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도 있다.”

–뇌가 늙으면 어떤 행동을 하게 되나.

“일본에는 로가이(老害·노해)라는 단어가 있다. 한국의 ‘꼰대’와 비슷한 말인데, 상대방에게 벌컥 화를 내고 짜증을 내면서 불만을 퍼붓는 고령자를 의미한다. 뇌가 늙은 고령자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중심적인 행동을 해서 주변에 민폐를 끼친다. 이런 행동은 전두엽 앞쪽 부분인 전두전야(前頭前野) 기능이 약해져 감정을 컨트롤할 수 없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뇌의 노화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뇌가 건강한 백세인의 특징을 살펴 봤더니 크게 7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는 즐거운 식사였다. 현재 일본 최고령자(115세)인 타츠미후사씨는 요양시설에 누워 지내지만 ‘밥, 아직인가요?’라는 말을 습관처럼 한다. 왕성한 식욕으로 삼시세끼를 즐기면 노쇠 위험이 낮아진다. 두 번째는 따뜻한 집. 방이 추우면 혈관이 수축해서 혈압이 올라가고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 일본 게이오대에서 겨울철 거실 온도가 낮은 집과 5도 정도 높은 집을 비교한 연구가 있는데, 따뜻한 집에 사는 사람의 뇌 나이가 10살이나 젊었다.”

–겨울철 난방비를 아끼지 말아야겠다!

“하하, 일본은 목조 주택이 많아서 실내 온도가 제법 내려가는데, 18도 이상 유지하는 것이 뇌의 건강에 좋다. 뇌가 젊은 사람들은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갖고 끊임없이 도전하며, ‘취미 부자’여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도 뇌의 회춘(回春)에 도움이 된다. 은퇴하면 수첩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은퇴하면 꼭 써야 하는 것이 수첩이라고 생각한다. 수첩에 손 글씨를 쓰면 뇌의 인지 기능이 좋아진다. 몸을 움직이고 오감을 자극하면서 입력되므로 기억에도 잘 남는다.”

–퇴직하면 일정이 없는데 수첩에 뭘 적나.

“수첩에 삶의 목표를 적는 것이다. 가령 ‘1년 뒤에 죽는다면?’이라고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적는 것이다. 일정이 없는 날은 ‘오늘 하고 싶은 일 5가지’, ‘오늘 성공한 일 3가지’ 이런 식으로 목표를 정하고 답을 쓰면 된다. 실현 가능성이 낮아도 ‘하고 싶은 일’이 뚜렷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삶의 목표가 생겨야 뇌가 녹슬지 않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뇌의 노화는 생활 습관과 관계가 커 보인다.

“그렇다. 평소에 말을 할 때도 뇌를 젊게 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탕탕, 휘익, 타닥 등과 같은 의성어를 쓰는 것이다. 별 의미 없이 쓴다고 해도 뇌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운동 선수들이 의성어를 많이 활용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운동할 때 의성어를 넣어서 하면 몸의 움직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의성어를 외치면 뇌에서 지령을 내리고, 근육의 한계까지 힘을 낼 수 있다(샤우팅 효과).”

–말 한 마디로 뇌의 노화를 막는다니 재미있다.

“피곤해, 지루해, 힘들어... 이런 부정적인 말은 뇌를 지치게 한다. 만약 이런 부정적인 말을 하게 됐다면 ‘하지만’을 뒤에 붙여 보자. ‘피곤해, 하지만 오늘 하루 열심히 일했어’라고 덧붙이는 것이다. 뇌는 마지막 정보를 주로 기억하기 때문에 ‘열심히 일했어’가 뇌리에 남게 된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하지만’이라는 세 마디로 인생이 바뀐 사람을 직접 봤을 정도로 효과가 뛰어나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술을 마시고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얼굴이 붉어지지 않는 사람보다 지방간 위험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시내 교수 연구팀은 2019∼2021년...
캐나다 최초··· BC ‘임금 투명성 법’ 11월 발효
채용 공고에 임금·급여 정보 반드시 포함해야
"동료나 외부에 급여 공개해도 처벌 어려워"
BC주가 성별 및 출신에 따른 불합리한 임금 차별을 근절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BC노동부는 지난 5월 새롭게 도입된 임금 투명성 법(Pay Transparency Act)이 오는 11월 1일 정식 발효된다고...
▲로드니 호긴스. /디애나 호긴스 제공뇌성마비로 하반신을 움직일 수 없는 승객에게 기내 휠체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승객이 출구까지 기어서 이동하게 만든 캐나다 항공사가 뭇매를...
음주운전 차량이 경찰서 건물을 들이박아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랭리 RCMP에 따르면 지난 일요일 저녁 8시 30분쯤 차량 한 대가 앨더그로브 프레이저 하이웨이에 위치한 RCMP...
작년 피해액만 1330만 달러··· 결제 신중해야
연중 대규모 할인행사 시즌을 앞두고 온라인 판매 사기가 활개를 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캐나다 금융사기 방지 센터(CAFC)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찬성 64%, 반대 31%··· 반대 여론 BC서 강해
캐나다인 46%가 “대마 구매 경험”
캐나다에서 기호용 대마 합법화가 시행된 지 만 5년이 된 가운데, 다수의 캐나다인은 합법화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코가 지난...
1일부터 주말까지 강한 비··· 할로윈은 맑을 듯
밴쿠버의 우기가 11월의 첫날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30일 기상청이 발표한 기상예보에 따르면 할로윈 다음 날인 11월 1일부터 광역 밴쿠버와 밴쿠버 아일랜드를 비롯한...
▲사진출처= Getty Images Bank매일 블랙커피를 마시면 신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설탕이나 프림 등을 넣지 않은 블랙커피는 특히 당뇨병 환자의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믿음인가 과학인가··· 전국 ‘맨발 걷기’ 열풍
본지 정시행 기자가 지난 23일 서울 서대문구의 ‘신상 맨발길’인 안산 황톳길을 걷고 있다. 1시간쯤 맨발로 걸었더니, 딴 건 몰라도 초저녁부터 잠이 쏟아지긴 했다. 맨발 걷기가 각종...
세계적인 놀이공원 디즈니월드를 4인 가족이 일주일간 이용할 경우 최대 4만 달러(약 5432만원)를 써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성인 2명과 어린이 2명으로 구성된 4인 가족이 6일 동안 미국 올란도 디즈니월드에서 여행을 하려면...
중국 칭다오 맥주 현지 생산공장에서 직원이 맥주 원료에 방뇨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공개된 이후 국내에서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본과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 생산된 수입 맥주는 이번 논란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29일 업계에...
미국에선 부상자도 나와 "화상 위험"
베스트바이 브랜드인 인시그니아(Insignia)의 다목적 전기 압력솥 1만 대가 화상 위험으로 리콜됐다. 27일 베스트바이는 인시그니아 압력솥에서 조리 중인 음식이 밖으로 뿜어져 나와...
BC 하이드로 “가뭄에 토양 약해지면서, 나무 쉽게 쓰러져”
올가을과 겨울 BC에서는 더 많은 정전 사태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돼,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7일 BC 하이드로(BC Hydro)는 올해 역대 최악 수준의 가뭄과 산불 여파로 BC주...
▲사진출처= Reddit user rl1998 27일 오전 11시쯤 차 한 대가 리치몬드 넘버3 로드에 위치한 청춘핫도그 매장으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해, 1명이 크게 다쳤다. 사고에 대한 자세한 정보에...
2016년 합법화 이후 조력사망자 4만 명 넘어
신청 건수도 증가세··· 내년부터 정신질환자도 허용
의사 조력 존엄사(이하 MAID)가 2016년 캐나다에서 합법화된 이후, 의사의 도움을 받아 삶을 마감하는 환자의 수가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방 보건부가 최근 발표한...
▲26일(현지 시각) 캐나다의 신임 대법관으로 임명된 메리 모로 판사. /CBC캐나다에서 차기 대법관으로 여성 판사인 메리 모로 앨버타주 법원장이 임명되며, 9명의 대법관 가운데 여성이...
칼슨 크리메니, 4년 전 엑스터시 과다복용 후 숨져
약물 판매한 당시 10대 남성 18개월형 확정
4년 전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한 14세 소년 칼슨 크리메니(Crimeni·사진)에게 과도한 양의 약물을 판매한 마약상에 실형이 선고됐다.   BC주 대법원은 26일 오전 열린 선고공판에서...
피해자 1명 중상··· 범인 추적 중
▲총격이 발생한 장소 / Google Maps랭리의 한 스타벅스 매장 밖에서 총격이 발생해 경찰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랭리 RCMP에 따르면 26일(목) 오전 8시 30분경 프레이저 하이웨이와 216번가...
40세 총기 교관, 최소 18명 살해 후 행방 묘연
범행 지역, 퀘벡과 약 200km 떨어져 있어
국경관리청 “높은 수준의 경계 태세 유지”
▲25일(현지시간) 미국 메인주 루이스턴에서 무장한 괴한이 건물에 침입해 총을 겨누고 있다. 용의자가 아직 검거되지 않은 가운데 메인주 경찰은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인플레이션 여파에 2033년까지 47억불 적자 예상
“지원 없다면, 최대 60% 축소 운영해야” 정부 압박
광역 밴쿠버 시민들의 대중교통을 책임지는 트랜스링크(Translink)가 심각한 재정난을 겪으면서, 정부의 추가 지원이 없다면 서비스가 대폭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우려가 커지고...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